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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제1부 화살표의 힘 제2부 갈림길에 서면 제3부 다시 만난 빨간 노트 제4부 흉터는 기억을 싣고 제5부 인생 수업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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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 아련한 『기우뚱한 나무』는 임덕기의 두 번째 수필집이다. 5부로 나뉜 50여 편의 글은 피륙을 짜듯이 섬세한 감성으로 짠 문장들이 고아하고 담백하다. 너무나 섬세하고 눈부셔서 아리다. 글에는 작가 삶의 편린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작가의 기억은 강여울 따라 물고기처럼 모천을 향해 거슬러 올라간다. 좁은 강폭을 따라 흘러가다 넓은 강을 만나기도 하고 잔잔한 물결에 업혀서 갈 때도 있다.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를 등에 맞으며 빠른 물살에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어쩌다 강가에 서 있는 갈대숲에 갇히는 날에는 푸른 하늘과 철새를 바라보며 마음을 추스른다. 기억은 고향을 향해 끈질기게 물결 따라 흘러간다. 작가가 기억하는 그 촉수가 눈물겹게 섬세하고 애틋하여 책 속으로 무작정 이끌려 간다.
삶의 여정에서 나도 내 자녀들에게 꼭 필요한 곳에 있어주고, 단지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해도 위안이 되는 나무처럼 살아가고 싶다. 자주 찾아가지는 못해도 늘 식지 않는 모성을 간직한 채, 멀리서 말없이 자식들을 마주 보며, 그들의 삶이 행복하길 기원하는 어미의 길을 가고 싶다 - [기우뚱한 나무] 중에서 언제쯤 끝날지 모르지만 우리들의 추억 줍기 여행은 앞으로도 꿈속의 강물처럼 계속될 것이다. 때로는 사라져버린 것들에 아쉬워하면서, 때로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남아 있는 추억의 작은 조각들에 감사하면서. - [세 남매의 추억 줍기 여행] 중에서 “당신은 자연에 들른 손님입니다. 예의를 갖추십시오.” 환경운동가였던 훈데르트 바서의 가슴 저린 말이 멀리서 들려오는 듯하다. 돌 하나, 나무 한 그루라도 소중히 생각하며 있던 자리에 그대로 놔두는 일이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 [돌도 있던 자리에 있어야] 중에서 누군가 곁에 서서 방향을 알려주지 않아도 그들은 화살표가 인도하는 길로 순한 양처럼 따라가고 있다. 오랜 세월 철옹성처럼 굳어진 습관을 화살표가 단숨에 무너뜨리고 있다. 화살표의 말 없는 힘이다. 생각의 물꼬를 짧은 시간 안에 바꿔놓으니 말이다. - [화살표의 힘] 중에서 진솔하고 투명한 글을 만나면 영혼이 말개진다. 임덕기 수필가의 『기우뚱한 나무』가 그렇다. 글의 온기가 따뜻하고 마음결이 곱다. 이처럼 위안을 주고 공감대가 풍성한 수필집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가슴에 묻어둔 유리구슬을 꺼내 물고기의 비늘 같은 신선한 문장의 무늬를 찍어내는 작가. 작품마다 감성과 직관으로 보여주는 어휘들과 표현력에 밑줄을 긋고 싶은 페이지가 많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