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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권승근 雪日 獨白 煎茶 靑山 김숙기 내장산 가는 길 당신 김순진 가을 다람쥐 빨래 너는 여자 김영민 동해의 아침바다 숨결 김자숙 한 번만 단 한 번만 끝끝내 그리운 이여 다음 생에선 김점용 나는 너로 달콤할 것이다 짝 - 꿈 44 류안 깽깽이풀에게 봄나들이 물잠자리 배우식 암탉 송진영 작품 통증 윤영옥 새벽 별 흰 눈 종이 이득효 사랑의 값 바람둥아 이순이 공주 마곡사 내 강산아 시바다 아까타니 계곡 지성찬 대화동 일기 채길성 인연 수레 연극 인생 사랑이 그리울 때 채천수 무드 추지영 裸木 그림자 한다 그림을 찾습니다 Ⅰ 그림을 찾습니다 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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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아침바다
김영민 마음에 비 내리면 언제나 아침의 바다는 잔잔하기만 하다 등대 등대의 불은 시들고 나의 길을 안내하는 태양 내 마음은 만선이 되어 항구로 돌아간다 항구의 아침은 언제나 활기차기에 쉼 하는 갈매기 구구~ 고동의 소리를 울리며 심장에 고동하는 혈류와 같이 해장한 바다를 맞이하노라 기쁨을 안고 희망과 슬픔에 해갈된 아침의 바다는 카타르시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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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해를 뒤로하고 힘차게 솟아오른 해처럼, 꽁꽁 언 우리 마음을 따스히 녹여줄 시집 〈열애熱愛〉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 시집은 제목에 걸맞게 오랜 시간의 열정이 맺은 결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17인이 함께 엮은 작품집이다.
다방면의 사람들이 모인 만큼 시집에는 각자의 느낌이 뚜렷이 녹아 있다. 광활한 자연과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본 시부터 사랑, 종교, 인생을 노래한 시까지 풍성한 주제를 자랑한다. 특히 다수의 개인전, 그룹전 경험이 있는 화가들은 자신의 작품세계와 결과물을 시로 표현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이들의 작품은 시의 분위기에 맞게 배치되어 시의 감동을 더한다. 은박 포장지/ 뿅뿅 비닐/ 쌌다./ 풀었다./ 전시장에 걸었다./ 운송차에 내맡겼다./ 작업실 초입부터 복잡복잡/ 들쭉날쭉, 삐뚤빼뚤/ 모처럼 임자 있어/ 찾으려고 옮겨 보니,/ 소중하고 귀한 열정의 도가니! -송진영, 「작품」중에서 이미 수십 점, 수백 점 이상의 작품을 작업하고, 전시하고, 타인의 품에 안겨주었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는 언제나 새롭다. 어떻게 하면 더 작품을 돋보이게 할 수 있을까, 안전하게 옮길 수 있을까 고민하는 모습과 설레는 마음이 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흔히들 작품 하나를 완성할 때 ‘산고의 고통으로 낳았다’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열의와 열정을 산고의 고통에 비유한 것이다. 힘든 과정을 겪고 세상의 빛을 보게 해서인지 작품을 마치 자식 대하듯 애지중지하는 화가들이 많다. 이런 마음은 화가 한다의 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림을 찾습니다 I」, 「그림을 찾습니다 II」시가 그것이다. 잃어버린 그림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어머니의 심정에 비유한 시에서는 그림을 대하는 그녀의 결연한 자세가 돋보인다. 특히 이번 시화집에는 보기 드물게 권승근 시인의 한시 4편이 실려 있어 색다른 현대 한시의 멋을 느낄 수 있다. 滿天?雪蔽江山/ 隔世山家萬事閑/ 訪僻村人元來罕/ 無心掃徑舊情斑 하늘 가득한 눈발이/ 산천을 덮으니// 세상과 멀리 있는 시골집에는/ 할 일이 없어 한가하네.// 이 깊은 산골에 찾아올 사람/ 본래 드문데// 무심결에 길을 쓸자니/ 옛 생각이 아롱지네. -권승근,「雪日」 전문 오랜 교사 생활을 끝내고 시골에서 서당을 열고 있는 원로시인의 원숙한 인생의 멋을 보여주고 있다. 직접 그린 그림 외에도 시집에는 여러 장의 풍경 사진이 눈에 띈다. 곳곳에 배치된 사진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이 고운 자태를 뽐낸다. 사진들은 모두 류안 작가의 작품으로, 연출하지 않아도 빼어난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온전히 담았다. 아따 긍께 뭐 땜시 깽깽이라 부른다냐/ 보랏빛 깨끼한복 차려입고 뻐긴다고/ 산골 밭/ 흙투성 아낙네가/ 샘이 나서 그랬당게 -류안, 「깽깽이풀에게」전문 그의 시에서는 토속적인 향기가 물씬 풍긴다. 구수한 사투리와 위트 있고 익살스러운 말투에서는 소박하고 소탈한 멋이 느껴진다. 사진의 주제 역시 도시의 인조 건축물보다는 산수, 경치를 주로 다루었다. 유난히 색감의 조화가 뛰어난 그의 사진에서는 뚜렷한 계절감이 드러난다. 도시의 차가운 건물들에서는 느끼기 힘든 계절의 변화를 자연의 모습을 통해 확연히 깨닫게 해준다. 무엇을 그리 망설이시오/ 삶이 무거운가요?/ 어차피 세상에 두고 갈 삶의 무게/ 인생 수레에 훌훌 내려놓고/ 연민의 정 털어버린 여유로운 나비로/ 먼 여행을 준비하는 것은 어떻겠소/ 인생의 삶이 무거울지라도/ 버리고 비우는 연습을 하면/ 욕심과 아쉬움, 노여움 외로움/ 이도 없는 그곳이 어디메인지… -채길성, 「수레」중에서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 새해는 인생의 마음가짐을 노래한 시 「수레」처럼 자신 안에 있던 헛된 욕심과 마음들을 버리고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어떨까. 지난해에 대한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설렘, 떨림 속에서 예술의 조화로 빚어낸 〈열애熱愛〉를 감상하며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