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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젠데스까 안전합니까
원자력과 자연에너지와 우리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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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Ⅰ대담: 3ㆍ11이후_ 이이다 데쓰나리, 가마나카 히토미
01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왜 일어난 것일까 - 구조적 원인/지금, 해야 할 것/출구전략/'전문가'와 '학자'의 역할이란/원자력은 너무어려워서 전문가만 안다?/언론 보도의 문제
02 '안전'이라는 신화
"당장 건강에 영향은 없습니다"/안전도 수직적 관리/원자력 안전 신화의 재생산/"괜찮다고 하니까 괜찮겠죠"/고뇌-원전 입지 지자체가 직면한 문제들/산적한 문제들-보상은? 책임은? 하마오카 원전은?/'안전한 가동'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03 바로 지금 바꾸자!
에너지 100%지급에 도전하다/지역과 마주하다/자연에너지의 가능성과 위험 분산 효과/성장 시장으로서 자연에너지 산업/위험 관리를 진지하게 생각하자/전력 막번체제가 낳은 전력 위기/송전선은 자연에너지 보급에 꼭 필요한 공공재/아키타 현의 실험/지역을 윤택하게 하는 돈의 사용법/스웨덴으로부터 배울 것/무엇을 어떻게 바꿀까/우리가 선택한다!

Ⅱ 인터뷰:"단 한 번이면 지옥이다. 그런데도 한국은..."_ 가마나카 히토미
왜 롯카쇼무라의 어부는 물고기를 잡으며 살 수가 없는가/후쿠시마 사고는 '완전범죄'다? 책임도 반성도 없다/한국 원전 수출? 폐기물을 인수하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해안에 원전 연달아 지어놓은 나라가 무슨 핵무기냐/3%의 시민이 바뀌면 전체가 바뀐다

Ⅲ 강연: 후쿠시마를 근원적으로 묻는다_ 김종철
원자력과 언론/방사능 내부 피폭의 휘머/체르노빌의 목소리/방사능과 자주달개비꽃/오염된 유토피아/시민과 학자-체념을 넘어서/핵무기와 원자력발전/히로시마와 후쿠시마, 천황제 국가의 연속성/탈원전, 문명의 전환 가능성/경제성장 시대의 종언

저자 소개

저자 : 이이다 데쓰나리
1959년 야마구치 현 출생.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ISEP) 소장. 교토대학 원자력핵공학과를 수료하고 도쿄대학 대학원 선단과학기술연구센터 박사과정을 마쳤다. 대형 철강회사와 전력 관련 연구기관을 거쳐, 현재 일본 자연에너지 정책의 권위자로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위원, ‘21세기를 위한 재생가능에너지정책 네트워크’(REN21)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북유럽의 에너지 민주주의], [그린 뉴딜](공저), [일본판 그린혁명으로 경제 고용을 일으키다](공저), [자연에너지 시장](편저) 등이 있다.
저자 : 가마나카 히토미
1958년 도야마 현 출생.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와세다대학 졸업 후 그룹현대와 이와나미영화 등에서 계약감독을 지냈고, 독립영화 [스에차 아저씨]로 문화청의 예술가 해외파견 조성금을 받아 캐나다국립영화제작소에서 공부했다. 귀국 후 NHK와 그룹현대에서 영화작가를 계속하고 있다. 주요 영화로는 [재해는 도시를 습격한다―한신대지진 구급의료의 기록], [피폭자―세상의 종말로], [롯카쇼무라 랩소디], [꿀벌의 날개소리와 지구의 회전]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피폭자] [다큐멘터리의 힘](공저), [내부 피폭의 위협](공저) 등이 있다.
저자 : 김종철
1947년 경남 출생, 서울대학교 영문과 졸업, 전(前) 영남대 영문과 교수, 격월간 [녹색평론] 발행·편집인이다.
역자 : 송제훈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 원묵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내 이름은 이레네], [러셀 베이커 자서전- 성장](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도서), [센스 앤 센서빌리티], [오프라 윈프리의 특별한 지혜] 등을 번역하였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3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23g | 153*224*20mm
ISBN13
9788974835132

책 속으로

이이다_ 제가 원전의 안전조사에 몇 차례 참여하면서 실제 느낀 것은, 도쿄전력을 비롯한 전력회사와 원자력안전보안원에는 원전의 실질적인 안전을 생각하는 문화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절차니까, 형식적으로 ‘안전’을 대비하면 좋다는 발상밖에 없습니다. …… 사실 안을 들여다보면 안전에 관한 보고서는 설계·건설을 도급 맡고 있는 도시바·히타치·미쓰비시 같은 대형 시공사들이 만들고, 도쿄전력은 그들이 작성한 문서에 ‘도쿄전력’이라는 표지를 갖다 붙이는 게 하는 일의 전부입니다.

