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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모던 보이 산문

살인기담
마루노우치 점경─도쿄 번화가 탐방
차 안 또한 즐겁다
여기가 나라야마

왠지 모르게 한 줄

전쟁터 편지 1-노다 고고, 하즈미 쓰네오에게
종군 일기
전쟁터 편지 2-노다 고고, 하즈미 쓰네오에게

센부리 풀처럼 쓰다

영화 연기의 성격
오즈 씨의 회고
영화의 맛, 인생의 맛
가을 꽁치의 맛-노다 고고의 회상

[도쿄 이야기] 감독용 각본

해설
옮긴이의 말
산문 출처
찾아보기

저자 소개 2

오즈 야스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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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u Yasujiro ,おづ やすじろう,小津 安二郞

오즈 야스지로 Ozu Yasujiro : 1903 ~ 1963 오즈 야스지로는 일본이 배출한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감독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다. 53편의 영화를 만들어낸 약 35년에 이르는 활동 기간 내내 그는 영화계의 주류를 떠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쉽게 모방하지 못할 정도의 개인적인 스타일을 창조해냈다. 오즈의 위대함이라고 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그만의 엄정한 형식미로 의미를 비추는 방식에 있을 것이다. 바로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들 속에서 그는 살아가는 데서 느끼는 기쁨과 고통을 생생하게 드러내주었다. 어려서부터 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
오즈 야스지로 Ozu Yasujiro : 1903 ~ 1963
오즈 야스지로는 일본이 배출한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감독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다. 53편의 영화를 만들어낸 약 35년에 이르는 활동 기간 내내 그는 영화계의 주류를 떠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쉽게 모방하지 못할 정도의 개인적인 스타일을 창조해냈다. 오즈의 위대함이라고 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그만의 엄정한 형식미로 의미를 비추는 방식에 있을 것이다. 바로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들 속에서 그는 살아가는 데서 느끼는 기쁨과 고통을 생생하게 드러내주었다. 어려서부터 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던 오즈는 23년 스무살의 나이에 쇼치쿠사의 카메라 조수로 일하면서 영화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로 오즈는 자신의 테크닉을 점점 정련화하면서 세대 차, 가족 내에서의 죽음, 혼인 문제, 실직 등과 같은 소수의 가족 상황에 더욱 더 초점을 맞추게 된다. 유머와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관찰을 잘 융합한 '태어나기는 했지만(生まれてはみたけれど1932)'은 이런 맥락에서, 오즈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힌다. 오즈의 세계를 파헤치려는 비평들이 계속되고 있으며 빔 벤더스, 짐 자무시등의 후대 감독들이 그의 영향을 전수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실례를 찾는다는 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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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화연구과에서 영화 이론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음악 프로듀서 및 작사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라틴 소울』, 옮긴 책으로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 『부디 계속해주세요』 『나쓰메 소세키론』 『영화의 맨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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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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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29.56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0.2만자, 약 4.3만 단어, A4 약 127쪽 ?
ISBN13
9788960903364

책 속으로

봄부터 초여름에 걸쳐서 이즈 방면에라도 놀러 가는 모양인 단체와 같은 열차에 종종 함께 탄다. 단체라고 한마디로 말해도 각종 잡다한 유형이 있다. 언젠가 ×××표 모기향 소매인 초대객이라는 단체에 섞여든 적이 있다. 아직 이른 봄이었기 때문에 과연 선전이 위용을 떨치는 세상, 상인의 채비가 훌륭한 데는 감탄도 했고, ×××표 모기향이라고 염색한 파랑·빨강의 작은 깃발을 치켜든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것, 땅콩, 오징어포로 제각각 작은 연회를 펼치는 모습이 말 그대로 우스워서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그중에서 간사 역할인 듯 보이는 사람이 내게 다가와서 이쪽으로 술은 건너왔는지 모르겠다며 두 홉들이 병을 넘겨준 적이 있다. 그 속에 끼어든 나를 동행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물론 나는 사양 않고 받았다. 그 모기향을 사용하고도 모기에 시달린 기억이 있는 걸 보면, 모기도 안심하고 추천할 만한 모기향이었던 것이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모기향 판매인으로 나를 봤다는 것에는 스스로도 황송해서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든 것이었다. 초봄 모기향의 은덕으로 취기를 맛본 나는 그 일 이후로 추운 계절에 촌 상인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21~22쪽

