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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아이들, 조금 다른 이야기
십대 여성들의 성매매 경험과 치유에 관한 기록
이후 201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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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무서운 아이들과 불쌍한 아이들 사이에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1부 ‘일탈’에서 ‘일상’으로
1장 차가운 섹슈얼리티
2장 거리의 생존 법칙

2부 청소년 성매매의 스펙트럼
3장 원조교제에서 ‘조건’으로
4장 포주가 개입된 조건
5장 감수해야 할, 그러나 너무나 가혹한

3부 나가는 문은 어디에?
6장 상처에 닿은 소금 같은 사람들
7장 사회 안전망의 부재
8장 범죄자가 된 아이들

4부 치열한 인정 투쟁
9장 ‘보통’의 십대 되기
10장 꿈을 꾼다는 것, 희망을 품는다는 것
11장 당신이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12장 우리에게 내일은 있다!

나가며
함께 성장한 시간들

저자 소개

저자 : 김고연주
연세대학교 문화학과 박사로,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한국 여성 연구원] 연구 교수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들의 섹슈얼리티, 청소년 문화, 성매매 등이 주요 관심 분야다. 석사 논문을 갈무리한 책으로 『길을 묻는 아이들』(책세상, 2004)을, 동료들과 함께 일상의 신자유주의를 다룬 책으로 『친밀한 적』(공저, 이후, 2010)을 썼다. 『남성 페미니스트』(공역, 또하나의문화, 2004)와 『성적 다양성, 두렵거나 혹은 모르거나』(이후, 2007)를 번역했다. 2002년 여성들의 생활 공동체를 지향하는 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성매매 경험이 있는 십대 여성들을 처음 만났다. 그 뒤 “그때 만난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쫒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이 책은 2007년부터 1년여 동안 [서울 위기 청소년 교육 센터]에서 교육 코디네이터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2002년부터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만나 온 십대 여성들과 나눈 대화들에 가장 큰 빚을 지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그녀들뿐 아니라 저자의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69g | 148*210*20mm
ISBN13
9788961570558

출판사 리뷰

|청소년 성매매, 무관심과 동정, 그리고 비난을 넘어|

동대문 쇼핑센터에 밤이 찾아오면 거리의 풍경도 바뀐다. 새벽 늦게까지 거리를 배회하는 십대들이 이 밤거리의 주인공이다. 사람들은 이들을 비행 청소년, 좀 더 조심스럽게는 “위기에 빠진 청소년”이라 부르면서 청소년들의 차가운 거리와 우리의 안온한 일상 사이에 분명한 선을 긋는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가 선 밖으로 밀어 낸 아이들, 그중에서도 성매매 경험이 있는 십대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십대 여성들이 집을, 학교를 나온다. 가출한 십대 여성의 수를 십만 명으로 추산하는 자료도 있다.
오갈 곳이 없어진 십대 여성 가운데 자신의 성을 파는 아이들이 있다. 그 성을 사는 어른이 있기 때문이고 자기 몸이, 섹슈얼리티가 자신의 유일한 자산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아이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깨우쳐 준 것은 바로 우리 사회다. 그렇다면 청소년 성매매는 성을 파는 십대 여성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 성을 사는 남성, 그리고 그것을 방관하고 때로는 조장하는 우리의 문제다.
저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무서운 아이들’이라면서 눈을 감고, ‘불쌍한 아이들’이라면서 다가가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무관심과 동정, 비난을 넘어 처벌이나 규제의 시선이 아닌 이해와 공감의 시선으로 십대 여성들을 바라봐 달라고 요청한다.

|아이들과 성장통을 함께 앓은 기록|

저자는 2002년부터 성매매를 경험한 십대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왔다. 원조교제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기 위해 [쉼터]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부터였다. 시간이 흐른 뒤 “그때 그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쫓아 2007년부터 1년여 동안 [서울 위기 청소년 교육 센터]에서 성매매 경험이 있는 십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캠프를 운영하는 일을 맡게 됐다.
일을 그만둔 뒤에도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과 계속 연락하며 날것 그대로의 대화를 기록해 나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십대 여성들과 저자의 관계도 ‘선생님’에서 가끔 만나 수다를 떠는 ‘친한 언니’로 무르익게 되었다. 채 다듬어지지 않은 언어는 때로 서로를 아프게 하기도 했지만 저자는 그 속에서 성장통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가 십대 여성들과 함께 아프고, 함께 치유한 기록이 됐다.
무섭지도 않고 불쌍하지도 않은 아이들, 피해자나 비행 청소년 어느 한쪽으로 규정할 수 없는 아이들, 그렇다고 ‘보통’ 십대의 정체성에도 정박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 모습이 대화 속에 그대로 드러난다. 거친 언행과 문화를 아이들 삶의 맥락에서 파악하려고 하며, 성매매 경험으로 전체 삶을 재단치 않고 삶의 일부로 다루려는 저자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책이다.

