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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랑보다 더
EPUB
채현 저
가하 201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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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프롤로그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기회가 생길 때마다 깨알같이 놀고 열심히 글을 쓰고, 자기 밥벌이도 하고 부양가족들 병원비도 버는 훌륭한 어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 따뜻한 차, 고양이, 오래된 예쁜 물건을 좋아하고, 그 덕에 고양이 털과 잡동사니에 둘러싸여 살고 있습니다. ▣ 출간작 라 발스 푸른 수염의 성을 나오다 뱀파이어와 키스를 런치박스 월야관매 일상다반사 샌드 하우스 아버지의 여자 고양이의 야수씨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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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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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쇄 기능 제공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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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11MB ?
ISBN13
9788966470808
KC인증

책 속으로

“신랑 오재준은 신부 장효은을 맞아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효은은 눈을 내리깔고 멍하니 있다 옆에 서 있는 재준을 곁눈질로 내려다보았다. 새벽부터 일어나 미용실에 실려가서 화장을 당하고 드레스로 갈아입혀진 채 신부 대기실에 앉혀져서 입가에 경련이 일 정도로 웃으면서 사진을 찍은 뒤에 식장으로 들어왔더니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지금이 꿈인지 생시인지도 잘 모를 정도였다. 다만 옆 자리의 휠체어에 앉아 있는 재준만이 묘한 존재감이 있달까. 아무래도 힐을 신어 평소보다 큰 키인 효은보다 훨씬 아래에 재준의 얼굴이 있었다.
슬쩍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때, 자신이 굉장히 긴장한 것에 반해 재준은 굉장히 평온해 보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침착해 보이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효은은 침을 꿀꺽 삼켰다. 곧 재준이 덤덤하게 주례를 하는 은사님께 대답했다.
“네.”
재준의 답이 끝나자마자 주례가 효은에게 물었다.
“신부 장효은은 신랑 오재준을…….”
효은은 그 질문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며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이 대답을 하면 더 무르기도 힘들어질 것 같은 압박감에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대학 때 호랑이로 유명했던 교수가 왜 대답 안 하냐고 힐난하는 듯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대답을 재촉하고 있었다.
“……네.”
효은은 잠시 뜸을 들였다 조용히 대답했다. 여기까지 와서 도망갈 거라면 절대 이 자리에 서지도 않았을 터였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를 놓고 고민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었다. 결심하면 바로 내달리는 게 장효은의 성격이었고 이미 결정하지 않았던가. 그런 마음으로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시킨 터였다.
여기까지 오는 데 딱 한 달 걸렸다. 6월 10일에 선을 보고 6월 11일에 재준이 정식으로 청혼하고 14일에 상견례하고 7월 10일에 결혼식.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여기까지 와버렸다.
이래도 되는 걸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시고 할 시간도 없이 바쁜 행보였다. 낮에는 회사 일과 결혼 준비로 바쁘고 밤에는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잠 못 이룬 지친 나날들이었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 이게 최악의 선택이었어도 최선의 선택으로 만들어야 했다. 효은이 한 달 만에 여기까지 온 것은 재준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다. 과연 재준은 자신의 신뢰에 얼마나 부응해 줄까? 기대치가 너무 높은 건 아닐까? 이런 의문 속에 효은은 잠시 넋 놓은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 재준이 반지를 들고 효은의 손을 잡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생각 해? 다른 남자 생각하는 거면 반지 안 준다.”
‘이 상황에서 오빠는 그런 농담이 나와?’
효은이 눈을 부릅뜨고 가볍게 흘겨보았지만 재준은 뭐가 좋은지 마냥 웃을 뿐이었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꾹 참고 손을 내밀었다. 분명 같이 고른 반지인데도 낯설기도 하고 온몸에 와 닿는 낯선 무게감은 당혹스러운 것이 아니었고 이미 예감하던 것이었다. 지금은 뒤를 돌아보기보단 앞을 바라보고 싶었다. 미래에 대해 새신부답게 설레고 싶었고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남자에게서 사랑도 받고 싶었다.
재준이 반지를 끼워주자 주례가 정식으로 부부임을 선언하고 퇴장이 이어졌다. 현악 4중주가 바그너의 결혼행진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에서 엘자 공주는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과 결혼하나 금기를 깨고 그를 잃고 죽게 된다. 효은은 왜 하필 결혼할 때 이 곡을 연주하는 건지 언제나 궁금하곤 했다. 축하받아야 하는 결혼식에 파국을 예고하는 음악이라는 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곤 했다.
효은은 내리깐 눈으로 자기 옆에서 묵묵히 휠체어를 끌면서 나가는 재준을 슬쩍 보았다. 지나가다 아는 사람들이 있는지 손을 흔들어 간단하게 인사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반면에 효은은 손에 낀 장갑이 축축하게 젖을 정도로 긴장돼 죽겠는데. 그런 그가 조금 얄밉기까지 했다.
그렇게 회오리바람처럼 결혼식은 끝이 나버렸다.
29살 노처녀 후보생 장효은과 35살 노총각 오재준의 초스피드 결혼식이었다. 물론 뒷말은 엄청나게 무성한.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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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총점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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