가마나카_ 일본은 유일한 피폭국이라고 말하면서도 원폭 후 방사성 강하물을 흡입하여 내부 피폭을 당한 피폭자의 건강 피해는 과소평가하고, 일본 정부도 그 피해에 대해선 계속 부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원폭에 의한 피폭으로 인정된 것은 생존해 있는 피폭자의 0.8%에 불과한데, 이 숫자만 봐도 이번 후쿠시마 사태 이후의 경과는 우려할 만한 것입니다. 피폭 치료 자체도 확립되어 있지 않고, 일본 의사들은 피폭 그 자체에 대해서도 그다지 공부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이다_ 사실이 어떤가 하는 것보다 오히려 ‘안전하다’고 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죠. 안전하다고 믿고 싶은 겁니다. 방사능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피폭을 당하는 것도 전혀 모르죠. 냄새도 색도 없으니까. 그러니 더 불안하게 되고, 가능한 한 정보를 널리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가마나카_ 주요 도시가 아닌 일본의 어느 지역을 보더라도 뾰족한 농업·어업 진흥책을 내오지 못하고 있고, 젊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없는 딜레마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 그러한 지역에 막대한 교부금을 동반한 원전이 유치되고 있는 것이죠. 아무리 원전의 안전성이 선전되고 있다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원전이 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 원전 유치 이야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지역 주민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다툼에 휘말리게 됩니다. 일단 원전을 안고 있는 지역은 어느 곳 할 것 없이 그러한 면에서 깊은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 전력회사로서는 신규 입지에 따른 지역 주민 설득이 너무나 힘든 일인 탓에, 한번 원전을 승낙한 지역에 원자로의 신규 증설을 반복해왔습니다. 입지 지자체도 추가 교부금에 흔들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미 교부금에 전적으로 의지해서 지자체를 운영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죠.

이이다_ 이제는 한 곳에 거대한 발전센터를 만들고 그곳이 틀어지게 되면 전력 공급이 끊기게 되는, 에너지의 중앙집권적 모습 자체를 재검토해야만 합니다. 이번에 별로 주목은 못 받았지만, 풍력발전은 지진에도 쓰나미에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가령 몇 개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 시설에 타격이 있었다고 해도, 자연에너지는 소규모 분산형으로 수없이 전국에 흩어지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보면 거의 피해가 없습니다. 한편으로 원전 같은 대규모 중앙 집중형은 시스템으로서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이번에 확실해졌죠.

이이다_ 2010년 자연에너지 클린트리오(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의 전 세계 총 발전량이 원자력 총발전량을 이미 넘었습니다. 다음 3~5년 안에 풍력만으로도 원자력을 앞지른다는 계산도 나오고 있죠. 원자로에는 수명이 있기 때문에 원전의 시대는 세계적 추세로 봐도 종언을 고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제4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에너지 혁명의 와중에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몇 나라만이 이 대열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마나카_ 원전에 수천억 엔씩 융자를 해주고 있는 미쓰비시도쿄UFJ나 미쓰이스미토모 같은 대형 은행에 예금을 하면 그것이 결국은 자신들의 목을 조이는 방향에 투자된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그러한 돈의 흐름을 알아채고 지역의 작은 자연에너지를 만드는 벤처사업에 투자한다는 지혜도 필요하죠. 그렇게 하면 돈은 자신의 지역에서 움직이게 됩니다.

가마나카 인터뷰_ 한국의 방폐장 역시 안전하다고 할 수 없고, 그런 방법으로 폐기해도 반드시 유출될 것이다. 더군다나 만약 한국이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면 수출한 곳에서 나온 폐기물을 한국이 인수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 사람들도 방사능 피폭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것 아닌가. 10만 년이라는 비현실적인 시간 동안 관리가 필요한 것 아닌가. …… 후쿠시마 사고는 이웃나라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사실은 한국 자기들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단 한 번만 일어나도 그것으로 끝이다. 피폭될 수밖에 없다. 방사능 물질이 음식에도 다 들어갈 거고, 계속 퍼지며 멈출 수가 없다. 후쿠시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지옥 같다고 한다. 도쿄도 마찬가지다.

가마나카 인터뷰_ 돈의 원천, 뿌리를 끊어야 한다. 결국 그 돈이 어디서 나왔나. 우리가 세금으로 낸 돈이다. 일본은 에너지 개발 연구비의 80~90%를 원자력에 쏟았다. 너무나 불공평한 일이다. 그런 돈이 악순환을 일으킨다. 그래서 후쿠시마에서 원전 유치에 찬성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떤 일을 겪고 있는가. 가구도 다 두고 왔고, 땅은 앞으로 몇백 년 동안 살 수 없는 곳이 됐다. 기르던 가축과 애완동물도 모두 두고 왔고, 다 죽었다. 국가의 운명까지 걸어가며 전기를 만들어야 하는가? 한국 사람들도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다. 지금 일본에서는 얼마큼의 돈을 내도 방사능으로 오염되지 않은 공기, 물, 음식 등을 구하지 못한다.

