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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장 흔적 2장 침묵 3장 시간 4장 공간 5장 전쟁 6장 동물 7장 땅 8장 공기 9장 물 10장 불 11장 우리 몸, 각인되다 12장 생태적 뿌리 후기 미주 관련 자료 감사의 글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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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돌고래들이 술, 담배를 너무 많이 해서 암에 걸렸을까?
- 암은 유전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다 “말씀해주세요. 세인트로렌스 강의 흰돌고래들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요? 흡연을 심하게 했나요? 식습관이 안 좋았나요? …… 흰돌고래가 앓는 이유가 그것입니까? 당신은 면역이 있고, 흰돌고래만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십니까?” 213쪽 어두운 강, 호수, 하구 바닥에서 추출한 물질을 건강한 어류에 칠하고, 알에 주입하고, 실험실의 깨끗한 어항에 넣으면 현저한 수의 물고기들이 암에 걸린다. 그리고 실제로 전 세계 바다 어류가 겪는 간암은 오염 화학물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렇다면 그 어류를 먹는 인간들은 과연 안전할까? 저자는 스무 살에 암에 걸렸었다. 그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다른 가족들도 암에 걸렸었다고 말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그녀는 입양아였다. 가족이란, 염색체를 공유하는 집단이기도 하지만 환경을 공유하는 집단이기도 하다. 암에 관해 추적할 때 혈통에만 집중하면 암이란 퍼즐에서 우리가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한 조각에 얽매이게 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373쪽).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암 발생에 있어 유전의 영향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또 우리는 생활방식의 개선을 암 예방법의 중심요소로 다루는 반면, 환경요인은 하찮은 문제로 취급하며 이를 겨냥하는 것을 비효율적인 일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이는 발암물질보다 개인습관을 강조함으로써 암이라는 질환의 원인을 질환 유발물질에 ‘노출’되는지의 문제보다 ‘행동방식’의 틀에 넣어버리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각은 우리들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안심시키지만, 유전 메커니즘이라는 좁은 시각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선택범위를 넘어선 위해물질을 무시하는 것이며 이런 태도는 암의 환경적 근원에 대한 접근을 모호하게 만든다. 《먹고 마시고 숨쉬는 것들의 반란》에서 저자는 그동안 유전과 생활방식이라는 틀에 갇혀서 보지 못했던 ‘암과 환경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깊은 시선을 보여준다. 2009년, 미국에서만 약 148만 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하루 4,000명꼴이다. 1973~2000년에 소아암은 22 퍼센트 증가했고 사망률은 45퍼센트 감소했다. 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구했으나 해마다 암 진단을 받는 아 이들의 수는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이들이 암에 걸린 원인이 위험한 생활습관 탓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어린아이들은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술도 마시지 않으며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에 다니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많이 숨쉬고 먹고 마시기 때문에 공기, 음식, 물속에 있는 화학물질이면 무엇이든 고스란히 흡수한다. 아이들은 몸무게 대비 2.5배 더 많은 물을 마시고, 3~4배 더 많은 음식을 먹고, 2배 더 많은 공기를 들이쉰다. 91쪽 돌고래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흡연은 유일하게 예방 가능한 주요 발암원인이지만, 대부분의 암을 역추적한다고 해서 흡연이 나오지는 않는다. 20~30대 남성들이 가장 흔히 공격받는 고환암은 50년 동안 발병률이 증가했고 지난 10년 동안 23퍼센트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비호지킨 림프종, 식도암, 간암, 췌장암, 신장암, 갑상선암, 방광암, 골수암, 흑색종도 증가했다. 실제로 담배는 일부 암의 위험요인이지만 다른 암과는 그다지 연관성이 없다(94쪽). 우리는 암과 환경 사이에 드러나지 않은 비밀스러운 관계를 알고 있는 것일까. 도대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2. 그 물질이 해롭다는 증거는 없었다 - 우리가 버린 것들 석유화학물질은 1945년에 빠른 속도로 출현하기 시작해 그것의 생산, 활용, 폐기를 감독하는 정부 기능을 집어삼켜 무력화시켰다. 