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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사상의 역사와 그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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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의의와 성과
이 책은 먼저 동아시아 철학의 중요한 용어들이 지금의 관행보다 더 엄밀하게 현대 언어의 의미에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 효과는 다음과 같은 6가지 측면으로 드러난다. 첫째, 시,서,좌전,논어,맹자등의 문헌을 독해할 때 수차례 반복되고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부주의하게 해석됐던 개념들, 즉 己, 自, 君子, 性, 大禮, 小禮, 仁의 의미가 명백하게 드러난다. 둘째, 시,서,좌전,논어,맹자등의 仁의 미가 성리학적 의미 맥락과는 독립적으로 해당 문헌의 문제 틀에서 갖는 독자적이고 고유한 의미 맥락에서 밝혀진다. 셋째, 선진 시대의 유가들이 당대의 다른 학파들을 어떻게 비판하고 또 상호 영향을 주고받았는지가 해명된다. 넷째, 仁이 중국 철학사의 맥락에서 어떻게 형성되어 발전되었고, 당대의 사회 경제적 문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설명된다. 다섯째, 동아시아의 초기 사람들의 인문적 방향이 경계의 설정에 있음이 드러난다. 즉 그들은 거역할 수 없는 압도적 인격의 성스러운 힘을 통해 주변적인 것(이민족, 소인, 민, 노골적 폭력 등)을 중심적인 것(군자, 德등)에 길들이고자 했다. 여섯째, 다섯 문헌의 사람다움이 공자나 맹자로부터 시작된, 역사적이며 문화적으로 형성된 중화주의와 연계될 수 있는 계기가 밝혀진다.
다음으로 이 책은 동아시아 철학사가 무변화의 동형 반복이 아니라 변화와 비약을 보이는 철학사임을, 그 굴절의 측면을 부각시킨다. 우리는 서양의 간섭이 없었더라면 차이나 또는 동아시아의 사람들이 정체(무변화)의 몰역사관에 빠져 있었을 것이라는 말에 그 말의 ‘문맥’과 상관없이 흥분한다. 그런데 전통 시대 철학자들은 유가 철학사를 도통론과 일치시켜 “자신들의 철학이 공자에게 다 들어 있다”는 동형 반복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에서는 아직도 주희의 사서집주를 논어와 맹자의 결정적 해석판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맹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자만큼이나 묵가와 양주 학파의 전사를 고려해야지 곧바로 주희로 뛰어넘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변화에 주목하여 이 책은 공구와 맹가를 춘추, 전국 시대의 사람으로서 시대 안에서 전통을 근대화시키려고 고투하는 인물로 파악한다. 사람다움이 구현되도록 공동체가 재조직될 때 근대화가 달성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