어머니는 아침도 이르고 밤도 이르고, 나는 그 반대니까 집에 있어도 좀처럼 밥도 같이 먹지 않는다. 작년 무렵까지는 어지간히 건강해서 혼자서 식사 준비부터 덧창문 여닫기, 내 이불 펴고 개는 것까지 해주었지만, 올해부터 적이 힘이 빠져서 가정부를 드나들도록 하고 있다. 무리도 아니다. 여든넷이다. 인간도 쓰면 쓸 수 있는 거로구나, 하고 절실히 느낀다. 그렇다고 해도 쉰다섯이나 예순의 정년은 너무 이르다.
-25쪽

요즘 매일 박고지, 표고버섯, 톳, 고사리를 먹고 있다. 육군은 잘도 내가 싫어하는 것만 알고 있구나 하고 심히 감탄하고 있다. 최근 얼마간 목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 냄새도 나서 난처하다. 다른 건 그렇다 치고 목욕을 하고 싶다.
-30쪽

지금도 동문 쪽을 공격하는 적의 총성이 자꾸 들립니다. 하지만 연청보라색 하늘에는 낮달이 떠 있고, 지붕 위의 민들레가 열심히 민들레씨를 바람에 실어 날려 보내고, 병사는 참마 껍질을 벗겨 저녁밥에 먹을 도로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다들 허둥거리지 않고 총소리에는 전혀 무관심한 채입니다. 이것은 얼핏 엄청난 실수로 녹음된 소리를 잘못 튼 게 아닐까 생각하게 만드는 정경입니다.
-40쪽

인간의 엉덩이의 구멍은 둥글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에 와 노천 곳곳에서 대변을 보면 아무래도 인간의 엉덩이의 구멍은 둥글다고만 한정할 수 없다. 없을 뿐만 아니라, 둥근 것은 심히 적다. 세 장 날개로 구성되는 콤퍼 셔터에서 짜낸 듯한 삼각에 사각 등 갖가지 잡다한 모양인 것 같다. 그 색채도 빨간 것에 호랑이 무늬 같은 것 등 제각각으로, 벙부에서는 오이를 너무 먹어서 파란 똥에 놀랐던 기억도 있다. 전쟁과 군량과 위생과 생리와 배설과 누군가 고현학적으로 조사하는 녀석은 없는가.
-75쪽

실패에는 질려버려서 이건([도쿄의 합창]) 느긋하게 찍기로 했어요. 촬영은 여름이었는데 날씨 좋은 날에는 야외촬영도 안 하고 말이지. 아니, 더우니까 말이야─그 당시였어요, 영화라는 건 어떤 걸 해야 좋은지 알 수 없게 돼버렸어. 감독의 일이라는 게 결국 나중에 남는 것도 아니고, 영화라는 건 시시하다는 기분이 들어서요. 뭐, 지금은 오히려 깔끔하게 안개처럼 흔적 없이 사라져버리는 게 영화의 매력이라고까지 생각하지만…….

출판사 리뷰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가 쓴 국내 첫 책
차향 나는 산문과 도쿄 이야기 감독용 각본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는 가깝게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와이 슌지로 시작해 허우 샤오시엔, 빔 벤더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짐 자무시 등 자기 획이 분명한 작가주의 감독들이 경애하는 감독으로 늘 꼽힌다. 정적인 화면과 부감촬영, 사람 앉은키 높이에 앵글을 맞춘 ‘다다미 숏’, 그리고 무엇보다 시절의 변화 속에서 달고 쓰게 와닿는 사람 관계를 바라보던 그윽한 눈길. 별다른 기교도 자극도 없이 평범한 일상을 평범한 채로 보여주는 그의 영화들은 “거장”이라는 찬사가 어색할 만큼 소박하기 그지없지만, 그는 재료, 즉 삶 자체에서 깊은 맛을 느끼고 그 맛이 스스로 배어나도록 요리할 줄 안 완벽주의자며 장인이었다. 그의 정수는 맛을 섞는 데보다 잡맛을 걷어내는 데 있었다. 이런 오즈 야스지로의 삶은 더도 덜도 없이 자신의 영화와 같아서, 젊었을 적 혼란을 주었을 종군 경험과 몇 번의 연애를 빼면 1903년 12월 12일부터 1963년 12월 12일까지 딱 육십 평생, 영화감독으로서의 소박하고 담백한 일들로만 이력을 메우고 있다.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는 오즈 야스지로의 저서로는 국내 처음 소개되는 책이다. 그가 유력 매체들에 기고했던 산문 / 중일전쟁에 징집돼 중국을 전전하던 당시 쓴 편지와 일기 / 자신이 만든 모든 영화에 대한 여유 있고 넉살맞은 자평 / 그의 대표작으로 “세계 영화사에 남을 걸작”이라 불리는 도쿄 이야기의 감독용 각본을 한데 엮었다. 오즈 야스지로는 평생 54편의 영화를 찍었고 그중 34편, 그러니까 필모그래피의 절반 이상과 자신의 스타일을 1937년 징집 이전에 완성했다. 거기다 그는 가뜩이나 적게 남기던 말과 글을 나이 들어서는 더더욱 삼갔다. 그런 만큼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는 감독이자 인간 오즈 야스지로의 구석구석을, 영화인에서 나아가 산문가로서도 탁월한 그의 글솜씨로 들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책이며,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개인이 역사의 한 장을 지근거리에서 바라본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오즈 야스지로 시대의 영화 작가는 대개 현재와 같이 말이 많고 수다스럽지 않았다. 이야기할 것은 있어도 불언실행을 취지로 삼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과묵을 좋은 것으로 보는 시대의 통념이기도 했을 것이다. 따라서 오즈의 문장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315쪽, 「해설」