1976년이 되자 6만 2,000종의 합성화학물질이 상업 외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고, 이들 중 몇 개가 발암물질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1. 1960년 말 시멘트 수도관에 플라스틱을 댄 새로운 혁신기술이 도입되어 물맛을 향상시켰다. 하지만 식수는 오염되어갔다. 사람들은 1970년대부터 이 현상을 알았지만 당시엔 퍼클로로에틸렌이 식수에 포함되어도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았다. 결국 1980년에 와서야 플라스틱 수도관 사용이 금지됐다. 하지만 지하수의 14~26퍼센트, 지표수원의 38퍼센트가 이미 오염된 뒤였다. 이 물질은 방광암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140쪽 2. 지난 수십 년간의 생물감시는 미국 아동이 납에 노출되는 주된 원인이 휘발유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계적으로 휘발유에서 납을 폐지하는 법안이 1970년대에 통과하자, 아이들의 혈액 내 평균적 납 수치는 떨어졌다.342쪽 3. 2009년 방향족아민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는 이마제타피르라는 농약을 사용한 농부들의 방광암 발생률이 증가했다고 보고하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 이마제타피르는 일찍이 독일 의사가 경고한 지 100년이 지난 1981년에 와서야 위해화학물질로 등록됐다.30쪽 4. 군용지의 대포와 박격포장 근처에 사는 주민들의 폐암과 유방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대포를 쏘는 데 사용하는 디니트로톨루엔이라는 군용 화학추진제가 공기를 통해 노출된 경우로 확인되었다.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되는 이 물질은 동물실험을 통해 유방암의 원인으로 입증된 바 있다. 139쪽 3. 무엇이 얼마나 해로운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 철저한 독성검사를 거친 건 단 2퍼센트뿐이다 여전히 8만 종이나 되는 화학물질이 우리 주변을 순환하다고 알려졌지만 그중 철저한 독성검사를 거친 건 단 2퍼센트뿐이다. 시장에 화학물질을 들여오는 데 아무런 검사도 필요 없었다. 새로운 규제법이 생겼으나 기존 화학물질은 검사에서 면제되었는데, 그 수가 6만 2,000종에 이른다. 유해물질규제법이 1976년 시작된 이 후 단 5개의 화학물질만이 시장에서 추방되었고 지난 19년 동안 사용금지된 화학물질은 단 하나도 없었다. 독성물질 배출목록의 보고는 제조사들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하지만 이 목록에는 소비재 속에 발암물질이 있다고 명시하지 않으며 소규모 회사들은 면제되기까지 한다(163~166쪽). 우린 나머지 화학물질에 대해 무지하다. “그 물질이 해롭다는 증거는 없다”고 돌려 말하는 데 익숙할 뿐이다. 시중에 약 8만 종의 화학물질이 존재하고 해마다 약 700종의 신물질이 추가 된다. 이 전부를 분석하기에는 실험용 쥐도, 돈도, 시간도 부족하다. 더구나 이 화학물질을 혼합물로 관리할 경우나 물질에 노출된 시기에 따른 효과를 비교할 방법은 아직 없다. 독물학자들은 모든 화학물질의 5~10퍼센트 미만이 인간 발암물질이라고 추정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4,000~8,000종에 달한다. 국제 독물학 프로그램에서 발암물질로 판명된 300~400종의 화학물질 수를 빼면 우리주변을 맴도는, 판명되지 않는 다량의 화학물질 숫자가 나온다(199쪽). 4. 유럽은 금지하고 미국은 허가한 죽음의 물질들 2008년 스톡홀름협약으로 유럽연합과 20개국에서 유기염소계 농약인 엔도설판의 사용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미국은 담배, 토마토, 과일, 채소에 매년 635톤의 엔도설판을 사용한다. 엔도설판은 유방암세포의 성장 속도를 높인다. 194쪽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동물실험의 결과가 곧바로 인간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동물에게 유해한 물질이 사람에게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2003년 미국환경보호청은 특정 계통의 쥐와 우리 인간의 생물학적 차이를 주된 근거로 내세우며 아트라진이라는 제초제의 지속적 사용을 허가하기도 했다(205쪽). 다른 경우도 있다. 1988년 미국의 테이즈웰 카운티의 보고서에 따르면, 염화메틸 900킬로그램이 관리자의 부주의로 인해 공기 중에 배출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염화메틸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 자료가 거의 없어서 인간 발암물질로 분류되지 않았다. 염화메틸은 생쥐의 간암을 유발하고, 쥐 고환의 정자관의 퇴화를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암협회에서 발표한 2007년 조사에 따르면, 동물에게 유방암을 발생시키는 216종의 화학물질이 확인됐다. 그중 73종이 음식이나 소비자 상품에서 발견되었고 35종이 오염물질이었으며, 해마다 29종이 미국에서 대량 생산된다. 14쪽 미국의 식수에서 동물의 유방암 유발물질로 확인된 216종 중 32종의 화학오염물질이 발견되었으나 미국 식수 안전법이 규제하는 것은 단 12종뿐이다. 식수에 함유된 유방암 유발물질 20종이 규제목록에서 빠져 있다. 또한 정부의 규제목록 외에 개인 약물과 샴푸, 화장품, 방충제, 탈취제 같은 성분도 검출됐다. 281쪽 5. 