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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속초의 배 목수입니다
양장
박현성 사진 김영건,최윤성 공저
책읽는수요일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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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_ 속초에는 배 목수가 있습니다 (김영건)

업業 | 배 목수 | 하루 일당 | 나무 | 도구 | 손 | 나무배 | 조선소 | 명태 | 오징어 | 선택과 후회 | 돈과 밥 | 속초 | 고향 | 청초호 | 영랑호 | 자연 | 집 | 가족 | 웃음 | 냉면 | 커피 | 술과 담배 | 노래 |통일 | 제주도 | 건강 | 나이 | 인생

에필로그_ 진짜로 배 만드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최윤성)

저자 소개 3

사진박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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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로부터 주목받지 못하고 잊히는 것들, 그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또 과거가 되어버리기 전에 온전히 발하는 그 형상들을 담아오고 있다. 사진집 『GLORIOUS』를 출간했으며 최근 『서울의 목욕탕』, 『나는 속초의 배 목수입니다』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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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저김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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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에 있는 작은 동네서점에서 태어났다. 1990년대 서점 호황기의 끝자락을 서점 창고에서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며 보냈고, 2000년대 이후 서점 불황기에는 서점 바깥에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보냈다. 서점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삶을 살았다.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했다. r 발음과 『이방인』의 세계에서 읽고 떠들고 헤맸다. 내 삶이 어느 요절한 불란서 시인의 삶처럼 굳세고 강렬하기를 소망했지만, 졸업 후 공연기획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다. 매일 보도자료를 썼고 포스터와 소책자를 만들었으며, 이따금 소책자 등을 서울에 있는 몇몇 독립서점에 배포하며 뿌듯해했다.
강원도 속초에 있는 작은 동네서점에서 태어났다. 1990년대 서점 호황기의 끝자락을 서점 창고에서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며 보냈고, 2000년대 이후 서점 불황기에는 서점 바깥에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보냈다. 서점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삶을 살았다.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했다. r 발음과 『이방인』의 세계에서 읽고 떠들고 헤맸다. 내 삶이 어느 요절한 불란서 시인의 삶처럼 굳세고 강렬하기를 소망했지만, 졸업 후 공연기획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다. 매일 보도자료를 썼고 포스터와 소책자를 만들었으며, 이따금 소책자 등을 서울에 있는 몇몇 독립서점에 배포하며 뿌듯해했다. 고향을 떠난 지 구 년 만에 속초에 돌아와 아버지의 서점을 잇고 있다. 1956년에 개점한 서점을 지금의 시간에 이식하고자 발버둥치지만, 녹슨 세월 앞에서 자주 고개를 떨군다. 다시 고개를 들면 수만 권의 책들이 일제히 바라보고 있다. 육십일 년된 서점의 이 년차 서점 사람으로 주 육십오 시간을 서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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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저최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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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에 속초에서 태어났다. 200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밴드 스트레칭져니에서 기타와 보컬로 활동, 한대수 트리뷰트 앨범 [물 좀 주소]를 기획, 제작했다. 2013년 미국 메인(Maine) 주에 위치한 The Landing Boatbuilding & Design School을 졸업한 후 속초로 돌아와 현재 칠성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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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19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458g | 170*240*20mm
ISBN13
9791188096855

책 속으로

집 목수하고 배 목수는 달라요. 집 목수는 각을 맞추는 거예요. 집에 쓰는 나무는 바로 서죠. 배 목수는 나무를 틀어지게 해야 해요. 구부러트려야 한다고요. 바른 나무가 없어요. 나무를 구부리는 게, 그게 기술이에요. 그런데 FRP(플라스틱 배) 나오고 나서는 배 목수 일이 많이 줄었어요. 이젠 배 만들 일이 없어요. ---「배 목수」중에서

새벽에 눈만 뜨면 바로 일하러 가서 12시간 일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 그제야 밥을 먹었어요. 그러다가도 뭔 일 있으면, 배가 망가지거나 하면 밤에라도 가서 일해주고 했어요. 다음 날 새벽에 배 타고 작업 나가야 하니까 그 전에 일해줘야 했던 거예요. 밤에 일한다고 돈 더 받고 그런 건 없었어요. 요샌 연금 나오지요, 노인 일자리 해준다고 일 있어서 나가지요, 퇴직금도 있지요. 그땐 퇴직금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그땐 아무것도 없었어요. 딱 하나 있었는데 그게 하루 일당이에요. 하루 일당이, 그게 전부예요. 그러니까 지금은 참 편안해졌지요. 정말 편안해졌어요. ---「하루 일당」중에서

저는 평생 손에 아무 이상이 없었어요. 지금도 일이 있으면 일할 수 있어요. 손이 괜찮으니까요. ---「손」중에서

요즘 FRP는 몰드라고 하는데요, 붕어빵 찍어내듯이 만들기 때문에 잘 만들고 못 만들고 하는 구분 자체가 없어요. 옛날에 목선 같았으면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차이가 좀 났는데 말이죠. 배 좀 아는 사람은 말 안 해도 실력 있는 목수를 찾아와요. 배 목수라고 다 같은 목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무 데서나 만들겠지만요. ---「나무배」중에서

