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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때는 슬퍼해도 돼.” :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 좋은 책
우리나라에서 자라 어른이 된 부모들은 어린 시절, 슬픔은 되도록 드러내지 않고 숨겨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지나치게 슬퍼하는 것은 건강을 해치고, 일상을 살아가는 데도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는 생각들은 요즘도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우리 문화를 생각할 때 『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 좋은 책입니다. 주인공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감정 이입을 해보고, 미처 표현하지 못한 슬픔도 꺼내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슬픔을 금세 극복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줍니다. 오랫동안 천천히 들여다보고 정말로 앞으로 걸어가고 싶을 때까지 슬픔을 갖고 있어도 된다고 말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도 책의 마지막까지 원망과 슬픔을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처럼 시로, 말로, 때로는 눈빛으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경험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아이의 세계와 어른의 세계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 보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지점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 다름을 섣불리 같음으로 만들지 않고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바라보도록 이해의 시간을 벌어 주는 것이 그림책의 좋은 역할입니다. 『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도 아이들 눈에는 낯설게 보이는 게 당연한 어른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담아냅니다.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는 꼭 소근소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장난이라고 해도 너무 쉽게 거짓말을 하고,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는데 부모님 이름을 걸고 맹세를 하고, 이웃 중 누군가와는 거리를 두는 어른들. 이렇게 조금 이상해 보이는 어른들이지만 사랑하는 고양이를 잃은 아이를 위해 모두 한자리에 모여 고양이 무덤을 만들고 작별 인사를 건넵니다. “누구한테나 사정은 있단다. 페테르슨 씨는 가진 게 많지 않잖니. 가족도 없고…….” 아직 이해할 수 없는 엄마의 말을 뒤로하고, 주인공은 “며칠, 몇 달, 몇 년 계속 계속 울면서” 사랑하는 고양이를 그리워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어쩌면 어른이 될 때까지 계속 말이지요. “넌 정말 아름다워. 널 진심으로 사랑해. 진심으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_본문 3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