암과 환경에 관한 오해와 진실 모든 사람들이 발암물질과 확인되지 않은 유해물질에 끊임없이 노출되고 있다. 이런 물질은 더 이상 산업 현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반 환경에까지 스며들어, 일상에서 밀접하게 접촉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여전히 얼마나 무책임하게 유해물질들을 만들어내고 또 버리는지, 특정 물질을 다루는 직업들과 암의 관계는 어떠한지, 병원대기실부터 소각장 등 유해물질 배출공간은 어디인지, 우리가 먹는 음식에 사용하는 농약은 무엇인지 등 우리를 둘러싼 공기, 흙, 물, 음식을 하나하나 파헤치며 암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함께 풀어간다. - 암은 시간을 두고 발생한다 1980년대 초, 노스캐롤라이나 미 해병대 캠프의 식수에서 트리클로로에틸렌과 퍼클로로에틸렌이라는 공업 용제가 발견되었다. 그밖에도 벤젠, 톨루엔, 염화비닐 등의 오염물질도 상당량 검출됐다. 하지만 오염은 1950년대에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1989년까지 수십 년 동안 수백만 명의 사람이 오염된 식수에 노출되었다. 하지만 수백만 명이 미국 전역에 흩어진 뒤였다. 추적 결과, 2009년 7월에야 유방암에 걸린 17명의 남성 전역 해병대원을 찾아내 확인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그들은 자신이 암에 걸린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남성 유방암은 매우 희귀한 사례이다. 288쪽 암 연구가 어려운 것은 지역적·시간적으로 고정된 사례를 연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그렇기에 암과 환경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저자는 강조한다. 예를 들어, 보통 암은 오염물질에 노출된 후 한참이 지나야 달한다. 이 시간차로 인해 암과 환경의 연관성을 밝히는 것이 어렵다. 유방암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14세 이후 DDT에 노출된 여성들의 경우 DDT 노출과 유방암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도 찾을 수 없었지만, 14세 이전에 DDT에 노출된 여성들의 경우에는 확연한 연관성이 존재했다. 사춘기 이전에 노출된 여성은 이미 유방이 발달된 후에 DDT에 노출된 여성에 비해 유방암 진단을 받을 확률이 5배나 높았다(48, 129, 136쪽). - 암의 발생 원인은 복잡다단하다 음주와 직업적 위해성이 모두 작용해서 발발하는 간암 같은 특정 악성종양의 원인은 어떻게 간주할 것인가? 직업적 위해성과 흡연이 손을 잡고 음모를 꾸민 폐암과 방광암은 또 어떤가? 농약 잔여물이 미치는 영향은 ‘오염’과 ‘식습관’ 중 어느 쪽에 해당할까? 나중에 암에 더 잘 걸리게 만드는 독성물질은 어떨까? 대상 경로를 방해하고 비만을 유도하는 오염물질들의 혼합물은 어떻게 해야 할까? 위험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상용화된 방대한 양의 산업용 화학물질의 발암능력을 전혀 검증하지 않았는데 환경이 암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추정할 수 있을까? 387쪽 우리는 많은 물질을 만들어냈지만 그것의 독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알지 못하고 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고 더구나 알리려 하지도 않고 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한 세부자료를 이용해 인간의 건강과 환경 사이에 실제로 존재하는 심각한 연관성을 의심스럽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다른 변수를 제거한 채 단일한 물질을 조사할 뿐, 오염물질의 혼합물이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인간의 건강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등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후성유전학의 영역과 내분비계 교란이라는 요소들을 아우르며 이야기한다(21쪽). 암이란 단일 원인으로는 해명이 불가능한, 복잡한 상류의 상호작용을 동반한 생태학적 질환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암의 상류는 하나의 원천에서 비롯되지만 강줄기들의 네트워크는 펼쳐지고 다시 연결되기도 하는 하나의 강이다. 388쪽 - 그것은 발암물질이 아니다. 하지만…… 암의 근원은 다수 존재하며 염화비닐과 과도한 음주처럼 주로 다양한 요인의 조합에 노출돼 나타난다. 저자는 그 사례로 오존과 이산화질소 등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사람들은 배기가스와 암이 존재하는 것은 알지만 그 둘이 연결됐는지는 잘 모른다. 오존은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라는 두 종류의 증발기체의 상호작용을 촉진시킬 때 생성된다. 질소산화물은 차량 배기관과 굴뚝에서 배출되고,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집을 페인트로 칠하고, 차에 휘발유를 채우고, 도로 포장공사를 하고, 옷을 드라이클리닝할 때 공기 중으로 떠오른다. 고전적 개념으로 따지면 오존은 발암물질이 아니다. 그럼에도 오존은 발암현상이라는 복잡한 세포작용을 돕는다. 강력한 독성물질인 오존은 기도에 염증을 유발하고 폐로 들어가려는 외부 입자를 걸러내는 신체 기능을 방해한다. 