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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_ 말을 통해 보는 세상 이야기
돌직구/엄친아/금수저와 아부지수저/현대 레알 사전/놈 자者/맛있는 건 바나나?/ 노벨 문학상/공포 화법/도로명 주소 유감/한국의 만델라/사표死票/이름 이야기/ 공화국/궁극적/새뚝이 마당과 박정희시/버르장머리와 망언妄言/유감遺憾/ 저녁이 있는 삶과 밥그릇/스승과 멘토/사자성어/국회의원과 국회의원들/ 남자 사람 친구/선생/성인들은 정말 반말을 했을까?/공무도하가와 동북공정/ 약속/중독/ 2부 _ 삼천포에 빠지다 삼천포에 빠지다/건달과 간달프/알아야 면장/영계와 마누라/몰빵/지리멸렬支離滅裂/잔나비/교편敎鞭을 잡다/싸가지/갈구다/감자탕/자린고비 이야기/고치 이야기/ 관광과 여행/꿈을 꾸다/따라지/바리와 도리/호구虎口/ 3부 _ 손가락과 달 산은 산이요, 영화는 영화다/그렇구나/손가락과 달/효자 효녀 이야기/ 염량세태炎凉世態/슬픔을 나누면/이상함과 독특함/ 작심삼일作心三日과 삼년고개 이야기/빌리다/새로움에 대한 강박/ 신경숙 사태와 평론가들의 역할/정신 승리/꽃과 말/신화의 세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비평/명절에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SNS 사용법/복지부동/코끼리 그리기/ 4부 _ 문학과 거짓말 홀린 사람/미르/은혜를 갚다/공황장애/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급식과 도시락/ 하늘의 뜻/충신과 간신/막말과 거짓말/문학과 거짓말/장을 지지다/전략/ 뇌정雷霆이 파산坡山하여도/사실과 팩트/꼰대/어른의 길/패러디/ 경주 최부잣집 육훈六訓/최부잣집에서 배우는 참된 보수/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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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부모님 직장 체험 학습이라는 것을 했다. 부모님 직장에서 부모님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고, 참된 진로 교육을 한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었다. 예전에 나도 기획 업무를 맡았을 때, 학부모 참여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서 학교 교육 우수 사례로 발표도 하고 했었는데, 막상 학부모가 되어 보니 참 몹쓸 짓을 많이 했다고 반성하면서 아이와 함께 학교로 출근을 했다.
학교에 데려다 놓자 아이는 신나게 학교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과학실에 가서 개구리 해부 모형 가지고 놀고, 남아공에서 온 원어민 선생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영어를 동원하여 이야기를 했다. 우리 학교 총각 선생님하고 자기 담임선생님 사이에 사랑의 메신저가 되겠다고 자처하며 총각 선생님하고 찍은 사진을 바로 자기 반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집에 와서 아이한테 오늘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아이는 “음, 선생님들한테서 용돈 받은 거!”라고 답했다. 다른 건 기억나는 게 없냐고 물었더니, “개구리 해부 한 거. 총각 선생님이랑 4D 프레임 만든 거, 형아들이랑 공놀이 한 거….” 계속 이야기가 나왔지만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나 ‘참된 진로 교육’과 연관시킬 만한 내용은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녀석, 진정한 재미를 아는구나.”하고 웃으며,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아이 학교에 감사했다. 일이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목적한 것과 다르게 엉뚱한 길로 빠지는 것을 흔히 ‘삼천포로 빠진다.’고 한다. 왜 하필 삼천포냐에 대해서, 진주로 가야 하는데 차를 잘못 타 삼천포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말이 생겼다고 설명하기도 하고, 열심히 일 잘 하던 사람이 삼천포에 가서는 거기의 자연에 매료되어 천하태평이 되어서 돌아온다고 해서 그렇다고 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어원 풀이가 그렇듯이 믿거나 말거나인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앞의 것을 정설로 인정을 하고 있다. 그래서 삼천포 사람들은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싫어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이 계획한 대로만 진행되고, 목표한 것에 착실히 가기만 하는 것이 좋은 것이고, 엉뚱한 방향으로 빠지는 게 나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박민규의 소설 《삼미슈퍼스타즈 마지막 팬클럽》에서는 계획대로, 목표를 이루며 살아온 주인공이 실은 매우 무미건조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깨닫고, 실직을 계기로 삼천포로 빠져 보는 내용이 나온다. 그래서 얻은 깨달음이 진정한 삶의 재미는 삼천포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도 목적대로 직업의 세계를 탐구하고, 부모님이 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만 보려고 했다면, 그날 하루 아이가 누렸던 재미있는 모든 것들은 얻지 못했을 수도 있다. 원래 목적지로 가는 것도 좋지만 아름다운 바다와 시인 박재삼이 있는 곳, 삼천포에 푹 빠져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