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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할아버지를 만나다
#2 위로-1 #3 위로-2 #4 위로-3 #5 위로-4 #6 위로-5 #7 응원-1 #8 응원-2 #9 인생은 미완성 #10 그냥 혼잣말 |
정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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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녀가 떠난 것은 나 때문이었다. 가진 것도 없는 내가 그녀를 옆에 두고 계속 살아갈 용기가 없었기에, 또 나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에 그녀를 떠나보냈다. 하지만 난 여전히 그녀가 보고 싶다.
---「나는 초라하다」중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사람의 얼굴이 그제야 내 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주름진 얼굴, 듬성듬성 보이는 정리가 안 된 수염, 색이 많이 바랜 체크 셔츠, 거칠어 보이는 손, 폐지 가득한 손수레. 할아버지와의 첫 만남이었다. ---「나는 초라하다」중에서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 법이다. 사랑도 시작과 함께 이별의 끝이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시작한 사랑은 이별의 끝을 보고 싶지 않았다. 이별의 끝에 홀로 남겨지면, 그 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사랑 참 어렵다. 이별은 그만큼 너무나 가혹하다. ---「독백」중에서 아파야 성숙해질 수 있다고 한다. 왜 아파야만 성숙해질 수 있는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아파야만 그제야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것인가? 아파야만 그제야 상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인가? 아파야만 그제야 소중함을 알아챌 수 있는 것인가? 왜 성숙이라는 단어 앞에는 항상 아픔이라는 단어가 먼저 자리 잡고 있는 것인가? 미성숙한 채 살아가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성숙을 위한 아픔을 겪고 싶지 않다. ---「성숙의 전제조건, 아픔 밤 파도가 데려온 바닷물을 가슴으로 마셨다. 바닷물은 가슴속 슬픔의 잔재를 덮쳤다. 가슴의 갈증은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 바닷물은 갈증을 해결하지 못한다. ---「바닷물은 이온음료가 아니다」중에서 추운 겨울 길바닥에 닿은 발끝이 시리다 못해 아팠다. “야옹” 어디선가 들려온 희미한 울음소리, 무심코 지나가기엔 그 울음이 너무나 쓸쓸히 들렸다. 발걸음을 잠시 멈췄다. ---「위로 #1」중에서 원래 그렇고 당연한 것은 누가 만든 것인지 생각해 본 적 있나?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순응하고 있는 건 아닐까? 원래 그렇고 당연한 것에 갇히지 말게. 지금, 이 순간에도 원래 그렇고 당연한 자네는 변하고 있으니까. 원래 그렇고 당연한 것 따위 없었어. ---「원래 그렇고 당연한 것」중에서 가로 10cm, 세로 10cm, 각도 90도. 정사각형을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 스스로 가둔다. ---「강박 관념」중에서 낡은 바지 주머니 속에서 꺼내어 건넨 꾸깃꾸깃한 알사탕 한 개. 자네는 받을 자격이 있다네. ---「노인의 선물」중에서 소년이 가장 아끼던 구슬은 성장하면서 사라졌다. 골목 한구석에서 친구들과 한 맹세는 현실의 벽 앞에서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스케치북에 그렸던 소년의 부푼 꿈도 현실의 무게를 감당해내지 못했다. 어둠의 한구석에서 바닥만을 응시한 채,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소년의 모습에서 자네는 무엇을 보았는가? ---「소년의 눈물」중에서 태양이 비추는 강렬한 빛에 매료되어 지구는 오늘도 하염없이 태양의 주위를 맴돈다. 자신의 주위를 묵묵히 서성거리며 은은히 비추는 달의 존재를 모른 채. ---「태양, 지구, 달의 삼각관계」중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을 바엔 차라리 그냥 한 번 속 시원하게 넘어지자. 잠시 주저앉아 숨을 고르고 힘을 비축한 뒤, 기합 소리와 함께 일어나 다시 걸어보자. 힘겹게 버티는 것이 인내라고 결론 내리기엔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너무나 멀다. -속 시원하게 넘어지자 ---「응원 쪽지」중에서 미완성에서 완성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희로애락을 온전히 맛보며 나답게 숨 쉬며 살아가고 있음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 오늘따라 유난히 할아버지가 그립다. ---「인생은 미완성」중에서 눈을 떴다. 창가 너머 달빛. 잠든 고양이. 숫자 3과 15가 보이는 시계…. 보았다. 그 사람의 부재를 인정할 수 없기에 볼 수 없었다.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새벽의 흔적」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