그 입자들 중 일부는 발암물질이다. 이산화질소 역시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267쪽).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공기 중으로 방출된 유기화학물질들이 대기에서 합성되어 서로 반응해 완전히 새로운 물질로 변해 공기 중의 주요 발암물질이 된다는 근거가 제시되기도 했다(261쪽). 그뿐만이 아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지도 않은 전혀 다른 종류의 공기오염물질이 존재한다. 그들은 미립자와 초미립자다. 이 입자들은 금속, 기름, 산, 탄화수소일 수도 있고 이 모든 것일 수도 있다. 이 입자들은 혼합물의 혼합물이다. 미국 환경호보청은 2.5마이크로미터보다 큰 입자들은 단속하지만 미립자와 초미립자는 측정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단속을 포기한다(261쪽). 2009년 미국 환경보호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기오염으로 인해 2억 8,500만 명의 미국 주민 전체에 암 발생위험이 증가했다고 결론 내린다. 100만 명 중 36명이 숨을 쉬다가 암에 걸린다. 계산해보면 총 1만 260명의 암환자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63쪽 6. 3만 3,600명의 희생자 환경요인으로 인한 암 사망률 추정치가 정확하다고 했을 때, 미국에서 해마다 의도치 않게 독성화학물질에 노출되어암에 걸리는 사람이 3만 3,600명이라는 뜻이다. 환경요인으로 인한 미국 내의 암 사솸자 수는 살인사건의 희생자 수를 훨씬 웃돌고, 연간 자살자 수보다 많다. 이 수치는 매년 유전성 유방암으로 사망하는 여성의 수보다 많다. 또 간접 흡연으로 인한 폐암 사망 추정치의 10배가 넘는다. 그 3만 3,600명 중 빠르게 고통 없이 죽은 사람은 없다. 그들은 신 체부위를 절단하고 방사선을 쬐고 화학요법을 받았다. 병원과 호스피스 병동에서 남몰래 수명을 다하고, 하루 92건의 장례식이라는 수치로 조용히 땅에 묻혔다. 우린 그들이 누구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익명성이 이런 폭력을 멈추게 하지는 않는다. 2007년 산업계 동향에 따르면, 발암물질로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37만 8,522톤의 물질이 우리 주변의 공기, 물, 흙 속에 배출됐다. 이런 점에서 보면, 사망한 3만 3,600명은 살인사건의 희생자나 다름없다 (393쪽). 7. 공기, 물, 흙 속에 스며드는 것들 미시시피 강 입구에 펼쳐진 멕시코 만 물속에는 메릴랜드 주 크기만 한 데드존이 있다. 합성비료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비료는 질소를 공급해 옥수수를 더 빨리 자라게 한다. 이 비료가 빗물을 따라 도랑으로 흘러들어가고, 도랑이 시내로 이어지고, 시내는 강이 되고, 강은 바다로 가면서 해조류와 같은 효과를 야기한다. 해조류가 무성하게 자라면 바다 공간 내 산소를 다 빨아들이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생명이 죽는다. 239쪽 모든 것들은 다시 돌아온다. 보이지 않게 천천히 다가온다고 오지 않는 건 아닐 것이다. 《침묵의 봄》에서 레이첼 카 슨은 발암물질이 식량생산체계의 기본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시대에 산다는 게 얼마나 기이한 일인지 언급한 적이있다. 그녀가 수십 년 전에 제초제의 위험성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초제와 살충제는 끊임없이 만들어졌고 그와함께 제초제에 내성을 지닌 잡초들도 1980년 말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내성 잡초 330종을 확인했다(235쪽).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해충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고농도의 제초제는 작물 스스로를 망치기에 제초제에 견딜 수 있는 다양한 종이 유전공학기술로 개발되었다. 저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 일리노이 주를 이야기한다. 2004년, 일리노이 주에 심은 옥수수의 3분의 1이 유전적으로 가공한 계통이었고, 그래서 더 많은 화학 잡초 제거제를 뿌릴 수 있게 되었다고.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키우는지 더 모르게 됐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이런 걸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들도 사라지고 있다.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에서 우리가 당면한 암 발생의 실제적 근거들이 거대한 그림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그녀는 우리가 사는 환경에 타의에 의해 독성물질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 권리가 있고, 그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권리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것이 그녀의 마지막 유언이었다. 《먹고 마시고 숨쉬는 것들의 반란》 의 저자 샌드라 스타인그래버는 레이첼 카슨이 그리고자 했으나 못 그렸던 그림의 한 부분을 펼쳐 보여주며 그녀의 유언을 훌륭하고 섬세하게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