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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 기념물
2. 생활 제일과 3. 신판 '홍보전' 4. …… 생애는 방안지라! 5. 아씨 행장기 6. 조그마한 사업 7. 천냥 만냥 8. 외나무다리에서 9. 행화의 변 10. 태풍 11. 대피선 12. 만만한 자의 성명은 13. 흘렸던 씨앗 14. 슬픈 곡예사 15. 식욕의 방법론 16. 탄력 있는 아침 17. 노동 '훈련일기' 18. 내보살 외야차 19. 서곡 - 작가와 작품세계 - 이해를 돕기 위한 뜻풀이 |
蔡萬植, 백릉白菱, 채옹采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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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느라, 핀 꽃은 지느라 사월 내내 터분하던 하늘이 인제는 말갗게 씻기고 한참 제철이다.
추녀 끝과 앞집 지붕 너머로 조금만 내다보이는 하늘이지만 언제 저랬던고 싶게 코발트 한빛으로 맑아 있다. 빛이 한빛으로 푸르기만 하니 단조하여 싫증이 날 것 같아도 볼수록 정신이 들게 신선하여 끝없이 마음이 끌린다. 바람결이 또한 알맞다. 부는지 마는지 자리는 없어도 어디서 새로 싹튼 떡잎의 냄새 없는 향기를 함빡 머금어다가 풍기는 것 같다. 계봉이는 문지방을 짚고 선 채 정신이 팔린다. 하도 일기가 좋아서 아침에 일어나던 멀로 이내 몇 번째 이렇게 내다보곤 하던 참이다. 옷도 오늘 일기처럼 명랑하게 갈아 입었다. 어제 저녁에 형 초봉이가 바늘을 뽑기가 무섭게 부랴부랴 식모한테 한끝을 잡히고 싹 다려 놓은 새옷이다. 옅은 미색 상사 물겹저고리에 방금 내다뵈는 하늘을 한폭 가위로 오려다가 허리잡아 두른 듯이 시원한 물색 부견사 치마다. --- p.3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