모두와 같은 실수, 모두와 같은 고민
영화만큼 은은한 오즈 야스지로 산문


“(학생 로망스 젊은 날은) 스키를 끼워 넣은 학생 희극이었지. 주인공은 하숙에 방 내놨다는 알림판을 건 채 살고 있는 학생인 거야. 누군가 방을 보러 올 거잖아, 보기 싫은 놈이면 아, 지금 내가 막 빌렸습니다, 라는 얘기를 해서 돌려보내요. 예쁜 아가씨가 오면 방을 양보하고 자기는 희생을 하며 나오는 거야. 하지만 방에 물건을 두고 나오지. 잊은 물건 가지러 돌아오는 얼굴을 하고 여자와 이야기할 계기를 만든다는 거지. 이런 스토리를 당시 후시미 아키라하고 내가 여러 개 생각했어요. 이 무렵의 활동사진, 후시미와의 협동이 많잖아요. 저녁이 되면 후시미와 둘이서 긴자로 나가지. 마시고 밥을 먹고 이야기하면서 후카가와의 내 집에 가요. 그다음에 또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거나 축음기를 걸거나 깊은 밤이 되면 홍차를 마시거나 하면서 말이야. 그러면 날 밝을 즈음에는 스토리가 하나 완성이 되거든. 반드시 하룻밤에 완성됐었지. 지금 생각하면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145쪽, 「센부리 풀처럼 쓰다」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는 크게 네 개의 부로 나뉘어 있고, 책의 절반가량 되는 세 개의 부가 오즈 야스지로의 산문이다. 1부 모던 보이 산문은 그만의 유머와 재치와 애틋함이 배어나는 본격 산문으로 젊은 오즈 야스지로의 재치와 유쾌함과 속정을 보여주고, 2부 왠지 모르게 한 줄은 중일전쟁 당시인 1937년 9월 예비역 부사관(지금의 하사 계급)으로 징집돼 1939년 6월까지 중국에서 남긴 편지와 일기로서 오즈 야스지로의 인간적인 면들을 두루 만날 수 있다. 3부 센부리 풀처럼 쓰다는 어느덧 나이를 지긋하게 먹은 오즈 야스지로가 일본의 유명 영화 잡지인 키네마준포キネマ旬報와 나눈 회고로, 자신의 영화를 친근하고 농 섞인 말로 하나하나 돌아보며 배우와 영화 뒷이야기와 추억을 털어놓는다.

“지금 융슈 강을 사이에 두고 적과 대치하고 있다. 하천의 폭은 이삼백 미터로 저녁때라든지 적의 말소리까지 들려서 점호를 하는 것도 알 수 있다고 함. 적, 아군 모두 하천에 물을 길으러 간다. 이때는 서로 쏘지 않는다. 쏘지 않는 것이 암암리에 묵계가 되었다. 전쟁도 오래 끌어 길어지면 이런 이야기가 생겨난다.”
-69~70쪽, 「왠지 모르게 한 줄」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에 실린 여러 형식의 산문 중에서 오즈 야스지로를 가장 속 깊이 보여주는 건 단연 「종군 일기」일 것이다. 오즈 야스지로가 징집당해 간 건 일본이 루거우차오 사건을 조작해 일으킨 중일전쟁으로서 치졸한 전쟁이었지만, 장교도 아닌 하급 부사관으로서는 전쟁의 큰 그림을 알기 어렵고, 다만 이국땅에서 겪어나가는 병사의 하루하루와 집 떠난 고생, 그 사이사이의 여흥과 음풍농월, 그곳에서 엿본 인간 군상의 모습과 그리움 등을 오즈 야스지로다운 꼼꼼함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 산문은 당시 전쟁터의 모습을 세밀화처럼 보여주는 기록인 한편, 이미 서른네 편의 영화를 만들고 성숙해진 어느 자유로운 예술가가, 인간성이 원초로 치닫는 곳에서 제 본성을 지키려는 분투기처럼도 읽힌다. 개인이 거스르기 힘든 큰 소용돌이 안에서도 유머와 측은지심, 생활감 등을 아껴 보듬는 모습에서, 완벽주의자 감독이 아니라 그저 웃고 슬퍼하고 실수하며 살아가는 더없는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요즘 코가 안 좋다. 전쟁에 올 때까지는 그다지 느끼지도 못했는데 작년 연말 언저리부터 왠지 모르게 코로만 호흡하는 게 괴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코가 안 좋은지 인후가 안 좋은지 알 수 없지만 입을 벌리고 자야 하고, 코가 막혀 불쾌한 경우가 매우 많다. 이도 곳곳에 충치가 생겨 때때로 아프고, 머리카락도 꼭대기 쪽이 숱이 적어져서 걱정스럽기 짝이 없음. 돌아가면 바로 의사한테 치료받지 않으면 안 되지만 머리 문제는 어찌할 도리가 없음. 서른일곱이나 되면 여기저기 부품이 상하고, 특히 전쟁에서는 사용 방식이 난폭하니까 전체가 빨리 고장 나는지도 모른다.”
-73쪽, 「왠지 모르게 한 줄」

