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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놀로 블라닉
다향 201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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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이건 내 구두가 아니야
2. 못 먹는 감 또는 계륵
3. 과거의 흔적
4. Dejavu
5. Morgue
6. 누가 인형을 살해했나
7. Without a trace
8. Happily Ever After
외전
작가 후기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3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450g | 128*188*30mm
ISBN13
9788966395699

책 속으로

“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 우리 아빠는? 나 어디 다친 거예요? 네?”
뒤로 몸을 빼서 남자를 피한 나는 질문을 퍼부었다. 그러나 남자의 표정은 바뀌지 않았다.
“스물일곱 살이나 되어서 이런 식으로 장난하는 건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 안 해? 당신 없어지는 바람에 걱정한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어? 아직도 어리광 부리는 건가?”
“스, 스물일곱이요?”
남자는 한숨을 쉬더니 결국 몸을 일으키고 두 손을 들었다.
“이젠 정말 질리는군. 당신 마음대로 해. 찾는답시고 전국을 돌아다닌 내가 미친놈이지.”
“저기요,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지 하나도 이해를 못 하겠거든요? 여기가 어딘지 좀 말씀해 주시겠어요?”
내가 아무리 막 나가고, 저 남자가 지금 나한테 화내는 꼴이 상당히 기분 나쁘더라도 초면에 반말하고 따질 만큼 울 엄마가 날 막 키우지는 않았다. 나는 정말 할 수 있는 한 공손하게 물어봤고, 한쪽 눈썹을 치켜 올린 남자는 무슨 성은을 내려 준다는 듯한 태도로 틱 내뱉었다.
“어디긴 어디야. 존스홉킨스. 당신이 열렬히 신봉하는 의학의 온상지.”
“존스홉킨스면…… 그 유명한 대학병원이요? 여기 미국이에요?”
그제야 남자의 표정이 이상하게 바뀌었다.
“그럼 존스홉킨스가 볼티모어에 있지, 서울에 있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이게 말이 돼? 나 여권도 없는데 언제 볼티모어까지 날아온 거야?
“제가 왜 여기에 있죠?”
“나랑 싸우고서 집 나갔잖아. 잭슨빌에서 잘 놀다가 파도에 휩쓸려서 여기까지 호송된 거 기억 안 나?”
이 사람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왜 아저씨랑 싸워요? 아저씨가 누군데요?”
“당신이 제멋대로 시비 걸었잖아. 이젠 남편 얼굴도 기억 안 난다고 하려나 보지?”
나는 뻑뻑한 혀를 간신히 움직였다.
“지금이 몇 년이죠?”
“2017년이잖아!”
눈앞이 까매졌다. 엄마, 2017년 이래. 지구 종말은 5년 전에 끝났나 봐. 다행이지?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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