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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우정의 헌정시 | 거미 / 임형선 1막 자연과 인간의 교응 백로 너머 걸려 있는 시간 마둔호수가 나를 허락한 것일까 차 한 잔 생각 한 뜸 상실의 시대 봄날에 꿀벌 실종 사건 생명의 시간으로 소박한 존재의 야만스런 미감 2막 나눔의 경세제민 적은 것이 오히려 많다 지훈과 ‘빌둥’의 행복한 조우 경영학 수업시간은 정말 지겨워 경제는 성장하는데 고용은 왜 줄지 어, 대기업의 이름이 다 빠져있네 도대체 창조경영은 어디서 오는 거야 돈의 서사시 3막 문화의 시간을 찾아서 내 마음 속의 3인 3색 콘서트 조선에도 슈퍼주니어가 있었네 사회적 허울 깨트린 문자투표 130만 콜 마이너리티 성공 정말 성공하고파 적성고을 향한 조선 명탐정 뮤지컬 공연에 대한 나의 오해 연암과 더불어 떠난 축제 여행 육신의 고(苦)와 작설향의 만남 부끄러운 고백 ‘여유당서 나를 보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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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지골 회계사의 고즈넉한 세상 이야기
회계사, 어쩌면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호칭이다. 그런데 그 호칭 뒤에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당장 그의 직업과 수필, 산문은 쉬 어울려 뵈지 않는다. 바로 그런 편견을 깨려는 듯한 회계사의 세상 이야기가 우리 앞에 등장했다. 저자인 정재흠은 회계사로서 대학에서 회계학 강의를 하는 교수(외래)이기도 하다. 그는 회계학 강의를 위해 관련 서적을 내면서 집필을 해본 적은 있지만 세상의 이야기를 담은 산문을 책으로 엮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저자는 먼저 도농 복합도시인 안성에서 지내며 자연스레 생태환경에 눈길을 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청소년 상담소이자 쉼터인 ‘꿈퍼나눔마을’을 운영하며 겪은 나눔 이야기 역시 산문집의 근간을 차지하고 있다. 인간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문화생활에 접할 수밖에 없는 바, 저자는 경제적인 나눔 못지않게 문화생활 역시 사회적 엘리트든 마이너리티든 골고루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까지 나아간다. 저자에게 있어서 산문집 출간의 큰 동기는 ‘꿈퍼나눔마을’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라 한다. 그 생각으로 저자는 한 편 한 편 산문을 써 내려갔다. 여기에 신문사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발표한 세상에 대한 시선을 산문에 걸맞는 문장으로 고쳐 한 권의 산문집을 엮어냈다. 1막; 자연과 인간의 교응 자연과 인간의 교감 내지는 조화를 드러내는 저자의 의지가 담겨있는 부분이다. 안성에 위치한 고삼호수, 금광호수, 마둔호수의 고즈넉한 풍경과 세상사가 대비되며 산문집은 시작된다. 화사한 봄날에 ‘꿈퍼나눔마을’을 찾아 온 한 아이의 안타까운 사연, 차가 지닌 자연스럽고 향긋하고 고요한 속성과 인간사도 함께 그려 있다. 꿀벌실종사건과 구제역사건을 통해 저자의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색도 접할 수 있다. 2막; 나눔의 경세제민 저자가 자원봉사 차 지역아동센터 독서지도 교사시절, 환경이 열악한 아이들을 만나면서 ‘꿈퍼나눔마을’의 철학적 토대가 마련되기 시작한다. ‘적은 것이 오히려 많다’라는 자발적 가난의 풍요로움의 역발상은 저자의 인생관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오늘날 대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서민들의 돈줄인 전통시장, 도심의 골목시장, 중소기업의 해체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눔은 정의로운 경제체제를 튼실하게 이루는 일로부터 시작한다는 저자의 생각이 2막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저자는 돈이 인간과 세상의 마음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길 바라면서 ‘돈의 서사시’를 기술해 간다. 3막; 문화의 시간을 찾아서 오늘날 우리가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는 민주사회에 살고 있기는 하나, 세상의 승자(위너)나 주류가 느끼고 즐기는 문화를 마이너리티나 사회적 약자가 함께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 현실임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저자는 이 대목을 문화의 시간대로 시선을 확장해 들어간다. 마이너리티나 사회적 약자에게 문화생활은 전통시대나 오늘날이나 제약이 많기는 마찬가지이다. 저자는 나눔의 경제 못지않게 나눔의 문화생활을 전통과 현대를 오가며 사회적 이슈로 끌어내고 있다. 그것은 단지 관념적인 기술이 아니라 저자의 문화적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어 내용이 쉽고 흥미롭게 읽힌다. 차 한잔, 생각 한 뜸 그가 살고 있는 안성의 동네 이름은 ‘쌍지골’이다. 그곳에서 바라본 호수, 백로의 땅 ‘고삼호수’. 도서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그 고즈넉하고 품이 넓은 ‘고삼호수’ 처럼 저자의 문장은 조심스럽지만 포근하고, 차 한 잔의 여유 속에서 잠시 생각에 잠길 수 있는 품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재흠의 첫 산문집, ‘차 한 잔 생각 한 뜸’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시골 선생님의 이야기처럼 접해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