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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지로나는 나를 작정하고 노렸다. 어쩔 수 없었다. 그곳에 찾아든 사람은 제물로 바쳐진 갓난아이처럼 지로나의 좁다란 길 위에 심장을 내려놓았다. 도시는 대대적으로 제물들을 받아들였다. (중략) 지로나에서 힘을 가진 것은 돌이었다. 그 힘은 단순한 이끌림 정도가 아니라 마법에 가까웠다. ---p.34
나는 프랑스 여인의 집에 호기심이 발생했다. 그 주변을 통틀어 주거용 건물은 그 집이 유일했다. ‘이제는 사라진 지난날의 영광’이라니 무슨 뜻일까? 그림보다도 더 당당해보였던 금색 벽지는 또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프랑스 촬영팀은 왜 거기 들어가지 못해 안달이 났으며, 조세는 왜 그렇게 그 사람들이 안에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 했을까? ---p.50 우리 사이에는 어떤 융합 작용이 일어났다. 그것이 점점 깊어져서 우리를 하나로 묶었고, 그는 내게 아버지와 연인과 신이 되었다. 나는 그와 뼛속까지 깊이 연결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본질적으로 그와 같은 존재이며, 여자가 아이를 출산하듯 그가 화산 분출 같은 과정을 거쳐 나를 창조했다고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었다. ---p.72 |
Patrice Chap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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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수상한 도시에 내 심장을 바쳤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충격적이고 섬뜩한 이야기 <비밀의 도시>는 성배 전설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관련하여 일어난 실화를 기록한 이야기다. 배경의 때와 장소는 1950년대에서 1990년대 스페인 북부 카탈루냐의 고대 도시 지로나. 카탈루냐의 거점 도시인 지로나는 기원전 5세기에 이베리아 반도의 원주민들이 처음 세운 곳으로, 로마제국의 유산과 초기 유대문화, 이슬람과 중세 기독교 문화까지 서구 문화의 오랜 흔적들이 모여 있다. 이곳에서 우리에게 <다빈치코드>로 꽤 유명한 성배의 전설을 좇는 모험이 벌어진다. <다빈치코드>가 액션 어드벤쳐 판타지를 기록했다면, 이 책은 실존 인물과 실존 장소를 바탕으로 훨씬 품격 있고 리얼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전개하고 있다. <길 위에서On the Road>를 쓴 잭 케루악에 비견되는 저자 패트릭스 채플린은 직설적이면서도 시적인 문체로 글을 풀어나가고 있다. 자신이 직접 겪은 실화를 이야기하고 있기에, 때로는 아름답고 슬픈 러브스토리에 안타까워하게 되고, 때로는 인류를 뒤흔드는 엄청난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 중에 오싹한 느낌마저 든다. 한 장 한 장, 마치 영화를 보듯 다음에 벌어질 일을 가늠할 수없는 긴장감도 더해진다. 스페인의 지로나는 현재는 우리나라 여행객 사이에서도 유명하지만,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시점에는 고즈넉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분위기로 나온다. 이야기 전반에 깔린 1950년대 보헤미안 문화도 이 책을 읽는 매력에 한 몫을 한다. 조연처럼 등장하는 장 콕토, 살바도르 달리, 움베르토 에코 등 20세기 예술과 문학사에 이름을 남갈 실존 유명 인사들의 젊은 시절을 목격하는 재미 역시 또 다른 흥미를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