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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소개

디스크

CD 1

  • 01 Requiem For Evita
  • 02 Oh What A Circus
  • 03 On This Night Of A Thousand Stars
  • 04 Eva Beware Of The City
  • 05 Buenos Aires
  • 06 Goodnight And Thank You
  • 07 The Art Of The Possible
  • 08 I'd Be Surprisingly Good For You
  • 09 Another Suitcase In Another Hall
  • 10 A New Argentina
  • 11 Don't Cry For Me Argentina
  • 12 High Flying, Adored
  • 13 Rainbow High
  • 14 Rainbow Tour
  • 15 And The Money Kept Rolling In (And Out)
  • 16 Waltz For Eva And Che
  • 17 You Must Love Me
  • 18 She Is A Diamond
  • 19 Montage
  • 20 Lament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매일
2011년 12월 01일
시간/무게/크기
110g | 크기확인중

제작사 리뷰

성녀인가, 악녀인가 '에비타'
뮤지컬 '에비타'는 1978년 런던에서 초연하여 2,900회 공연을 한 히트 작품이다. 아르헨티나의 국모였던 에바 페론의 자전적 삶을 다룬 뮤지컬로서, 뮤지컬에서는 흔치 않게 한 사람의 일생에 주목한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죠셉 앤 테크니컬러 드림 코트'에서 호흡을 맞춘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가 다시 한 번 팀워크를 과시한 작품이다. 웨버는 애초부터 에바 페론의 삶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오히려 우드 하우스의 소설을 토대로 한 '바이 지브스 (By Jeeves)'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팀과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새로운 팀을 꾸려 작품을 올렸으나 참패를 겪었다. 에바 페론의 삶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인 것은 팀 라이스였다. 그는 성녀이자 악녀로 이중적인 평가를 받고 죽은 이후에도 미라로 남겨져 여전히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녀를 객관적으로 그려보고 싶었다. '바이 지브스'의 참패 이후 다시 팀 라이스와 팀을 합친 웨버는 일단 앨범을 발표해서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다. 1976년 공연에 앞서 발표된 더블 컨셉 앨범은 100만 장 이상이 팔려나가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작품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들은 본격적으로 제작에 착수한다. 이때 연출가로 합류한 이가 해롤드 프린스이다.

해롤드 프린스는 1970년대 '컴퍼니', '카바레', '스위니 토드' 등 실험적이고 컬트적인 작품들을 만들었던 촉망받는 연출자였다. 그가 '에비타'에 합류하면서 구체적인 형태를 띠어갔다. '에비타' 런던 공연은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작품상과 최고연기상을 수상했으며, 다음해 브로드웨이 공연은 권위 있는 공연 시상식인 토니상에서 작품상, 연출상, 작곡상, 여우주연상 등을 포함한 7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비판적 시각으로 본 에바의 삶
뮤지컬 '에비타'는 1996년 알란 파커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에비타 역에는 가수 마돈나가, 체 역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캐스팅 되었다. 마돈나의 캐스팅은 결과적으로 적합한 선택이었으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반발이 극심했다. 자신들의 국모를 섹스어필 가수인 마돈나가 연기한다는 것이 못마땅했던 것이다. 부통령까지 나서 영화 관람을 보이콧 하는 등 집단적인 반발이 이어졌다.

알란 파커 감독이 이러한 반발에도 무릅쓰고 마돈나를 캐스팅한 것은 마돈나 자신의 적극적인 제안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에바 페론의 삶과 마돈나의 이미지는 어느 정도 닮았기 때문이다. 에바 두아르테는 팜파스의 대지주와 가정부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였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가 없었고, 가난과 따돌림 속에서 어린 시절 에바가 받았을 정신적 어려움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녀가 15살이 되던 해 투어 공연을 하던 탱고 가수 마갈디의 눈에 들어 그와 함께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온다. 부푼 꿈을 안고 대도시로 나왔지만 연고지가 없었던 에바는 무명 배우의 가난한 생활을 오랫동안 했어야 했다. 그녀는 지켜줄 이도, 의지할 사람도 없었다. 그녀가 선택한 것은 할 수 있는 것은 타고난 미모를 활용하는 것뿐이었다. 에바는 권력을 가진 남자들을 바꿔가며 마침내 당시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페론 대령을 만나고 영부인 자리에 오르게 된다.

창부처럼 몸을 팔아 권력을 획득한 에바 페론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왜 좋아하는 것일까? 우선 그녀가 누구보다도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을 이해했고 귀족들에게 높은 세금을 거둬들여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배우와 성우 출신으로서 세련된 의상에 타고난 연설로 대중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줄 알았다. 에바 페론은 타임지의 표지를 두 번이나 장식할 정도로 상류층 사교계에서도 인기 있는 인사였다. 그녀의 패셔너블한 의상은 에바룩이라는 트렌드로 상류층 사이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국민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에바에게 헌신적인 믿음과 충성을 보냈다.

