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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접무 해설편 여는 장 1장 ~ 24장 닫는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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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지겨운 밤이다. 아리, 그대에게도 이런 밤의 기억이 있을지도 모르겠군.”
가류의 혼잣말이 끝나자마자 아리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안 돼! 아버, 아버지. 이 나쁜…… 죽여 버릴 거야. 죽일 거야!” 악몽을 꾸고 있는 게 분명했다. 가류는 아리의 눈꼬리에 맺힌 눈물이 입가로 흘러내리는 것을 보았다. 어찌할 수 없는 절망과 슬픔으로 온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도 보았다. 가류는 아리를 꼭 껴안았다.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 그것 외엔 달리 생각나지 않았다. “괜찮아, 괜찮아. 아리야, 진정해라.” 자신도 그러했던 것처럼 귓전에 따스한 입김을 느끼면 안정이 되리라 여겼다. 그러나 조금 잠잠해질 줄 알았던 아리는 더욱 격하게 몸부림을 치며 반항했다. “놔, 이것 놔. 이 나쁜 놈, 나쁜 놈!” “아리, 아리야. 정신 차려라.” 덜컥 두려움이 든 가류는 아리를 흔들어 깨웠다. “아아, 흐으윽.” 순간 아리는 눈을 번쩍 떴지만 그 눈엔 초점이 없었다. “천 공자! 너는 내 손으로 반드시, 반드시…….” “그래, 아리야. 이젠 꿈에서 깨어나라.” 가류는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가류 님.” “그래, 나다.” “그렇구나, 그 나쁜 놈인 줄 알았어요.” 그 말을 끝으로 아리의 눈은 스르르 감겼다. 오랜만의 여행길이라 곤했는지 악몽을 꾸고 난 충격도 잠의 손길에 항복하고 말았다. “그래, 잘 자라.” 가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침낭을 꼭꼭 여며 주었다. 꺼져가는 모닥불에 장작도 던져 넣어 불길을 일으켰다. “너나 나나 상처가 나은 게 아니었던 게지. 세월이 흐르면서 상처가 낫는다 하나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가 보다. 우리처럼 말이야.” - 본문 내용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