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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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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매일
2011년 09월 15일
시간/무게/크기
110g | 크기확인중

제작사 리뷰

화사하고 찬란한 젊음의 노래 'Junk of the Heart' By The Kooks
늘 어린 아이 같은 밴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여물지 못했다는 뜻이 아니다. 제법 능란하게 무대를 연출하면서 상당한 공연 팬덤을 쌓아왔지만, 데뷔초부터 지금까지 복슬복슬한 강아지처럼 터럭 풍성한 곱슬머리를 고수하는 1985년생 리더 루크 프리차드는 영락없는 소년 같다. 한편 악틱 멍키스, 레이저라이트 등 비슷한 시기에 등장해 활동하는 밴드들에 비해 쿡스의 멜로디는 훨씬 더 곱고 명랑했고, 일반적으로 록밴드가 다루는 악기들 틈에서 루크가 연주하는 어쿠스틱 기타는 사운드의 중심을 지키면서 늘 선명하게 찰랑이는 소리를 냈고, 그 아이(?)의 비음 잔뜩 섞인 목소리는 밉지 않게 칭얼대는 구석이 있었다. 딱히 진지한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 시절에 겪고 상상하고 그리워하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편에 가까웠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자연스러운 젊음의 한 때를 과장없고 실감나게 묘사하듯이.

Junk of the Heart
이렇게 어리고 젊은 밴드가 이례적으로 긴 휴식을 취했다. 'Junk of the Heart'는 3년 만에 발표한 앨범으로, 계약 문제와 복잡하게 얽히면서, 견해차와 건강문제로 누군가 탈퇴하고 영입되고를 반복하면서, 그리고 애초부터 어긋난 기획으로 돈은 돈대로 쓰고 애초 불안정했던 작업을 진행했다가 마침내 엎어버리면서(카사비안부터 아델까지를 커버하는 프로듀서 짐 어비스(Jim Abbiss)와 여섯 곡을 만들고, 그리고 버렸다) 그들은 긴 휴식에 접어들었다. 사실 젊은 밴드에게 이런 공백은 스스로는 물론 밴드를 둘러싼 여러 관계자까지 불안해지는 리스크다. 게다가 그들은 충분히 잘 나가는 밴드였다. 1집 'Inside In/Inside Out'(2006)과 2집 'Konk'(2008)를 합친 전세계적인 세일즈는 300만 장 가량이고, 어느 공연장에서나 십대와 이십대의 상당한 청중이 따르는 무대 위의 스타였다.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로 새 앨범 작업이 무산되고 또 늦어지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휴식은 꼭 필요했다고 루크는 이야기한다. 일례로 쿡스는 2006년 한해 정확히 188회의 공연을 치뤘다. 인터뷰와 그밖의 잡다한 스케줄 탓에 1년간 40일 정도밖에 쉬지 못했다. 어느 순간 이렇게 지치고 피곤한 상태로는 곡을 쓰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거 몇 년 피로에 쩔어 있었던 쿡스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공연이 아닌 온전히 작업만을 목적으로 비행기를 여러 번 탔다. 벡, 에어, 벨 앤 세바스찬을 경험한 바 있는 프로듀서 토니 호퍼(Tony Hoffer)를 만났고, 그를 "우리의 조지 마틴(George Martin, 비틀스 초기 앨범의 프로듀서)"이라 인식하고 우대하면서 그를 따라 영국의 런던(Sarm Studios)과 미국의 LA(Sound Factory)를 오갔다. 9개월간 대양을 가로지르는 여정의 한 가운데, 루크는 오가는 비행기 안에서 늘 노트북을 지참했고, 앨범에 실린 곡들의 대부분은 노트북으로 만든 가안에 토니 호퍼의 리드와 조언으로 살을 붙인 결과라 이야기한다. 스펙트럼을 넓힌 음악감상도 보탬이 됐다. 일단 오래 전부터 루크가 좋아하던 1960~70년대의 가식없는 로큰롤은 쿡스 음악의 중요한 밑바탕이다. 아울러 새 앨범 작업에 상당한 영감을 선사했다는 리키 리(Lykke Li)와 엘시디 사운드시스템(LCD Soundsystem)은 사운드 실험이 두드러지는 수록곡 'Runaway'에 제대로 깃들어 있다.