김종철_ 이게 방사능의 본질이에요. 엄마 몸속에 들어갔던 방사능을 태아가 다 흡수한 거예요. 원래 자궁에는 독성물질이 태아에게 흡수되지 않도록 방어하는 벽이 있습니다. 아기를 보호하려는 자연의 섭리죠. 그런데 방사능은 예외라고 합니다. 태아는 방사능을 좋은 영양분이라고 오인을 한다고 그래요. …… 그러니까 엄마 속에 들어 있는 이 고농도 방사능을 아기가 전부 다 흡수한 거예요. 엄마는 깨끗하게 해독이 돼버렸고요. 아기는 죽고 엄마는 살았어요. 엄마가 살아남은 것은 아기가 죽었기 때문이죠.

김종철_ 현재를 살리기 위해서 미래를 죽이는 게 방사능이에요. 이게 원자력발전 시스템의 구조적 본성입니다. …… 원자력발전소가 사고를 일으키지 않고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하더라도 가장 골치 아픈 게 핵폐기물 처리 문제인데, 핵폐기물 처리를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지금 없어요. 이것은 앞으로도 방법이 없을 겁니다. 방법이 없는 상태로 계속해서 뒷세대의 과제로 미루고 있어요. 우리 자손들이 이걸 어떻게 하란 말이에요? 이렇게 근원적으로 무책임한 비윤리성이 원자력 시스템을 움직이는 원리입니다.

김종철_ 실제로 미국 사람들이 뜻밖에도 방사능에 제일 많이 오염돼 있어요. 어이없는 일이죠. 그런데도 미국 사람 자신들도 이 사실을 잘 몰라요. …… 정부로부터 보조금 받아서 사람들이 원자로 주변 황무지를 대규모 농장 지대로 만들어 오랫동안 거기서 나오는 농산물과 축산물을 팔아 살아왔는데, 그 땅이 방사능으로 오염된 땅이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면 어떻겠어요? 그걸 인정하면 자기들 평생 살아온 게 너무나 허망하게 되잖아요. 자기들이 방사능 피해를 입어서 이상한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김종철_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무기 확산을 감시한다는 명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원자력 산업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추진 세력을 대변하는 기관입니다. 이 IAEA라는 기관이 얼마나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느냐 하면, 그 위세에 눌려서 세계보건기구(WHO)도 독자적으로 방사능 피해에 대한 정확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도 못합니다. …… 1959년에 IAEA와 WHO가 맺은 협약이 있어요. 서로 상대방의 전문 분야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문제를 다룰 때는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는 그 문제에 대한 조사도, 조사 결과도 공개해서는 안 된다, 그런 내용입니다. …… 체르노빌 사태는 특히 유럽의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에 WHO가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비엔나에서 두 차례나 학술대회를 열었어요. 그러나 학술대회까지만 하고 그 자료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면 아무리 열심히 조사한 것이라도 공인 자료로 인정을 받을 수 없어요.

김종철_ 물론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고 위험이 덜한 세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탈원전 운동이 자본주의의 논리에 갇혀 있는 생활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원자력을 그만두면 무슨 에너지로 대체할 것이냐, 재생가능 에너지로 문명 생활이 가능하겠느냐 하는 식의 논의는 초점이 빗나간 논의입니다. 오히려 문명이란 게 대체 무엇이냐, 인간이 인간답게 산다는 게 과연 무엇이냐, 그런 근원적인 질문이 필요합니다. 지금과 같이 막대한 전력과 에너지를 소모해야만 성립할 수 있는 문명 생활이라면, 그런 문명은 마땅히 폐기해야 한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런 강인한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는 지옥을 보았고, 그날의 충격을 사람들은 ‘3.11’이라 부른다”
-이이다 데쓰나리 가마나카 히토미 김종철,
한 일 양국의 대표적 반핵 인사들, 후쿠시마를 근원적으로 묻다!

