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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
손장환
리사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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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 봄
느림보 토끼와 살기
어머니가 먼저냐, 아내가 먼저냐
자식을 버려라
잘 주고 잘 받기
삼식이 새끼 vs 삼식 님
같이 또 따로, 따로 또 같이

2장 여름
부부의 시간은 빨리 간다
부부싸움의 수호신
가정이 우선이다
티 타임의 정사
아직도 같이 자요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3장 가을
거절해야 산다
우리 부부는 몇 점?
쇼핑은 사랑이다
갱년기라서 그래
여행은 현재 진행형
산은 높고 골은 깊다

4장 겨울
당신의 온기를 느끼고 싶어
지혜를 구하라
눈사람 만들기
역지사지
종교는 같아야 좋다
아름다운 이별

저자 소개 1

경동고,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중앙일보에서 체육부장과 부국장을, JTBC에서 보도국 문화스포츠부장을 지냈다. 중앙일보 출판 계열사인 중앙북스 상무로 일하다 퇴직했다. 1년 동안 쉬면서 버킷리스트인 미국횡단 드라이브와 성경 세 번 통독을 마쳤다. 무역회사 감사와 민물장어 양식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았다. 나이 60을 넘어 혼자 쓰고, 혼자 책 만드는 1인 출판사 LiSa를 차려 제3의 인생을 시작했다. 저서로 1인 출판사 첫 책인 부부 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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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328g | 137*200*20mm
ISBN13
9791196654207

책 속으로

결혼한 뒤에 나의 노력으로 배우자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꿀 수 있을까. 인생의 선배들은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라고 가르친다. 나 역시 알고는 있었으나 ‘하지만’, ‘나는 할 수 있다’,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어’라며 아내를 내 식으로 바꾸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결론은 같았다. 내가 변해야 변한다. ---「느림보 토끼와 살기」중에서

갑자기 깨달음이 왔다. 나는 아내 편인가, 어머니 편인가. 같은 편이라면 같은 방향으로 서서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하는데 내가 과연 아내와 같은 편에서 같은 곳을 봤던가. 분명히 아니었다.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 나는 항상 아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당신은 내가 자기편이라고 믿고 결혼했는데 나는 여전히 어머니 편이었으니 당신이 그동안 참 외로웠구나. 당신은 혼자였구나.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어머니가 먼저냐, 아내가 먼저냐」중에서

나도 몇 년 전부터 앉아서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상했는데 따지고 보면 대변 볼 때와 같은 자세인데 이상할 것도 없었다. 좌변기 좌대조차 올리지 않고 소변을 보는 남편 때문에 여전히 수많은 부부가 언쟁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앉아서 소변’은 먼 나라의 일이다.
하지만 자기 집 화장실에 남성용 입식 소변기가 따로 없다면, 소변을 본 즉시 화장실 청소를 하지 않는다면 ‘앉아서 소변’은 아내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삼식이 새끼 vs 삼식 님」중에서

아내와 함께하는 드라이브의 좋은 점은 멋진 경치를 구경하고, 맛있는 것을 먹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짧으면 서너 시간, 길면 여덟 시간 이상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둘 만의 오붓한 공간에서 얘기하는 게 가장 좋다. ---「같이 또 따로, 따로 또 같이」중에서

부부의 섹스는 양은냄비가 아니라 뚝배기가 돼야 한다. 초기에는 서툴고 불만족스럽더라도 서서히 끓어올라 오래 지속돼야 결혼생활도 오래 만족스러워 진다. ---「아직도 같이 자요」중에서

아차, 내가 거절을 못한 게 이 사람의 기회를 뺏은 게 됐구나. 딱 부러지게 거절을 하는 게 오히려 이 사람을 도와주는 거구나. 사고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순간이었다. ---「거절해야 산다」중에서

부부싸움이 잦거나 이혼을 생각하는 부부를 보면 내 생각보다 기준이 너무 높다. 좋은 것은 평가절하하고, 나쁜 것은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정도인데 좋은 것은 1점, 나쁜 것은 10점으로 받아들인다면 나쁜 일이 한 번만 생겨도 좋은 일 열 번을 한꺼번에 까먹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면 결혼생활은 당연히 불행할 수밖에 없다. ---「우리 부부는 몇 점?」중에서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의 레이크 루이스도 그랬다. 출장 차 갔다가 이 아름다운 광경을 혼자 본다는 게 너무 미안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생각지도 않던 ‘20년 근속휴가’라는 게 생겼다. 선배들에게 욕을 먹건 말건 그대로 아내와 함께 캐나다 로키를 향해 떠났다. 직접 렌터카를 운전해서 주차장에 세우고, 아내의 손을 잡고 루이스 호수를 향해 걸어가던 그 벅찬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여행은 현재 진행형」중에서

큰 애가 중학교 들어갈 때쯤 아내가 교사 임용고사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재수, 삼수 끝에 합격했다.
“사실 이혼하기 위해서 시험 준비했던 거예요. 경제력이 있어야 독립할 수 있잖아요.”
그런 거였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내게 아내가 말했다.
“걱정 말아요. 이젠 이혼생각 없어졌으니까.”
당시는 엄청난 파도였는데 지나고 보니까 해프닝이었을 뿐이다. 그렇게 ‘위기의 부부’들은 파도를 헤쳐 나간다. ---「산은 높고 골은 깊다」중에서

‘돈을 모으려면 결혼을 하라’는 말이 있다. 혼자서는 계획적인 생활이 힘들다. 결혼하면 계획이 생기고, 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가 절실해진다. 미래가 보이지 않아 결혼도 포기하고, 출산도 포기하고, 내 집 마련도 포기하는 젊은이들에게 결혼 이전보다 결혼 후에 더 풍족해지는 역설을 말해주고 싶다. ---「눈사람 만들기」중에서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왜곡이 된다. 생각만 했는데 말을 한 것처럼 입력되기도 하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기억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내가 그 때 안 된다고 했잖아.”
“당신이 언제 그랬어. 그런 말 한 적 없어.” “내가 분명히 안 된다고 했어.”
이쯤 되면 나의 기억을 의심하기보다 배우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언쟁은 더욱 격렬해진다. ---「역지사지」중에서

우리 부부는 가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한다. 나는 아내에게 “내가 당신보다 먼저 죽기를 기도한다”고 말한다. 상심 증후군이 남자에게 많이 나타나듯이 어차피 누군가 혼자 남는다면 여자가 남는 게 좀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아내는 “누가 먼저 가느냐는 하늘의 뜻이니 마음의 준비만 합시다”한다. 부부끼리 죽음을 진지하게 얘기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를 충실하게 살기 위해서다.
그 날이 왔을 때 서로 손을 꼭 잡고 “그동안 나와 살아줘서 고마워요. 행복했어요. 사랑해요. 천국에서 만납시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아름다운 이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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