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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나는 왜 주거 투쟁기를 쓰는가 - 5
1부 주거 투쟁과 함께한 나의 성장기 30대, 주거 투쟁의 최전선에 서다 30대에게 주거란? - 17 백수시절, 월세가 주는 압박감 - 25 예비부부의 전셋집 구하기, 대출부터 발품까지 - 30 서울에서 부산으로, 주말부부의 추억 - 38 ‘바퀴벌레 군단’의 습격 - 41 주거 낭만에 대하여, 반지하에서 하는 그림자 놀이 - 48 이사 목표 - 52 햇빛 잘 들고 공기 좋은 집에 살았지만 - 56 유치원 추첨, 경쟁의 서막 - 60 유치원 합격 후폭풍, 다시 이사를 단행하다 - 64 결혼해야 하느냐, 아이를 낳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 70 ‘확신이 서면 움직여라’ - 75 신혼부부의 주거 선택 기준 - 79 20대, 맘껏 방랑하다 집과 집밖의 경계에서 - 85 부모의 의지로 시작한 하숙 - 88 방 한 칸의 자유 - 92 청춘에게 던지는 쇼펜하우어의 독설 - 98 우편물을 제대로 수령할 권리 - 102 20대, 불확실성의 이면 - 107 주거 형태를 말하기 힘든 사람들 - 110 고시원 명칭을 변경해야 할까 - 114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원룸에 얹혀살기 - 118 20대 주거 독립을 준비하라 - 122 군대라는 공간을 생각하다 - 125 좁은 방, 벽과 나 사이 - 132 처음으로 보증금을 걸다, 달동네 월세방 - 135 유랑하지만 정착을 꿈꾸다 - 138 주거 안락지대를 경계하라 - 142 10대, 주거 투쟁의 이유를 마음에 새기다 집의 의미를 처음 생각하다 - 145 홀은 치킨 가게, 옆에 달린 두 개의 방 - 147 우리 식당은 동네 사랑방 - 151 ‘너거 아버지 뭐 하시노’ - 154 잠시 잠만 자는 방에서 머물다 - 157 우리집에 놀러와 - 160 돼지국밥집 옥탑방 - 163 변소는 멀수록 좋지만, 화장실은 가까울수록 좋다 - 167 사람이 기억에 남는 고등학교 기숙사 생활 - 172 2부 끝나지 않는 주거 투쟁 도시에서 아이를 키우며 산다는 것 이사 이유 - 181 삼희성(三喜聲)이 삼악성(三惡聲)으로 변하는 시대 - 184 아파트 유감, 소심한 저항을 하다 - 187 아파트 층간소음과 경고장 - 191 놀이터는 왜 똑같은 모양일까 - 196 아파트 예찬도 있다 - 201 에어컨 없이 살아보기 - 206 TV 없이 살아보기, TV 두고 살아보기 - 209 홈 CCTV와 아이들 인권 - 213 부모와 자녀의 책장, 도서관과의 거리 - 217 육아에 특화된 주거 공간이란? - 222 교육 유단자들 사이에서 - 226 집은 영원하지 않다 노후에는 어떤 집 - 231 사라진 집을 추억하다 - 234 부에 대하여 - 237 일확천금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 - 240 주거 대박보다 점진적 업그레이드를 꿈꾸다 - 247 환경의 습격, 이민을 고민하는 밤 - 249 직장과 집의 거리가 길어질까 - 253 전원생활이 답일까 - 256 셰어하우스는 어떨까 - 261 낯선 고향 - 264 주거 빈곤과 주거권 - 268 주거가 생존 문제인 사람들 - 274 자아실현의 주거 공간 - 277 온기가 있는 집에 살고 싶다 - 280 | 에필로그 | 나와 당신의 주거 역사 - 283 | 참고문헌 | - 2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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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 세대가 포기해야 하는 것들, ‘포기’라는 것은 다시 말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필요하지만 내려놔야 한다는 뜻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하늘을 찌를 듯 높은 아파트가 올라가고 촘촘하고 빼곡하게 주택이 들어선 요즘 시대에 집을 사지 못했다면 그것은 포기다. 가져야 하는 것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p.20쪽 “원체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한 부부였기에 빛이 잘 들지 않는 반지하라 해도 몸에 이상 징후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태어나서 몇 년간을 이 집에서 보낸 첫째 아이는 비염 탓에 날마다 잠을 설쳐야 했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빈곤한 주거 환경에서 탈출하고픈 마음뿐이었다. 산 주변의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했다. 1년쯤 지나자 아이의 비염은 사라졌다. 우리 부부의 삶의 질도 동반 상승했다.”