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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파랑새
백열구
박쥐
공터
사랑니를 뽑으며
마당
신문
등짐
유년의 집
비밀의 계절
복권
달의 귀환
텔레비전 속엣소리
뒷골목
구두
어느 책 도둑의 진술서
어쩌다 마주친 그대
벼랑을 품은 바다
인어공주
마술
낚시
열정과 냉정 사이
공중전화기
하양이
국밥
밥 먹는 법
곶감
풀꽃
반추 동물
종점
지우개

장롱
집게발의 전언
해산

저자 소개 1

2015년 《에세이문학》 등단 202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 수혜 2024년 동서문학상 대상 수상 2024년 현대수필문학상 수상 2025년 양산시 올해의 책 선정 에세이부산, 수필미학작가회 회원, 중앙도서관 수필공방 강사 수필집 《달의 귀환》, 《몸짓》, 《회야천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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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58g | 150*210*20mm
ISBN13
9788979734638

책 속으로

달이 확 다가왔다. 화면을 가득 채운 달의 표면은 여름 장마가 끝나고 바짝 말라 버린 학교 운동장 같았다. 드디어 이글의 문이 열리고 닐 암스트롱이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뒷모습이 보였다. 아나운서는 이제 곧 인간이 달에 첫 발자국을 찍을 순간이 다가왔다는 말을 흥분된 목소리로 거듭하고 있었다.
사다리를 반이나 내려왔을까. 갑자기 화면이 흔들리더니 정지되어 버렸다.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눈이 빠져라 쳐다보던 동네 사람들의 입에서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누군가가 안테나를 손보러 뛰쳐나가려는 순간, 다시 화면이 돌아왔다.
달의 표면에 첫 발을 디딘 암스트롱은 커다란 고무공처럼 퉁퉁 튀었다. 그는 ‘고요의 바다’라 불리는 마른 웅덩이에 깃발을 꽂은 뒤, “이것은 한 사람에게는 작은 한 걸음에 지나지 않지만, 인류에 있어서는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명대사를 읊었다. 1969년, 내가 11살 나던 여름의 어느 날이었다.
민낯의 달은 너무나 메말라 보였다. 계수나무도 토끼도 절구도 보이지 않았다. 그 말들을 전적으로 믿은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한여름 밤, 쏟아질듯 한 별들 사이에서 노랗게 빛나던 그 달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우주선에서 보내왔다는 사진들에는 그저 마른 웅덩이가 움푹움푹 파인 피로한 표정의 달이 떠 있을 뿐이었다.

---「달의 귀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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