|“성매매요? 생계 수단이죠. 완전히”|

이 책에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정직하게 담겨 있다. 왜 가출했냐는 질문에 “그냥 놀고 싶어서”라고 얼버무리고, 왜 성매매를 하느냐고 묻자 “성매매가 뭐가 나빠요?”라 반문한다. 왜 폭력을 쓰냐는 질문에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답한다. 저자는 이처럼 맹랑할 정도로 가벼운 대답 이면에서 연령과 젠더 위계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십대 여성의 현실을 읽어 낸다. 십대 여성들은 집을 나옴과 동시에 경제, 관계, 학력, 주거 등 필수 자원을 상실한다. 여기에 더해 닫혀 있는 노동 시장, 보수적인 성 의식과 폭력적인 성 경험, 폐쇄적인 또래 집단의 성향은 아이들을 쉽게 성매매로 이끈다. 십대 여성들은 점차 거리에서 살아남으려면 혼자보다는 의지처가 필요하고, 약해 보이지 않으려면 화려하게 치장해야 하며, 성매매 현장이나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권리를 지키려면 위악을 부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는 또 청소년 성매매의 첨예한 현실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저자는 처음 청소년 성매매를 연구한 2000년대 초반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성매매를 하는 아이들의 경험 자체가 나쁜 쪽으로 달라졌다고 진단한다. 성 구매 남성과 십대 여성의 유사 연애 성격이 강했던 원조교제는 생계형 ‘조건’으로 변했고, 희소성이 줄고 위험 부담은 커져서 아이들의 성은 더 싼 가격에, 더 극단적인 상황에서 팔리게 되었다. 포주가 개입하면서 개인 성매매에 머물던 청소년 성매매가 조직화되고 산업화되었으며, 또래 포주까지 생겨났다. ‘번개’나 ‘연애 대행’처럼 다양한 성매매 변이들이 등장하면서 성매매 시장의 진입 장벽은 더 낮아졌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는 더 무거워졌다.

이 책은 또한 십대 여성의 경험을 통해 들여다본 현 사회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청소년의 성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담론이 지배적이면서도 그 성을 상품화하? 대상화하는 데는 익숙한 사회 분위기, 성매매 경험이 있는 십대 여성들을 ‘피해자’로 규정하면서도 이들을 비난하고 때로는 범죄인처럼 취급하는 사회적 시선, 청소년 성매매를 가정 문제로 축소하면서 십대 여성들의 탈성매매를 돕기 위한 지원과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데는 인색한 척박한 풍토가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이 쉽게 성매매에 진입하게 만들고, 일단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오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선생님 응원해 주세요!”|

십대 여성들이 성을 판다는 사실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 세상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 추운 겨울에도 아이들은 밤거리를 헤맨다. 저자는 중요한 것은 가출 ‘이후’라고 말한다. 거리에서 답을 구하지 못했을 때, 아이들은 돌아갈 곳을 찾는다. 그곳은 집일 수도, 학교일 수도, 안정된 일자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이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때로는 “교복이 입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조차 ‘비행 청소년’이라는 낙인 때문에 이뤄지기 힘들다. 아이들은 “평범한 삶이 대단하단 걸 알았어요” 하고 말한다. 그 평범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쇠약해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사회의 싸늘한 시선을 견뎌내는 등, 여러 겹의 난관을 뚫어야 한다. 오랜 거리 생활로 자신감과 자존감이 많이 훼손된 아이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도전이다.
저자는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고립감과 무력감, 불안감을 치유해 줄 응원과 지지, 그리고 사소한 칭찬 몇 마디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을 믿고 지지해 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은 큰 변화를 보인다. 이제 우리가 십대 여성들이 앓는 성장통을 조금이라도 줄여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차례다. 그것이 우리 몫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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