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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포핀스
옮긴이의 말 Chapter 1. 동풍 Chapter 2. 외출 Chapter 3. 웃음 가스 Chapter 4. 라크 아주머니와 앤드루 Chapter 5. 춤추는 소 Chapter 6. 못된 화요일 Chapter 7. 새 할머니 Chapter 8. 코리 할머니 Chapter 9. 존과 바버라의 이야기 Chapter 10. 보름달 Chapter 11. 크리스마스 쇼핑 Chapter 12. 서풍 |
P. L. Travers
Mary Shep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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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포핀스는 하얀 장갑을 끼고 우산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웠다. 밖에 비가 오고 있지는 않았지만, 우산 손잡이가 너무 아름다워서 집에 두기에는 너무 아까웠던 것이다. 손잡이가 앵무새 머리 모양으로 된 우산이 있다면 누군들 가지고 나가서 자랑하고 싶지 않겠는가? 게다가 메리 포핀스는 제법 외모를 중시하는 성격이었고, 언제나 한껏 멋을 내서 꾸미고 다니기를 좋아했다.
--- p.37 “그런데 아저씨는 이름이 왜 위그예요? 가발을 쓰시나요?” 메리 포핀스 곁에서 서둘러 걸음을 옮기며 마이클이 물었다. 메리 포핀스가 대답했다. “그야 원래 이름이 위그니까 위그인 거지. 그리고 우리 삼촌은 가발 안 쓰셔. 그냥 대머리 아저씨야. 더 이상 쓸데없는 질문을 하면 집에 그냥 가 버리는 수가 있어.” 기분이 상할 때면 늘 그러듯 그녀가 콧방귀를 뀌었다. 제인과 마이클은 서로를 마주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 찌푸림의 의미는 이랬다. ‘더 이상 아무 질문도 하지 말자. 했다간 그냥 집에 가게 생겼어.’ --- p.55 마이클은 우유를 마셨다. 한 방울 한 방울의 맛을 혀로 몇 번씩이나 음미했다. 메리 포핀스가 다른 데로 가 버릴까 봐 최대한 시간을 들여 천천히 마셨다. 우유가 천천히 줄어드는 것을 보며 메리 포핀스는 말없이 서 있었다. 그녀가 입은 빳빳한 앞치마의 향기가, 언제나 그녀 주위에서 희미하고 달콤하게 풍기던 토스트 냄새가, 마이클의 코에 밀려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천천히 마시려고 애를 써도 우유가 영원히 남아 있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내 마이클은 아쉬운 한숨을 내쉬며 메리 포핀스에게 빈 컵을 건네주고는 침대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침대 속이 이렇게 편안한 곳이었구나, 마이클은 생각했다. 또 다른 생각도 했다. 이 얼마나 따뜻한가. 이 얼마나 행복한가. 살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운 좋은 일인가. --- p.157~158 언제나 엉뚱한 말을 하는 것은 가엾은 엄마의 잘못이 아니었다. 엄마는 그냥 이해를 못 할 뿐이었다. 존은 그 점을 깊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는 엄마를 용서한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등을 대고 똑바로 누운 다음, 아주 힘겹게 울음을 삼켰다. 그러더니 두 손으로 오른발을 붙잡고는 발가락을 입 속에 넣고 빨았다. “어휴, 똑똑해라. 정말 똑똑하기도 하지.” 엄마가 감탄해 마지않자, 존은 한 번 더 발가락을 입에 넣었다. 엄마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 p.219~220 “아, 그렇게 해 주세요, 메리 아줌마! 그 장갑을 끼니까 정말 멋져 보여요.” 마이클이 꾀를 부려 말했다. 메리 포핀스는 그 말에 기분이 좋았지만, 넘어가지는 않았다. “안 돼.” 그녀는 이렇게 쏘아붙이고 입을 꽉 다물고는 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아, 정말! 딱 한 번만이라도 ‘돼’라는 말을 들어 봤으면!” 손에 든 선물 꾸러미의 무게로 비틀비틀 메리 포핀스의 뒤를 따라가며 마이클이 혼잣말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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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환상적인 위로가 필요해지는 순간이 온다면,
주저하지 말고 벚나무길 17번지의 문을 노크하기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만큼 멋진 모험을 하게 될 테니까.” -옮긴이의 말 어느 날 동풍을 타고 날아온 신비의 그녀, 메리 포핀스를 소설가 윤이형의 번역으로 만나다 한 손에는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나오게 할 수 있는 커다란 가방을, 다른 한 손에는 앵무새 손잡이가 달린 검은 우산을 든 여인이 있다. 동쪽에서 불어온 바람을 타고서 벚나무길 17번지에 유모로 찾아온 의문의 그녀는 늘 새침하고 까칠할 뿐, 아이들에게 따뜻한 미소 한 번 보내는 법이 없다. 온화하고 다정한 유모를 기대했을 남매 제인과 마이클은 물론이고 책을 펼친 독자들도 당황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반전 매력’이 있다. 퉁명스럽지만 속정 깊고, 아이들에게 온갖 신기한 경험을 몰래 선사한 뒤 시치미를 뚝 떼곤 하는 것. 