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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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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노트
투명한 피아노와 애상적인 바이올린이 그려내는 북유럽의 정경... 나카무라 유리코와 츠루 노리히로의 듀엣 프로젝트 3부작 중 "Gemini" 적어도 연주 음악 부문에 있어서는 일본이 우리에 비해 몇 단계 위에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특히 일본에서 '힐링 뮤직(healing music)'이라 불리는 일종의 뉴 에이지 계열의 음악은 인기 장르 중의 하나인데 여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유리코 나카무라는 이런 힐링 뮤직 차트에서 뉴 에이지의 대명사 조지 윈스턴과 판매 1,2위를 다투며 각 분야별 차트에서 빠지지 않는 인기 스타이다. 이미 우리나라에 선보인 "Journey Into Precious Time", "Piano Fantasy", "아트리에의 휴일" 등의 음반이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제법 친숙한 아티스트로 자리한 그녀는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산뜻한 멜로디와 진한 서정성을 가미한 음악이 특징적인데 다른 뉴 에이지 계열의 아티스트들이 주로 피아노 솔로 연주로 인기를 얻었던데 비해 다양한 악기 즉, 첼로와 아코디언, 기타, 퍼커션, 색소폰, 신서사이저 등을 동원해 다양한 색깔을 빚어내고 있다. 이처럼 나카무라 유리코의 음악이 지닌 매력은 뉴에이지에 로맨틱한 무드를 가미해 이를 도회적 감성으로 버무려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 덧붙여 연주자이기 이전에 뛰어난 멜로디를 빚어내는 훌륭한 작곡가라는 점도 무시 못할 점이다. 이미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했다는 작곡 실력에 화가인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미적 감각은 그녀의 음악에 시각적 이미지를 더해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지난 해 가을 한국을 찾았던 그녀를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의외로 소박하고 평범해 보이는 외모에 수채화처럼 잔잔한 그녀의 연주처럼 차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1984년 "바람의 거울(風の鏡)"로 음악계에 데뷔한 나카무라 유리코는 1988년 "시간의 꽃다발(時の花束)", 같은 해 이미지 사운드트랙 "요정왕(妖精王)", 1989년 "비단의 장미(絹の薔薇)", 1991년 베스트 앨범 "In Time" 등을 발표했으며 1994년 "아트리에의 휴일(アトリエの休日)", "Dreamy Winter(1994)", "Journey Into Precious Time(1995)", 음악 생활 10주년 기념 콘서트 실황 앨범 "Piano Fantasy(1997)" 등의 솔로 앨범을 꾸준히 발매하며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어쿠스틱 카페(Acoustic Cafe)'라는 피아노 3중주단을 조직해 1995년부터 1996년 사이에 4장의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한편 이 앨범 "Gemini"를 나카무라 유리코와 함께 연주해주고 있는 츠루 노리히로는 같은 어쿠스틱 카페 멤버 마에다 요시히코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발매된 나카무라 유리코의 앨범 "아트리에의 휴일"에 참여한 바 있고 나카무라와 츠루 요시히로는 지난 가을 내한 때 TV 프로인 에서 연주를 들려주어 국내 팬들에게도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시인인 아버지와 성악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1989년 "달을 만든 남자"란 솔로 앨범으로 데뷔했고 "태고의 태양(1993)", "천의 사막의 꿈(1994)" 등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1991년부터 시리즈 영화 음악을 담당했고 TV 도쿄의 다큐멘터리 등의 음악을 프로듀싱했다. 그 밖에도 나카무라 유리코나 엑스 재팬의 전 멤버인 토시(Toshi) 등의 음반을 프로듀싱하고 편곡, 엔지니어까지 맡는가 하면 에세이 집필, 방송 활동 등으로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이 앨범은 나카무라 유리코가 어쿠스틱 카페의 멤버였던 바이올리니스트 츠루 노리히로와 함께 발표한 듀엣 프로젝트 3부작(Trilogy) 중의 한 작품이다. 사실 두 사람의 듀엣작임에도 나카무라 유리코에 비중을 두어 소개한 것은 우리에게 나카무라가 우리에게 먼저 알려졌기 때문일 뿐이며 앨범에서의 역할은 두 사람이 다섯곡씩 작곡을 나누어 하고 있는 등 동등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일본 음악계에서 뛰어난 활약을 해오고 있는 나카무라 유리코와 츠루 노리히로의 음악 활동을 집대성했다고 할 수 있는 이 연작 시리즈는 각각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테마로 한 "Beginnings", "Gemini", "Progress" 등 세 장의 음반으로 되어 있는데 국내에서는 우선 "Gemini"가 먼저 발매되고 곧 이어 "Beinnings"와 "Progress"가 차례로 발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야가오카의 고원 음악당에서 라이브 연주로 녹음된 이 음반은 생생한 사운드가 그 생명력인데 북유럽의 풍광과 사람들의 이미지를 음악으로 담아내고 있다. 아코디언과 기타, 퍼커션 등 풍성한 음의 향연이 펼쳐지는 나카무라 유리코 작곡의 'Fjordland Train'은 생동감이 느껴지는 사운드가 인상적인 흥겨운 곡으로 다가오는 봄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스케일 큰 작품이다. 적절한 긴장감의 유지를 통해 8분 가까운 대곡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매력이다. 뉴 에이지라기 보다는 크로스오버 연주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시크릿 가든이나 야니의 연주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역시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 애상적인 바이올린이 멜로디를 주도하는 츠루 노리히로 작곡 'Finlandia' 또 한 7분이 훨씬 넘는 대곡으로 뉴 에이지적 요소가 다분한 작품. 멜로디가 친근한 'Camarade'나 악기 편성이 극도로 자제된 채 피아노와 바이올린 위주로 편곡된 'Nostalgia', 'Eternity' 등은 우리 취향에 잘 맞는 작품. 대체로 전반부의 수록곡들이 웅장한 스케일을 담고 있다면 후반부는 차분한 곡들로 채워진 것도 특징. 그 동안 나카무라 유리코의 음악 그리고 츠루 노리히로와 함께 했던 어쿠스틱 카페의 음악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서구적인 느낌은 이 음반에서도 역시 감지할 수 있다. 사실 일본인에게 있어 '서구적 감성'이란, 그네들의 문학 작품에서 재즈가 자주 언급되듯이 우리들과는 또 다른 '동경'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르웨이의 숲'을 모티브로 '상실의 시대'를 써냈듯이 나카무라 유리코와 츠루 노리히로는 이 앨범의 수록곡을 통해 북유럽을 신비로운 느낌으로 그려내고 있다(영상 프로듀서인 마츠모토 이치로는 이 곡을 바탕으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북유럽의 풍경을 영상으로 담아 DVD 및 비디오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음악도 영상도 설명을 요하는 것이 아니기에 멋대로 말을 늘어놓는 것은 피하고 싶다'는 영상 프로듀서 마츠모토 이치로의 말처럼 감상의 묘미를 해칠 수도 있는 구구한 해석은 생략하기로 한다. 섬세하면서도 투명한 나카무라의 피아노 터치,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츠루 노리히로의 바이올린 연주가 다른 악기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Gemini"와 함께 아름다운 북구의 정경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2000 9.22 원용민(월간 OI MUSIC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