--- p. 41~46쪽 “20대 대학생 시절, 반지하에서 지내면서도 이상만큼은 하늘을 날아다녔다. 생의 의미를 생각했고, 의미 있는 삶을 꿈꿨다. 앞으로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하나, 저마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어떤 진로를 택해야 하나, 결혼은 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은 일단 제쳐놓았다. 어차피 한때 나그네로 살 인생, 안락한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했다.” --- p.94쪽 “치킨집을 하면서 부모님은 그래도 자식 교육이 걱정됐는지 식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방을 하나 얻어주셨다. 쉽게 말하면 ‘잠만 자는 방’이었다. 씻고 먹고 노는 것은 식당이 있는 본래 집에서 하고, 새로 얻은 방은 형과 내가 공부하고 잠을 자는 용도였다. 우리 방은 취사를 할 수 없었다. 첫 번째 집은 부엌이 달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원래 한집이었지만 세를 놓으면서 나머지 3개의 방은 잠만 자는 방으로 변경한 것 같다. 그곳에서의 생활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본래의 집으로 돌아갔다. 식당이 붙어 있는 떠들썩한 집이었지만 마음만큼은 포근했다.”--- p.157~159쪽 “투쟁 끝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건 서른여섯 살이 돼서다. 대출이 대부분이라 ‘내 집’이라 부르기도 무색하지만, 원금과 이자를 꼬박꼬박 내다보면 15년 만기상환일이 도래할 것이다. 나이 쉰은 넘어야 온전한 내 집을 갖게 되는 셈이다. 까마득하지만 그날은 온다. ‘내 집’ ‘대출’ ‘이자’ ‘만기상환’과 같은 세속의 용어를 언급하면서 투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과연 적절할까. (…) 투쟁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서른을 넘기면서부터다. 직장에 다니고, 가정을 이루고 육아를 하면서 투쟁은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닌 걸 알게 됐다. 하루하루 밥벌이를 고민해야 하고 기약 없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며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야말로 투쟁의 현장이다. 평범한 사람의 미시적 일상도 투쟁이다. 종착지인 줄로만 알았던 내 집 마련이 사실은 정류장에 불과했다. 주거 투쟁의 2막, 3막은 이어질 것이다.” --- p.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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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이력서로 바라본 나의 성장 이야기
집에서 자란 내가 집밖을 나와 다시 집을 찾기까지 저자는 10대에서 30대까지 20여 년간 대략 20여 건의 주거 형태에서 살았다. ‘식당에 달린 방, 식당 집 옆 자취, 기숙사, 옥탑방, 주인집 옆 월세살이, 하숙, 자취, 그냥 월세, 우편물 수령이 어려운 다가구주택, 공동 화장실 옆 미닫이 방, 후배 집에 얹혀살기, 선배 원룸에 얹혀살기, 독신자 간부 숙소, 달동네, 보증금 있는 월세, 반지하, 신혼집, 다가구주택 전세, 주말부부, 급경사에 있는 빌라’, 최근에는 월세와 전세에 마침표를 찍고 보금자리론으로 대출 한도를 꽉 채워 아파트 매매에 성공, 꿈꾸던 내 집 마련을 이뤘지만 2031년이 돼야 대출금을 다 갚고 온전한 내 집이 된다. 20년 전, 10년 전, 5년 전… 살았던 집을 떠올리면 그 공간, 그 시절 있었던 삶의 희로애락이 이야기가 되어 우리들 눈앞에 나타난다. 저자의 이야기도 그렇게 전개된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왜 이사를 많이 다녀야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지만, 그 자신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달리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반지하에서 생활하는 아이가 비염으로 힘들어하고 바퀴벌레가 출몰하는 모습을 보며 ‘지상으로의 탈출’을 꿈꿨다. 아이의 건강 문제는 이사를 해야만 하는 강력한 이유였다. 주거 투쟁의 동기가 가장 확실했던 순간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30대에 부모가 된 저자는 “공기 좋고 볕 잘 드는 곳”을 찾아 도망치듯 이사했다. 