오즈 야스지로의 대표작 도쿄 이야기
오즈가 고쳐 적은 ‘감독용’ 각본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는 세계 유수의 영화감독과 비평가 들이 “영화사에 남을 걸작”으로 꼽는 도쿄 이야기의 감독용 각본을 실었다. 1953년 공개된 도쿄 이야기는 전후 일본의 전통적 가족제도의 붕괴를 그린 오즈 야스지로의 대표작으로 감독 스스로는 “내 영화 중에서는 멜로드라마의 경향이 가장 강한 작품”(165쪽)이라고 말하는 영화다. 감독이 쓰던 각본은 활판 인쇄한 원고를 끈으로 철한 것인데, 그 위에는 감독이 직접 정정하고 보태고 삭제한 신과 메모가 빼곡히 적혀 있다.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에 실은 각본은 오즈 야스지로의 이런 메모들이 반영된, 말 그대로 ‘감독용’ 각본이다. 각본과 완성된 영화에 큰 차이가 없기로 유명한 오즈 야스지로가 도쿄 이야기에서는 예외적인 모습을 보인다는데, 도쿄 이야기 감독용 감본은 그 자체로 완벽한 이야기를 읽는 재미에, 완성된 영화와 대조하며 감독의 여러 생각을 유추하는 재미까지 선사할 것이다.

“도쿄 이야기는 54편의 오즈 야스지로 영화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일이 가장 많다. 각본의 제작 의도에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그리고 싶다”라고 기술한 이 영화는 외아들에 내걸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아포리즘을 역시 작품의 모티프로 삼고 있어서, 외아들과 마찬가지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일본의 근대화·도시화 과정에서 지방과 도쿄의 관계에 대응한다. 그 의미에서 이 영화는 제목이 나타내는 것처럼 오즈 야스지로 ‘도쿄’론의 총결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오즈는 시나리오 집필과 동시에 콘티뉴이티도 고안하고 있었으니까 제1고〓결정고였지만(게다가 완성 작품은 예정한 길이와 거의 어긋남이 없었다고 한다), 이 작품의 경우는 흔치 않은 예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20~321, 「해설」

추천평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감독이 되고 싶은지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늘 오즈 야스지로를 떠올린다. 보고 또 봐도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는 데다, 인생의 아름다움과 덧없음을 동시에 발견하게 하는 오즈의 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도리는 없으니깐. 그래서 늘 궁금했다. 일평생 그런 독자적이고 놀라운 작품을 고집스레 만들어온 오즈는 실제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는 매일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며 살아갔을까. 그런데 드디어 이 책을 통해 인간 오즈를 만난다. 그의 진짜 목소리를 듣고, 진짜 생활을 엿본다. 자신의 일상과 세계를 차분히 관찰해 담담한 어조로 기록한 오즈의 글을 읽다 보면 때로는 은근한 미소가 떠오르고, 또 때로는 복잡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 그도 모두와 같은 실수를 하고, 모두와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보통의 인간이라는 사실에 왠지 모를 위로와 깊은 안도감을 느낀다. 하지만 늘 여유와 유머를 간직하면서도 일관되게 사려 깊고 진지한 그의 시선과 태도에는 새삼 경탄하고 만다. 역시 오즈다.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리뷰/한줄평13

리뷰

8.6 리뷰 총점

한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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