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529의 다른 상품
|
오랜 작업을 하다 보니 색연필을 다 써 버려서, 모처럼 화방에 다녀왔다. 들어가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곳이 화방 아닐까? 들뜬 마음에 이미 잔뜩 있는 것들도 사 와서는 뿌듯한 마음으로 한켠에 잘 놓아둔다. 새로 사 온 색연필들이 서로 부딪혀 달각거리는 소리가 좋아 자꾸만 필통을 눌러 보고 있다. --- p.8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끊임없이 찾기, 올해는 그것만 생각하자. 도망칠 수 있다면 도망쳐도 괜찮다. 나 스스로를 최우선으로 두는 걸 자꾸만 연습해야 한다. --- p.46 만나서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았는데도 같이 걸을 때 손에 든 짐을 나와 반대편으로 옮겨 드는 모습에 좋은 사람이구나, 확신한 적이 있다. 훗날 이 이야기를 했을 때 그런 사소한 걸로 믿은 거냐며 넌 웃었지만, ‘그 사소한 것’을 배려하는 모습에 나는 어떤 것보다 큰 확신을 했었다. --- p.55 샐러드를 그리고 있다. 잎사귀를 한 장씩 한 장씩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만큼 다양하고 예쁜 색도, 모양도 없겠다 싶어 그림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 p.81 “오늘도 정말 애썼다.“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은 진심으로 마음이 충만해진다.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하는 클라이언트와의 일을 무사히 마쳤고,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싶었던, 너무도 어렵게 느껴졌던 작업을 무탈하게 끝냈고, 감정적으로 나를 힘들게 만들던 사람에게는 정중히 안녕을 고했다. 변한 게 없는 것처럼 보여도 열심히 해 나가고 있다. 정말로. --- p.184 주어진 글을 읽고 상상하며 그림을 그리는 것, 어렵지만 참 좋아하는 일이다. 평소 개인 작업을 할 때는 생각지 못했던 장면 등을 그리게 되어 어색한 결과물이 되기도, 생각보다 더 좋은 그림이 되기도 하니까. 좋은 글을 만나면 그 글에 품는 애정만큼, 그리는 내내 애착이 가는 그림이 나에게도 많이 생긴다. 나도 그런 좋은 글 옆에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그림을 그려 내는 사람이고 싶다. --- p.348 테이블 야자에 볕을 쬐여 주려고 창문가에 30분 정도 놔뒀더니, 그 사이 물이 꽝꽝 얼어 잎이 죄다 노랗게 변해 버렸다. 조금 추워도 볕을 쬐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던 건데. 녹색 빛이 살아있는 줄기만 몇 개 놔두고 잘라내는 내내 마음이 안 좋다. 언젠가 들었던 말 때문일까. 결국 네가 한 행동은 날 위해서 한 게 아니라 네가 좋아서 한 행동이었을 거라던 말. 나는 또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런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걸까. --- p.353 |
|
반복되는 일상에 방점을 찍어 주는
1년간의 삶을 365편의 일기로 기록한 감성 일러스트레이션 북 포근한 색연필 드로잉으로 몽글몽글 그려낸 일러스트레이터 529의 그림일기 “사소한 것들이 나를 지탱해 주고 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서 간신히 씻고 누웠을 때 이불에서 풍기는 좋아하는 섬유 유연제 향이라거나, 언젠가 마음에 와닿아 책갈피로 표시해 둔 책 속의 구절이라거나, 별 내용도 없이 시시콜콜한 친구와의 전화 한 통 같은 것들. 정말 아주 사소한 것들이 계속해서 힘을 내어 날 나아가게 한다.” 일에 치여 나를 돌아보지 못하는 날이 계속될 때 내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건 뭔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뭔지 잊어버리게 된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일을 시작한 후 비슷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529 작가. 문득 그녀는 업무가 아닌 본인의 생활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고 자신이 낯설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림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참 작업 중인 늦은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게 되는 밤에도. 『하루 그림 하나』은 그렇게 1년간의 일상을 365편의 그림일기로 기록한 일러스트레이션 북이다. 좋아하는 글귀를 적기도 하고, 그날의 한 일과 사소한 기분을 적기도 하며 마치 사계절의 변화에 자연스레 몸을 맡기듯 하루하루를 담담히 그려낸 그림과 글엔 그녀의 솔직하고 조금은 부끄럽기도 한 고민과 감정들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일이 한꺼번에 몰려들다가도 어느 순간 사라질까 두려운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고민, 좋아하는 그림과 작업하는 그림의 괴리가 주는 혼란, 쉽지 않은 인간관계 등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주는 건 누구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을 겪어 본 적 있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조급증을 느껴본 적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529 작가의 그림을 보면 다정하고 포근해서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는 열심히 노력하면 그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말이 꼭 사실은 아니라는 걸 알 만큼 나이를 먹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를 위해서 살아보기로 했다.”는 529 작가. 지금 삶에 지쳐 있는 당신이라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매일 올곧게 바라보려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포근한 그림들에 또 하루를 견뎌 낼 위안을 받을 거라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