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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백 퍼센트 ‘나’를 이루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복원되고 싶지 않다. 나는 삶을 원한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지만 기억을 잃은 제나. 어머니는 제나에게 어린 시절 모습이 녹화된 디스크를 주며 기억을 되찾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영 수업과 발레 발표회, 피아노 연습을 하며 믿기 힘들 정도로 바쁜 인생을 사는 제나의 인생은 현재의 제나가 ‘수용하기에 벅찰 정도로’ 너무나 충만하다. ‘허무한 인생을 사는 지금의 제나’와는 어딘가 모를 괴리감이 느껴진다. 제나처럼 걷기, 제나처럼 말하고 웃기 등 예전의 제나처럼 행동하려 하면 할수록 어쩐지 자신이 ‘진짜’가 아닌 것만 같다. 제나는 무언가를 자꾸 숨기려 드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의심하고, ‘서둘러, 제나’ 하고 자꾸 환청처럼 들려오는 소리의 원인을 찾으려 애쓴다. 그러다 제나는 팔에 상처를 입게 되고 그 상처를 통해 자신의 몸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두뇌의 핵심부, 그들은 그것을 나비라고 부르더구나. 나비는 아직 네 안에 있단다.” 새롭게 구조된 뇌, 겨우 살려낸 미세한 세포 조각에서 배양된 피부, 업로드된 기억. 온전한 것은 두 뇌의 십 퍼센트에 해당하는 ‘나비’라고 불리는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 심지어 부모님은 프리마 발레리나가 되기에 알맞게 제나의 키를 5센티미터 줄여서 재생시켰다. 제나는 괴물처럼 변한 자신의 몸을 들여다보며 자신에게도 과연 영혼이 남아 있는지 의심한다. 그러나 제나는 교통사고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가는 과정을 통해, 지금 자신이 현재 느끼고 받아들이는 공기와 감정들이 오롯한 ‘진짜’ 나를 이루는 것임을 점차 깨닫게 된다.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다져지는 나의 정체성 “우리는 선택해야만 했어…… 아는 길을 선택해서 너를 살리든가, 널 죽게 내버려 두든가. 세상에 어떤 부모라도 우리와 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 어머니 “십 퍼센트. 네 두뇌의 십 퍼센트. 그것밖에는 살려 내지 못했어. 그냥 죽게 내버려 뒀어야 하는데.” - 릴리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는 것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고통스럽단다.” -벤더 씨 “예전에 내가 억울한 마음 때문에 괴로워할 때, 상담 의사가 우리 모두는 어떤 식으로든 우리 부모나 유전자, 혹은 환경의 창조물이라고 말하더라.” -앨리스 제나 폭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을 관찰한다. 주변 인물과의 연결 고리를 통해 자신이 과거에 어떤 존재였고, 현재에 어떤 존재이고 싶은지 탐색해 나간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두뇌를 스캔하고, 법 따위는 개의치 않는 부모님, 카톨릭 신자로서 제나의 존재를 용납할 수 없지만 결국 제나에게 탈출구를 열어 주는 할머니 릴리. 제나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질타, 할머니와의 뼈아픈 대화 속에서 점차 자신만의 답을 찾아간다. 또한 제나의 친구인 이웃집 벤더 씨와 대안학교에서 만난 앨리스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제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젊은 시절 일어난 사건 때문에 타인의 이름을 빌려 살아 온 벤더 씨는 제나에게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며 삶에 대한 용기를 북돋워 준다. 반면 사고로 팔다리를 잃고 보철기구를 달고 살아가고 있는 앨리스는 약물의 오남용, 유전자 변형, 인간성을 잃게 만드는 과학에 대해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비판한다. 지켜지지 않는 윤리 규정과 맹목적인 과학 발달로 인해 자신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잃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나는 앨리스를 통해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존재로 받아들여질지 끝없이 고민한다. 그리고 그럴수록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경외감, 사랑하는 사람을 만지고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변한다. 따라서 세상도 변할 것이다. 나는 그것만은 확신한다.” -제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