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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감금희(번역 문학가)
1. 공허한 충동의 표류 2. 꺼진 텔레비전 앞에서 3. 일광욕, 논문, 텔레비전 프로그램 4. 뮈쎄의 텍스트 찾기 5. 예술은 정치 권력보다 우위에 있다? 6. 텔레비전과 인연 끊기 선언 7. 화면 너머의 세계 8. 화면 속의 어두운 실루엣 9. 비타협적이고 추상적인 결벽성 10. 엄격함과 관대함 사이에서 11. 쇠창틀 사이로 켜진 모든 텔레비전 12. 박물관 수위실 안의 영상 13. 모든 대화를 잠식하는 텔레비전 14. 독일제 비디오 선물 15. 머릿속의 뉴스 프로그램 |
Jean Philippe Toussa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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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텔레비전 수상기가 건물 정면 창가 여기저기에 아직도 켜져 있었다. 텔레비전 수상기가 켜져 있는 각 아파트는 안방이 우윳빛 광채 속에 휩싸여 있었고, 이 광채는 대략 매 10초마다, 방영되는 두 번에 걸친 번쩍거림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광채의 원추에 자리를 내주었다.
나는 내 앞에서, 똑같이 프로그램을 변경하든지 혹은 적어도 그 구역의 각기 다른 아파트에서 각기 다른 프로그램에 일치하는 동시 다발적이고 연속적인 커다란 빛의 파고에 생기는 빛 다발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광경을 통해 나는 스포츠 대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경기장 안에서 동시에 터지는 수천 개의 카메라 플래시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는 대중성과 일률적이랄 수 있는 고통스러운 인상을 경험했다. 파자마 바람으로 거실 창문에 붙어서 내가 계속 밖을 내다보던 바로 그 순간, 텔레비전을 보는 세속적인 즐거움을 포기한 보상으로 하늘이 내린 조그만 격려, 어쨌든 운명의 징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한 젊은 여자가 내 정면에 있는 현대식 건물의 4층 창틀 안에 알몸으로 나타났다. ---p. 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