‘녹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시민교양문고


사람들은 2001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공격받던 날의 충격을 ‘9.11’이라는 숫자로 단호하게 표현한다. 그로부터 10년이 채 못 돼 인류에겐 또 하나의 충격이 새겨졌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생생하게 목도한 스펙터클은 영화가 아닌 현실이었다. 우리는 지옥을 보았고, 9.11 못지않은 그날의 충격을 사람들은 ‘3.11’이라 부른다.
이 책은 한 일 양국의 시민사회가 배출한 최고의 원자력 전문가들의 대담과 인터뷰, 강연 내용을 엮은 시민교양문고이다. 제1부 이이다 데쓰나리(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장)와 가마나카 히토미(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의 대담은, 일본의 대표적 진보 잡지인 [세카이(世界)]에 실린 대담을 이와나미쇼텐 편집부에서 크게 손보아 펴낸 책으로, 적은 분량임에도 핵심적인 주제들을 쉬운 대화로 풀어내고 있어 당시 몇 달간 베스트셀러 상위 순위에 올라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로 지난 몇 달 사이에 적지 않은 변화들이 있었고 또 우리(한국) 관점에서의 논의들도 반영하기 위해 약간의 수정과 보완 작업을 거쳤다. 수정은 두 대담자와 이메일을 통해 진행했고, 보완은 [프레시안]에 실린 가마나카 감독의 인터뷰(제2부)와,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의 강연 내용(제3부)을 싣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이 책의 제3부인 김종철 선생의 강연 내용(“후쿠시마를 근원적으로 묻는다”)은 이 땅의 학부모와 교사 등 일반 시민들에게 후쿠시마 사태에 관한 근본적인 성찰과 보편적인 공감을 끌어내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출간된 원자력 관련 책들이 대체로 ‘전문가’의 영역이라 여겨져 일반인들에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게 현실이었다면, 이 책은 원자력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가 고민하는 다수의 대중들에게 쉬운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 믿는다. 모쪼록 이 책을 읽는 독자들께서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존재들의 안전에 대하여 연민과 공감을 느껴주신다면 책을 펴내는 출판사로서는 더 바랄 게 없겠다.

‘안전’이라는 신화 - 탐욕의 트라이앵글이 만들어낸 재앙
일본의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사태를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라고 못 박는다. 날벼락이 아니라 일본 정부와 원자력 카르텔, 그리고 언론, 이 탐욕의 트라이앵글이 만든 재앙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원전에 의존한 에너지 체계에서 벗어나 자연에너지로 전환해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그들은 아직 충격과 공포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이 책에서 대담을 나눈 이이다 소장과 가마나카 감독은 메이지 유신과 태평양전쟁 패전에 이어 후쿠시마 사고가 일본의 세 번째 리셋(reset)이 될 거라는 데 동의했다.
대담자 두 사람은 일본 시민사회가 배출한 최고의 원자력 전문가들이다. 이이다 소장은 일본 원자력 산업의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계의 대안에너지 산업에 두루 능통한, 자연에너지 분야의 권위자이다. 시민사회 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안에너지 운동과 관련해 우리나라에도 두 차례 방문한 바 있다.
그리고 현재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마나카 감독은 지금까지의 작품들이 보여주듯이, 시민사회와 전 세계 반핵운동, 에너지 자치 운동을 취재하며 얻게 된 전문적 식견이 관련 지식인들을 뛰어넘을 정도이다. 2011년 여름 이화여대에서 열린 영화 상영회에 참석해 후쿠시마 사태 이후 높아진 한국인들의 탈(脫)원전 흐름에 힘을 더했다.
두 대담자의 쉽고도 간명한 해설 덕분에 일본 원자력·전력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을 우리 사회의 그것들과 한눈에 비교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두 대담자들은 한국은 과연 안전하냐고 묻는다.

“미래로 통하는 문들이 닫히는 순간, 우리의 모든 지식은 파멸할 것이다”
사실 어쩌면 이 책의 백미는 제3부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김종철 선생의 “후쿠시마를 근원적으로 묻는다”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기에 그 내용이 보다 근본적(radical)일 수밖에 없다. 단순히 현재 직면한 원자력과 에너지 문제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망으로 교육 육아 복지?공동체 등 우리 삶의 시스템 전체를 관통한다.
우리가 원자력 문제나 피크오일, 환경?생태 문제에 이토록 관심을 쏟는 것도 따지고 보면 다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함이 아니던가. 단테의 [신곡]에서 “미래로 통하는 문들이 닫히는 순간, 우리의 모든 지식은 파멸할 것이다”라는 문장처럼, 우리의 미래 세대로 통하는 문들이 닫히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가. 최근 녹색당 창당 등의 풀뿌리 움직임도 대중의 이러한 자각(혹은 직관) 위에 올라 있다고 믿는다. 이미 세계의 99%의 시민들은 성장, 세계화, 과학기술 낙관주의 등으로 상징되는 ‘근대’라는 시스템에 균열이 일어났음을 직관적으로 깨닫고, 탈주를 시작하고 있다. 그 거대한 지각변동의 판 위에서, 우리는 어떤 세상을 꿈꾸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그리하여 우리의 지식이 파멸하지 않도록, 미래로 통하는 문이 닫히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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