결혼과 출산 등으로 책임이 늘어난 30대에는 자기 자신 말고도 가족의 삶과 일상을 살펴야 했다. ‘방 2, 화장실 1’, ‘방 3, 화장실 2’와 같은 집 내부의 구조만이 아니라, 집 주변의 자연환경, 녹지, 도서관, 놀이터, 편의시설 등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게 됐다. 20대는 집을 떠나 맘껏 방황하며 주거 투쟁을 위한 독립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좁은 방이더라도 오롯이 혼자가 되어 생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그 공간이 감사했다. 10대의 중, 고등학생 때는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함께 가게에 달린 방에서 보내기도 했다. 부모님의 일터이자 가족의 생활 공간인 그곳에서 부모님의 삶을 헤아렸고 주거의 의미를 몸으로 배운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마다, 인생의 시기마다 알맞은 주거 형태가 있다. 교통과 실용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고, 친환경적인 조건을 우선순위로 삼는 사람도 있다. 나이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저자의 10대, 20대, 30대에 주거를 생각하는 조건이 달랐듯이, 그 이후와 노년에는 주거관이 또 달라질 것이다. 언제 다시 이사를 할지 모른다. 이사는 완료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들 삶의 과정이 ‘주거 투쟁’의 연속은 아닐까.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주거사를 가지고 있다 나와 당신의 주거 역사는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저자는 책의 한 대목에서 헌법을 소개한다. 헌법 35조 3항. “국가는 주택개발 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 조항의 ‘노력해야 한다’는 구절은 확실하게 주거권을 보장하지 않는 표현으로 한편에서 비판받고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책을 보면 주거권이 왜 인간의 기본권인지, 그저 한 개인(가족)의 일대기와 성장기를 통해 저절로 이해하게 된다. 거창하게 주장하려 하지 않고 일인칭의 개인적 고백을 큰 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더불어 주거를 선택하는 기준이 마냥 넓고 비싼 집을 추구하는 데 있지 않음을 넌지시 들려준다. 저자의 구체적인 경험에서 길어 올린 기록을 읽다보면, 이런 주거 이야기야말로 삶을 이루는 본질이자 생활밀착형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여느 성장소설의 주인공을 생각해본다. 그 여정은, 한 소년 소녀가 집을 떠나 방랑하고 자기만의 세계를 꾸리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한 인간이 세계와의 접점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집’이라고 하는 근원적인 안정감을 주는 공간이 필요하지만, 그 집이 불안함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다. 집 없이 떠돌아다니는 청년 세대들이 적지 않고, 집 사는 것을 포기하고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가거나 집 문제 때문에 결혼과 출산 등을 의지대로 계획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주거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들 각자의 주거 역사는 제각각이어도 주거를 바라보는 공통된 이야기는 있다. 집은 삶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는 것. 주거는 건강과 교육, 결혼, 육아, 자아실현 등을 뒷받침하는 생존 공간이자 생활 공간이라는 것. 주거가 불안해지면 삶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것. 살아온 집, 살아갈 집을 떠올려보자. 그 집은 어떤 모습인가? 나와 가족이 자라고 성장하는 곳,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곳. 일상을 함께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곳. 집이란 바로 그런 장소다. 이 책은 우리의 기쁨과 아픔 그리고 희망을 담은 인생의 장소, ‘집’으로 쓴 내밀한 성장기록이다. 나에게 허락되는 최소한의 공간이 ‘투쟁’으로 획득되는 이 시대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나와 우리 곁의 사람들을 응원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