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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
서론 제1장 일, 고용, 가구 제2장 가족과 계층 제3장 젠더 제4장 돌봄 제5장 몸 제6장 시간과 공간 제7장 음식 제8장 집 결론 참고 문헌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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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회학 분야를 선도하는 학자, 데이비드 모건의 가족연구 입문서
대부분의 한국인은 ‘가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그러나 급격한 가족 형태의 변화와 가치관의 혼재로 말미암아 한마디로 가족을 정의하는 것조차 어려우며 가족의 미래를 조망하는 것이 더더욱 어려워졌다. 게다가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 국제결혼의 증가와 다문화화가 문제를 한층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은 공적인 관심과 정책의 주요한 대상이 되었지만, 현재로서는 가족의 안정과 행복이 증가했다는 뚜렷한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가족연구의 중요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한국의 가족연구 성과를 살펴보면 많은 연구와 대안이 뒤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지만 여전히 연구의 지평을 더욱 확대하고 다양한 연구 방법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세계적으로 가족사회학 분야를 선도하는 연구자인 데이비드 모건의 『가족의 탐구』를 번역, 소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책 전반에 걸친 모건의 강조점은 유동적이고 복잡한, 그리고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가족관계에 있다. 모건이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분석한 것은 1980년대 영국의 가족연구 성과들이지만, 한국의 가족을 연구함에 있어서 이러한 관점과 상황은 오히려 시의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급격한 변화와 이에 따르는 많은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현재의 한국 가족의 상황이 1980년대의 영국과 유사한 국면에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 가족연구의 범위를 확장하고 다양한 연구 방법을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에 관한 연구에서 ‘가족적인 것’의 연구로 가족 관련 사안은 어떻게 수많은 사회생활의 영역에 얽혀 있는가 가족은 하나의 단순한 실체가 아니라, 그 내부에 젠더와 세대를 내포하여, 혼인관계와 부모-자녀관계가 종횡으로 엮여 있는 복합적인 관계망이다. 또한 가족은 사회 내에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친족관계를 통해 가족들의 관계는 확장되고, 가족제도의 외부에는 다른 사회제도들이 있어서 상호 관련을 맺고 있다. 모건은 이 책 『가족의 탐구』에서 이러한 관련성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모건이 다루는 내용은 전통적인 가족사회학의 주제들과는 약간 상이하다. 이 책에서 모건은 가족제도 또는 가족구조보다는 실제적인 가족생활에 초점을 맞추어, 가족과정과 가족실행을 분석한다. 다시 말하면 제도로서의 가족이나 실체를 가진 가족집단의 구조가 아니라 행위자인 가족성원의 관계와 일상적이고 유동적인 가족적 실행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관점에 서면, 가족형태의 변화 또는 이혼율의 변화 등이 아니라 ‘사람’으로 이루어지는 가족적 삶의 과정, 즉 가족의 내?외부에서 행위자(사람)인 가족원들이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모건은 가족을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로 보아야 실제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견지하고 있다. 이 책에서 모건이 택한 ‘가족실행’ 접근법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족과 개인생활 연구 분야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모건은 그 이론적 전제를 탐구하고 정교화하는 작업을 하여 최근 『가족실행 재론』 (2011)이라는 저서를 출판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는 가족에 대한 연구를 ‘가족적인 것’의 연구로 확장하였고, ‘가족관련성’이라는 주제하에 가족과 관련된 광범위한 사안들을 다루고자 한 것이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일과 고용의 세계가 가족생활과 맺고 있는 관계, 계급과 계층이 가족에 미치는 영향, 가족과 젠더와의 관련성 등이 기존의 저명한 토론들을 통해 분석?검토된다. 이 책의 후반부는 다소 새롭다고 할 수 있는 사회 탐구 분야에 대한 검토로 구성되어 있다. 즉 제4장부터 제8장까지의 다섯 가지 주제는 돌봄, 몸, 시간과 공간, 음식, 집 등이다. 또한 혼인관계와 더불어 가족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연령/세대 주제도 (별도의 장으로 편성되지는 않았지만) 세심하게 고려되고 있다. 전반부에서 제시된 일, 계급, 젠더 주제는 후반부 주제를 다루는 기초가 되며 각각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논의된다. 예를 들면 ‘돌봄과 젠더’, ‘몸과 젠더’, ‘시간/공간과 젠더’, ‘음식과 젠더’ 등이 그것이다. 또한 후반부의 다양한 탐구 영역은 모두 가족적 사안과 연결되어 검토된다. 예컨대 “가족실행은 거의 대부분 몸의 실행이다.” “시간과 공간은 가족과정 분석의 전개에서 반드시 따라야 할 중요한 두 축이다.” “하루에 적어도 한 끼 식사를 함께하는 것이 가구 성원권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특성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들 주제는 독립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아니고 ‘음식과 시간’, ‘음식과 몸’ 등으로 각각의 주제가 유기적으로 상호 연관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모건은 가족 관련 사안이 어떻게 수많은 사회생활의 영역에 얽혀 있는지를 훌륭하게 개관하고 있다. 더욱이 모건의 논의는 이들 제한된 주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책 전반에 걸쳐 사회학 이론의 좀 더 일반적인 주제가 적당히 관련된 곳에서 논의된다. 예를 들면 권력, 통제, 공-사, 역사-전기, 종족성, 감정, 시민권, 소비, 리스크 등이다. 또한 ‘영역의 확장’, ‘논점의 확대’, ‘복잡성의 지향’, ‘더 일반적인 사회학적 논점’ 등을 제시하여 가족연구를 사회학 연구 또는 사회학 이론과 연계하고자 한다. 그리고 각 주제별 가족연구가 전반적인 사회학 연구에 줄 수 있는 영향을 각 주제마다 제시한다. 모건은 이를 통하여 영국의 가족사회학이 고유의 연구 주제로 발전했으며 사회학의 핵심적인 분야임을 잘 드러내고 있다. 유동적이고 복잡한 현대 가족생활의 실제를 이해하기 위하여 한국 가족의 경우에는 가족 형태의 단순화와 가족 구성의 다양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가족 가치 측면의 변화와 상호 관련을 맺고 있으므로, 변화가 ‘급격’할 뿐만 아니라 ‘복잡’하다는 특성을 함께 갖는다. 이러한 한국 가족의 변화 맥락을 적절히 고려하면서 모건이 이 책 『가족의 탐구』에서 제시하는 이론적 지향과 다양한 접근법, 포스트모던한 주제들을 적용한다면, 한층 더 심화된 이해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고자 하는 가족 연구자뿐만 아니라, 고도의 유동성과 복잡성을 가진 현대 한국의 가족생활의 실제를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인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예를 들면 “밥 다 먹어야 아이스크림 줄 거야.”라는 엄마의 한마디 말에는 단순한 ‘음식’의 문제뿐만 아니라 부모의 권리와 의무, 세대 간 차이, 가족관계, 권력, 질서와 통제, 젠더, 돌봄, 시간, 몸, 건강, 상업적 이해, 만족의 유예 등 실로 다양한 사회적 주제가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 모두가 우리의 가족실행을 구성하는 것임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