뮤지컬에서는 가난한 자들에게는 성녀였지만, 가진 자들에게는 악녀였던 이중적인 에바의 삶을 조명한다. '에비타'는 객관적으로 그녀의 삶을 제시하려 애쓰지만 비판적인 시선 쪽으로 쏠리는 편이다. 그 증거가 해설자인 체라는 인물이다. '에비타'에서는 해설자로 체 게바라가 등장한다. 체는 에바가 33세의 나이로 요절할 당시 20대 대학생이었다. 실제 에바와 체가 직접적으로 만났을 가능성은 매우 낫다. 체는 쿠바 혁명을 비롯해 전장에서 목숨을 바쳐 혁명을 이끈 인물로 아르헨티나의 또 다른 영웅이다. 민중의 편에 선 것은 에바와 같지만 그는 철저히 자기 희생을 통해 민중을 위한 길을 선택했다. 그런 인물을 해설자로 내세운 것 자체가 상대적으로 에바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안겨준다.

에바의 장례식에 끝없는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미라로 만들어 그의 유해를 보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등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에바 사랑은 각별하다. 하지만 출세욕을 위해 사랑을 이용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던 그녀의 삶을 되돌아본다면 섹시미와 악녀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마돈나는 에바 페론에 더없이 적합한 캐스팅이었다.

드라마틱한 음악
뮤지컬 '아이다', '라이온 킹'의 작사가로도 명성이 높은 팀 라이스는 자신이 만든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에비타'를 꼽았다. 전체가 노래로 만들어진 성쓰루(Sung-Through) 뮤지컬인 '에비타'는 주요 멜로디를 리프라이즈 하는 등 노래의 드라마틱한 전개로 정평이 나 있다. 우선 사진기자, 편집장, 방송국 PD, 군인 등 남자들을 바꿔가며 점점 상류층으로 향했던 수년 동안의 과정은 'Good Night and Thank You' 한 곡에 담아냈다. 이 노래는 세 파트로 구성되어 반복되는데 첫 파트는 체가 에바에게 버림받은 남자를 조롱하는 노래, 두 번째는 에바가 버림받는 남자에게 그동안 즐거웠다며 이별을 고하는 노래, 그리고 마지막 파트는 버림받은 남자들과 에바, 체 모두 합창하며 진실한 사랑 따윈 없다는 노래가 이어진다. 이 노래가 반복될수록 마지막 세 번째 합창 부분에 버림받은 남자들이 많아져서 합창이 풍성해지고 그만큼 에바의 지위도 향상된다. 남자를 바꿔가며 출세를 했던 에바의 행적을 음악으로 훌륭하게 표현한 곡이다. 'The Art Is Possible'은 군인들이 서로 경쟁을 하며 숙청해 가는 과정을 담은 곡이다. 2006년 런던 버전에서는 이 노래를 의자 뺏기 놀이로 연출해 어린아이들 놀이를 심각하게 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큰 웃음을 주었다.

초연 공연에는 없었지만 2006년 버전에 새롭게 추가된 노래도 있다. 바로 'You Must Love Me' 라는 곡이다. 에바가 병에 걸려 죽어가며 부르는 이 노래는 원래 영화 버전 때 새롭게 추가된 곡이었다. 영화에서 마돈나가 페론의 사랑을 호소하며 애절하게 부른 노래는 한 여인의 비극적 종말을 암시하며 동정을 자아냈다.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비롯 빌보드 Top10에 오르는 등 인기가 높았고, 2006년 런던 리바이벌 공연에서도 곡이 추가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에비타'에서 가장 유명한 곡은 단연 'Don't Cry for Me Argentina'이다. 이 곡은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하는 등 많은 아티스트들의 사랑을 받았다. 페론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에바가 대중 연설을 하는 곡이다.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품위를 갖춰 감동적으로 부른다. 그런데 한 가지 비밀이 있다. 이 노래의 멜로디는 공연 앞부분 체가 에바를 비아냥거리며 부르는 노래 'What a Circus, What a Show'의 멜로디와 같다. 편곡을 달리해서 언뜻 다른 곡처럼 들리지만 같은 멜로디이다. 에바가 대중들 앞에서 가장 자신을 낮춰 부르는 노래의 멜로디를 사용해서 '이게 웬 쌩쇼'라고 비아냥거리게 했던 것이다.

이 앨범에 녹음된 에바 페론의 목소리 주인공은 엘레나 로저라는 아르헨티나 배우이다. 그래서 스페인 억양이 강한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런던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르헨티나의 국모인 에바 페론인 만큼 그곳 유명 배우를 캐스팅한 것이다. 엘레나 로저는 2007년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외국인으로서 드물게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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