경기가 좋았던 때도 있었어요. 그때는 배 목수도 좋았어요. 돈도 많이 벌고. 조선소도 많았는데 지금은 두 개밖에 남질 않았네요. 수협 어판장 앞에는 사람들이 득실거렸어요. 그때 무슨 얘길 했냐면, 개가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얘기했어요. 그때는 건조장(오징어를 말리는 곳)이 없고 해서 그냥 아무 데서나 오징어를 말렸어요. 온 사방이 오징어였어요. 걸어 다니면 오징어 썩는 냄새가 말도 못했어요. ---「속초」중에서

부산에서 다섯 살 되던 해에 이승만 신문 다르고 이기붕 신문 달랐던 그때, 우린 정말 통일이 된 줄 알았어요. 수양호 선주가 있었어요, 박수연 씨라고. 그 사람이 우리 아버지한테 그랬던 거예요. “이 사람아. 곧 통일되는데 거기 끝에 앉아 뭐해?” 그래서 속초로 올라온 거예요. 고향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 있다가 하루빨리 돌아가려고. 빨리 올라간다고 여기에 온 게 여태까지 눌러앉게 되었지요. 그러니까 62년째 여기 앉아 있는 거죠. ---「고향」중에서

남인수 노래를 좋아해요. 백야성 노래도 좋아하고요. 남인수 그 양반은 청춘에 대한 노래가 많고, 백야성 그 양반은 항구에 대한 노래가 많아요. 둘 다 목소리가 참 좋잖아요. 흘러간 가수들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옛날엔 노래방도 잘 갔는데 이젠 갈 일이 없죠. ---「노래」중에서

지금 드는 생각은 그래요. 40대 중반, 50대 초반 정도만 됐으면,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저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기분이 들어요.

---「나이」중에서

출판사 리뷰

속초에는 배 목수가 있습니다

지금은 관광도시로 더 유명하지만 속초는 원래 어업으로 먹고살던 도시였다. 명태가 워낙 많이 나서 명태 철만 되면 마산이나 거제도 같은 먼 지역에서도 명태를 잡으러 올라왔다. 지금은 폐건물이 되어버린 수협 어판장 앞은 늘 사람들로 흥성거렸다. 오징어 말릴 공간이 부족해 사방에 오징어가 널렸고, 수협 앞에서는 개가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명태 포획량이 급격히 줄었고, 이제는 오징어도 많이 잡히지 않는다. “오 씨는 없어진 지 오래고, 금징어라 불리는 금 씨만 있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다. 어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속초도 많은 게 변했다. 직격타를 맞은 곳 중 하나는 배를 만드는 조선소다. 12곳이나 되던 속초의 조선소는 이제 2곳밖에 남질 않았다. 조선소에서 나무배를 만들던 배 목수들도 다 뿔뿔이 흩어졌다.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고, 아예 손에서 일을 놓거나 소일거리로 목공 일을 하며 지내는 이도 있다.

“평생 구부러진 나무만 찾아다녔어요. 그런 게 있어야 배 만드는 데 좋으니까.”

『나는 속초의 배 목수입니다』는 이제 사람들의 기억 뒤편으로 사라져버린, 그러나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배 목수’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배 목수 양태인(1935년생), 전용원(1952년생) 두 사람이 보낸 평생을 나무배, 도구, 가족, 속초, 담배, 건강 등 여러 키워드를 가지고 꿰어나간다. 그들이 흘려보내는 말들은 평생 한곳에서 하나의 ‘업’(業)으로 살아낸 이들의 이야기이기에 개인의 역사이자, 곧 한 도시의 역사이기도 하다. 나무로 집을 짓는 일과 배를 만드는 일은 엄연히 다르다는 직업을 대하는 자부심, 속초에 사는 다른 실향민들처럼 이북의 고향에 가려다가 속초에 눌러앉게 된 사연, 항상 배와 물고기로 항구가 북적이던 과거의 속초, 나무배를 대체한 플라스틱 배의 출연, 전기 장비보다는 손으로 쓰는 도구가 익숙한 이유 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잊혀간 도시의 풍경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진짜로 배 만드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양태인, 전용원 배 목수의 인터뷰와 사진촬영은 주로 칠성조선소와 각자의 자택에서 이루어졌다. 칠성조선소는 속초에 남은 2곳의 조선소 중 하나로, 이제는 주로 문화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공간이다. 양태인 목수는 오십 년이 넘는 세월을 이곳에서 보냈고, 전용원 목수도 이제는 사라졌지만 칠성조선소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조선소에서 일했다.

이번 프로젝트 진행의 한 축을 맡은 칠성조선소의 최윤성 대표는, 할아버지가 개업한 칠성조선소에서 유년기를 보내면서 배가 활발히 제조되던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은 훗날 그가 가업을 이어 배를 만들기로 결심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와 함께 배 목수 두 분의 인터뷰를 맡은 김영건은 속초의 오랜 동네서점, 동아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동아서점 역시 칠성조선소와 같이 속초에서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대학 졸업 이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속초의 ‘현재’를 살고 있는 이들이, 이 책을 계기로 속초의 ‘과거’를 기록하려는 이유는, 속초의 ‘미래’를 살아갈 그다음 세대에게 그 흔적을 전하기 위함이다. 『서울의 목욕탕』 등 사라지는 것들을 소재로 주로 작업을 이어온 사진작가 박현성의 사진이 그 기록에 깊이를 더한다. 그렇게 한 사람, 그리고 한 도시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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