그렇게 완성된 앨범은 진지한 전환의 연출을 택한 2집 'Konk'보다 처음 신선하게 등장하던 시절의 1집 'Inside In/Inside Out'에 가깝다. 도전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그보다 두드러지는 것은 쿡스가 변함없이 추구하는 살랑이는 음악이다. 탄탄하고 시원스럽게 연주하면서 낭만적인 선율을 선사하고 귀에 밀착하는 후렴구로 바로 호응을 이끌어내는 노래들의 연속이다. 선공개한 앨범의 대표곡 'Junk of the Heart(Happy)'가 우선 그렇다. 밴드가 선사하는 낙관과 긍정의 이야기는 'How'd You Like That' 'Rosie' 'Is It Me' 'Eskimo Kiss' 등에서 반복된다. 한편 'F**k The World' 'Mr. Nice Guy'처럼 어둡고 무겁게 노래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귓전에 오래 남는 것은 전처럼 화사하고 예쁘게 노래하는 순간이다. 우리는 나이 들어가고 세상은 변해가지만, 그들은 그 어떤 주변의 요동에도 흔들리지 않고 우리가 기억하는 그때 그 소년의 이야기와 노래를 들려준다. 음악에 파묻혀 즐길 줄 아는 자라면 그는 영원히 늙지 않는 사람이라고, 쿡스는 힘과 흥의 노래로 우리를 다독인다.

The Kooks

영국 브링턴 출신의 쿡스는 사실 탈이 많았던 밴드다. 2집 발표를 전후로 베이시스트 막스 래퍼티가 떠났고, 드러머 폴 가레드가 팔 부상을 이유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으며, 2집 이후의 본격적인 공연부터는 일주일 단위로 연주하는 멤버들이 바뀌기를 거듭했다. 사고가 있기도 했지만 알 수 없는 불화들이 계속됐다는 점에서, 이는 사실 밴드의 축이 되는 루크 프리처드의 카리스마 부재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다사다난했어도 다행히 음악적으로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는 강력한 리더십을 과시하는 캐릭터는 아닌 모양이다. 어린 날부터 그랬다. 히피였던 그의 부모는 루크에게 아무 것도 강요하지 않는 어른들이었다. 자유분방한 부모 덕분에 일찍부터 록의 고전들을 탐사할 수 있었지만 학교 분위기는 달랐다. 밥 딜런을 듣는 그에게 씨디를 빼앗고 우 탱 클랜을 아느냐 빈정거리던 친구들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루크의 수난은 데뷔 이후에도 계속됐다. 레이저라이트의 조니 보렐은 "라디오1(영국의 간판급 방송사 BBC 라디오 채널의 하나)에 이것 좀 틀어달라 조르는 노래"라 쿡스의 음악을 폄하했고, 이에 루크는 어느 공식 석상에서 (공식 사과도 아니고) 그에게 화해할 것을 정중하게 요청했지만 조니 보렐은 그를 본 척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늘 당하기만 하는 약체는 아니었다. 그에게도 설득력있는 배짱이 있었다. 카사비안의 세르지오 피조르노는 "쿡스는 여자들한테 아첨하는 음악만 한다"고 비웃었고, 이에 루크는 "사실 모든 록밴드의 노래가 여자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지 않나"라고 응수했다. 그가 악틱 멍키스의 알렉스 터너를 발로 차버린 일화도 있다. 같은 무대에 섰던 알렉스가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루크의 기타 전선을 말도 없이 뽑아버렸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루크의 쿡스는 도무지 편하게 노래할 수 없는 밴드다. 그러나 조롱에 상관없이 활동을 지속하는 밴드다. 그리고 그들을 우습게 여기는 동료들의 강성 사운드와 완전히 차별화된 스타일로, 공고하게 낭만을 노래하는 밴드다.

그들은 운이 없는 밴드이기도 했다. 영영 마주치치 않아야 속편할 악틱 멍키스와 같은 날 앨범이 발매되기도 했고, 여름의 페스티벌 시즌이 찾아오면 변함없이 그들을 애송이로 간주하는 인간들과 함께 무대에 서야만 했다. 쿡스 또한 페스티벌이 원하고 청중이 원하는 밴드였기 때문이다. 현지 공연에 대한 반응이 상대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탓에, 그리고 공연장의 무리가 대체로 어리고 젊은 여성이라는 까닭에 앨범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밴드라고 영국의 한 평론가는 이야기하기도 한다. 불리한 조건 속의 쿡스는 경쟁하는 밴드들의 악의 섞인 공격에 태연한 사운드로, 리스너가 이끌리는 친근하고 즐거운 노래로 우리를 다시 찾아왔다. 언제나 부당하고 불필요한 압박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쿡스의 음악이 변하진 않는다. 그들은 긍정으로, 그리고 확신과 여유로 응수하는 밴드다.

2011/09 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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