남매는 메리를 따라 나섰다가 위그 씨와 함께 몸이 공중에 둥둥 뜨는 경험을 하고, 사다리를 타고 하늘에 별을 다는 코리 할머니도 만나며, 동물들이 모두 말을 하면서 오히려 사람을 구경하는 동물원도 방문한다. 그러니 아이들은 그녀의 말이라면 언제나 따를 수밖에. ‘나에게도 한 번쯤 찾아와 줬으면!’, 우리를 달콤한 꿈에 젖게 하는 기묘하고도 완벽한 그녀. 그 이름은 바로 메리 포핀스다. 1934년 영국에서 출간된 『메리 포핀스』는 즉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후 1988년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후속작 7권이 차례로 출간되었다. ‘메리’라는 이름은 어느덧 보모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1964년에는 월트 디즈니가 저자인 P. L. 트래버스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동명의 영화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잘 알려진 줄리 앤드류스가 주연을 맡아 당시 오스카 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메리 포핀스』는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되며 지금도 우리를 그녀, 메리의 놀라운 판타지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메리는 우리가 많은 동화들에서 보았던 선하고 순진한, 즉 ‘이상적인’ 성격의 주인공들과는 전혀 다르다. 누구보다 ‘현실적인’ 우리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변덕스러우며 심술궂고,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이며, 나르시시즘과 미적 허영 또한 다분하다. 그처럼 불완전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녀를 결코 미워할 수가 없다. 우리와 너무나 가까운 모습이기에, 또 그녀가 보여 주는 신비한 세계가 너무나 매혹적이기에. 특히 소설가 윤이형은 이를 그야말로 절묘한 표현들과 함께 우리말로 옮겨 주었다. 오래된 이 이야기의 곳곳에 오늘의 우리가 공감할 법한 감탄과 웃음이 선물처럼 놓여 있으니, 지금 그 세계로 빠져들어 보자. “도무지 재미라곤 없는 이 세상에 염증을 느끼거나, 각박하고 힘든 일상 속에서 잠시 다른 모든 것을 잊을 정도로 달콤하고 환상적인 위로가 필요해지는 순간이 온다면, 주저하지 말고 벚나무길 17번지의 문을 노크하기 바란다. 아직 바람의 방향이 바뀌지 않았다면, 분명 후회하지 않을 만큼 멋진 모험을 하게 될 테니까.” -옮긴이의 말 중에서 동시대를 호흡하는 문인들의 번역과 빈티지 감성 북 디자인의 이중주, 『허밍버드 클래식』으로 만나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어린 시절 다락방에 엎드려 읽던 이른바 명작 동화는 주인공의 이름 정도만 기억날 뿐 줄거리는 어렴풋하고 감흥 또한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백 년 이상의 세월 동안 전 세계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사랑받아 온 작품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른의 눈으로 다시 읽었을 때 발견하는 수많은 비유와 상징은 현실 세계와 놀랍도록 닮은 ‘리얼 스토리’로 다가오기도 한다. 『허밍버드 클래식』 시리즈는 그러한 감동을 어린아이는 물론 특히 성인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전하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무엇보다 소설가, 시인 등 동시대를 호흡하는 문인(文人)들이 우리말로 번역하여 여느 고전 시리즈와 다른 읽는 맛과 여운을 선사한다. 더불어 『허밍버드 클래식』만의 감 성적 디자인을 결합하는 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오늘날 수많은 고전 동화책들이 밋밋한 편집 디자인에 원작 삽화만 수록해 새로움을 주지 못하거나, 반대로 원문과 전혀 무관한 삽화를 남용함으로써 오리지널의 작품성을 해치고 있다. 『허밍버드 클래식』은 고전 동화책 시장의 그러한 아쉬움들을 모두 극복했다. 『메리 포핀스』의 경우, 당시 P. L. 트래버스의 원작에 함께 실려 출간되었던 메리 셰퍼드의 삽화들을 『허밍버드 클래식』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실었다. 이로써 초판이 출간된 1934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 고전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시대의 감성을 반영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북 디자인을 구현해 냈다. 이렇듯 텍스트와 디자인 두 가지 면에서 모두 기존 도서들과는 확연히 다른 존재감을 확보한 본 시리즈는, 이 시대에 고전 동화가 자리하면서 그 생명력을 발휘하는 한 가지 방식을 제시하는 동시에 독자들에게는 반드시 소장하고 싶은 책으 로 다가갈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어린 왕자』, 『빨강 머리 앤』, 『안데르센 동화집』, 『그림 형제 동화집』, 『키다리 아저씨』를 잇는 여덟 번째 책으로 『메리 포핀스』를 선보이는 『허밍버드 클래식』은 어른을 위한 감성 회복 프로젝트이자, 어린아이는 물론 세계관을 확립해 가는 청소년에게도 선물하기 좋은 도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