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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안미란 글 윤정주 그림
창비 2001.04.30.
판매자
J2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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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식탁 위의 꽃
2. 나도 쟤처럼
3. 터미네이터 기술
4. 학교 시스템을 재부팅하시오
5. 딱 한 알만
6. 파충류의 웃음
7. 그깟 다람쥐 한 마리
8. 빼앗긴 씨앗, 빼앗긴 미래
9.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10. 한 점 배추흰나비

저자 소개

저자 : 안미란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으며,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1998년에 눈높이 아동문학상을 받았고, 저서로는『너 먼저 울지 마』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8쪽 | 364g | 153*224*20mm
ISBN13
9788936441920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확인 중
인증번호 : -

책 속으로

진희 어머니는 컴퓨터를 켜고 디스켓 안의 파일을 열어보았다. 그것은 놀랍게도 2년 동안 남편이 쑥갓과 다른 채소를 조심스레 가꾸어 온 기록이었다. 전문적인 기록이라고는 보기 어렵지만 내용이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다. 중간 중간에는 남편의 솔직한 생각들이 적혀 있기도 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남편이 제1세대 씨앗만 거둔 게 아니라 그 씨앗을 다시 심어 제2세대, 제3세대까지 싹을 틔웠다는 사실이다. 남편은 제1세대 쑥갓이 제대로 꽃을 못 피우자 야생종을 교배했다.

"그래, 이거야!"
이 기록이 사실이라면 제3세대에 거둔 씨앗을 가지고 홍평수 이름으로 특허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증거물이 된 쑥갓은 제3세대이다. 콜럼버스사가 가진 유전자 정보하고는 다른 점이 많다. 그들이 판매하는 쑥갓 씨앗과 완전히 다른 품종인지는 더 살펴봐야 한다. 그래도 진희 어머니는 흥분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진희 어머니는 디스켓을 안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전화를 했다.
"진희니? 너 다람쥐 어디서 봤지?"

진희 어머니는 남편의 자전거를 타고 박물관을 나섰다. 페달을 밟는 발에 힘이 넘쳤다. 별내리로 가는 길목에서 진희를 만나기로 했다. 진희는 전화를 받자마자 집을 나섰다. 10분도 안 지나서 어머니를 만났다. 둘은 거북산으로 갔다. 거북산은 멀리서 보아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걸 알 수 있었다. 커다란 간판도 보인다. 이제 드러내 놓고 그린 밸리를 선전한다. 굴착기의 거대한 손아귀가 거북산 허리를 후벼 팠다.

진희와 진희 어머니는 공사장에서 나오는 매운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밭으로 갔다. 진희는 아버지와 씨를 뿌렸던 땅을 '우리 밭'이라고 불렀다. 밭은 엉망이었다. 누군가 몽땅 갈아엎었다. 진희는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그러나 진희 어머니는 달랐다. 성큼성큼 밭으로 걸어가더니 맨손으로 땅을 헤치기 시작했다. 흙 속에 무릎을 박고 뭔가 찾던 진희 어머니가 외쳤다.
"있다!"
진희 어머니 두 손에는 싹이 있었다. 떡잎 두 장 사이로 본잎이 나오는 어린 싹이다.

--- pp.152-154

출판사 리뷰

안미란의『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은 가상의 미래를 통해서 씨앗을 둘러싼 자본의 논리와 생명의 논리가 부딪히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현대 문명이 마주치고 있는 문제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진희는 연구원인 어머니와 박물관 원예사 아버지와 함께 K-32 지역에 살고 있다. 진희 어머니는 쑥갓 꽃을 피운 진희 아버지에게 크게 화를 낸다. 바로 지적 재산권 때문. 예전에는 농부들이 땅에 직접 농산물을 심고 키워서 씨를 받아 이듬해에 그 씨를 뿌렷지만 지금은 '21세기 콜럼버스사' 같은 대규모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씨앗을 사야 한다. 대규모 다국적 기업에서 농산물의 유전자 정보를 밝혀 특허를 신청해 놓았기 때문이다. 21세기 콜럼버스사가 쑥갓에 다 꽃을 피우지 못하고 씨앗을 맺을 수 없도록 특수한 처리를 해놓았기 때문에 진희 아버지가 쑥갓 꽃을 피운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생명체가 마음껏 꽃을 피우고 씨를 맺지 못하게 조작된 상황에서 진희 아버지가 쑥갓을 키워서 몰래 꽃을 피웠다는 사실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일이다.

결국 진희 아버지는 다국적 기업과 정치인의 모략에 의해 감옥에 가게 되고 진희 어머니는 그 일을 통해 "모든 씨앗은 원래부터 그걸 키우는 모든 사람의 것"이며 생명체에다 무조건 자기 깃발을 꽂는 것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다국적 기업의 논리가 생명의 존엄성과 깨끗하고 안전한 음식을 먹을 사람들의 권리를 위협하며, 나아가 우리나라가 외국 기업들의 옳지 않은 주장에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진희 어머니와 뜻을 같이 하는 몇몇 사람들은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이란 모임을 만들어 농작물이 자연스럽게 씨를 맺고 그 씨를 같이 나눌 수 있는 작은 농장을 꾸민다. 진희와 진희 어머니, 감옥에서 풀려난 진희 아버지는 농장에서 배추흰나비를 발견한다. 씨앗을 맺을 꽃이 피고 나비가 찾아오는 땅에서 소중한 기쁨을 맛보게 된다.

오늘의 편리한 과학문명이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문제를 폭넓게 비추며 흥미진진하게 미래 이야기를 풀어간『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은 정보화 사회의 물결 속에서 자라나는 요즘 아이들에게 훌륭한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미래사회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그려낸 윤정주씨의 정성어린 삽화 또한 좋은 볼거리가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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