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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시즈카 할머니의 지혜
제2화 시즈카 할머니의 동심 제3화 시즈카 할머니의 불신 제4화 시즈카 할머니의 추문 제5화 시즈카 할머니의 비밀 옮긴이의 말 |
Shichiri Nakayama,なかやま しちり,中山 七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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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해? 도대체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더 큰소리치기 전에 빨리 꺼져.”
눈앞에 있는 까까머리가 이미 화가 난 듯 호통을 쳤다. “아, 알겠습니다.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 「첫문장」 중에서 “그럼, 할머니는 정의를 뭐라고 생각해” “그거야 간단하지.” 당연히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즈카는 선뜻 대답했다. “정의란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 일, 굶고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빵을 나눠주는 일이지. 정의는 그걸로 충분해.” 너무나도 싱거운 대답이라 반론하려 했지만, 확실히 정의는 그것만으로 필요충분하다. 역시 할머니는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그 청년의 얼굴이 떠올랐다. 경찰관이라고 하기에는 한없이 무방비한 행동. 온화한 눈이 굉장히 인상적인 그 남자는 이 질문에 뭐라고 대답할까. --- p.26~27 지푸라기는 아니지만 물에 빠졌다는 심정으로 그녀에게 매달리는 것도 묘안일지도 모른다.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니 정오가 되려면 10분이 남았다. 그녀가 다니는 대학교는 점심시간이 대체 몇 시부터지? 연락할 타이밍을 못 맞춰 감점당하고 싶지 않은 기분을 누르고 가쓰라기는 휴대전화에서 고엔지 마도카의 연락처를 찾았다. --- p.42~43 가쓰라기가 작은 감사 인사일 뿐이라고 하면서 꽤 비싸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건 할머니에게 보고해야 할까. 슬쩍 살펴보니 그 눈은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숨겨도 이 할미는 전부 알고 있단다─ --- p.72 “그만하세요!” 자연스레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나왔다. “사과라면 저도 해야 해요.” 뭐, 가쓰라기가 얼굴을 들었다. 이젠 멈출 수가 없었다. 가슴 근처에 맺혀 있던 것과 같이 말이 흘러나왔다. “이번도 그리고 지난번 사건도 제가 해결한 게 아니에요. --- p.139 아스미 씨. 당신이 말한 것은 진짜야. 아무래도 이 안과 밖은 다른 세계인 듯해. 아스미 씨가 말하는 기적을 우리는 사체 유기 사건이라고 해─ --- p.160 “혹시 재판관이 되고 싶다면 이 말을 명심하렴. 사람을 재판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정의, 가치관과 대치한단다. 즉 자기 자신을 재판하는 일이야. 그래서 자신 없는 판결을 내리면 안 되지만 판결을 내렸는데 만약 그것이 원죄임을 알았을 때는 퇴임할 각오를 해야 해. 왜냐하면 자신의 재량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해 버리니까.” --- p.235 늘 그렇듯이 정론을 듣고 있으면 등이 쭉 펴지는 느낌이 든다. 이런 설명은 평범한 사람이 입에 담으면 겉치레라고 들리겠지만 법률가였던 시즈카를 잘 아는 마도카에게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마음속으로 슥 들어왔다. 타인에게도 엄격하지만 그 이상으로 자신에게도 엄격한 어른─ 고엔지 시즈카는 그런 품격이 있는 여성이다. --- p.307 “마도카 말대로 분명 쾌활하고 상냥한 노부인이시겠지. 하지만 너무 가까워서 실감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틀림없이 마도카 할머님은 마녀야. 천하의 경시청 수사1과가 갈팡질팡하는 사건을 마도카가 보고 들은 사실을 전한 것만으로 해결하니까.” --- p.321 “법률가 선배로서 할 조언은 이제 없어. 남은 것은 네가 여러 사람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혜를 쌓는 일이야. 말해 두지만 법조계는 냉엄한 세계란다. 늘 약한 자신과 대립해야 해. 분명 울고 싶을 때도 있을 거야. 그럴 때는 민폐든 뭐든 상관없으니 가까이 있는 사람 손을 잡으렴. 겨우 그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일이 많이 있으니까.” --- p.354~3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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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뭐든지 알고 있다”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는 수사1과 형사 가쓰라기, 법률가를 지망하는 여대생 마도카, 마도카의 할머니 시즈카가 등장하는 이야기 다섯 편을 묶은 단편 연작소설이다. 각각의 이야기의 구성은 경시청 수사1과 형사 가쓰라기는 어려운 사건을 맡게되지만 곧 난관에 빠지고 여대생 마도카에게 도움을 청한다. 마도카는 가쓰라기와 함께 사건 현장을 꼼꼼히 둘러보고, 본 것을 자세히 할머니인 안락의자 탐정 시즈카에게 전달하며 그녀의 도움으로 사건의 트릭을 하나씩 풀어간다. 이러한 틀 아래에서 각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확장해가다가 마지막에는 마도카의 부모님이 당한 사고에 관한 큰 하나의 트릭까지 해결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하나하나 트릭을 풀어 사건을 해결해가는 본격 미스터리의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각 이야기를 통해 시즈카 할머니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정의, 법, 원죄 등과 같은 것으로 사회파 미스터리의 분위기 또한 물씬 느껴진다.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묘미 중 하나는 ‘나카야마 월드’인 그의 세계관을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등장인물인 시즈카 할머니는 전직 재판관으로, 나카야마 시치리의 또 다른 작품 『테미스의 검』에서 주인공 와타세 경부가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아갔던 재판관이다. 즉 『테미스의 검』에서 사건에 휘말려 재판관 자리에서 물러난 시즈카가 20년 후의 모습으로 다시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에 등장한 것이다. 현지에서 출간된 순서에 따르면 『테미스의 검』보다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가 더 앞서 시간상 역행하지만, 국내에서는 『테미스의 검』이 더 먼저 출간되었기에 국내에서 출간된 순서대로 작품을 읽은 독자에게는 더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시즈카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 출간된 『날개가 없어도』에서 대활약한 이누카이 형사도 모습을 비춘다. 가쓰라기의 선배 형사인 것이다. 이렇듯 이미 나카야마 시치리의 팬이라면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를 읽으면서 무척 반가운 인물들을 만나며 즐거울 것이다. 물론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처음 읽는 독자도 이 책으로 ‘나카야마 월드’로의 탐험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할머니와 손녀 콤비의 맹활약! 경악을 금치 못하는 반전! 『안녕, 드뷔시』의 저자 나카야마 시치리의 안락의자 탐정 코지 미스터리! 나카야마 시치리는 현재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가장 핫한 최고의 작가임이 분명하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비교적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는 집필속도로 써냈으며, 각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짧은 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 그는 작품을 쓸 때 편집자와 의견을 교환하며 작품의 방향을 정하는 편이라고 한다.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도 그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편집자와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코지 미스터리의 요소를 포함할 것, 그리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 ‘미스 마플’ 이야기에 착안할 것이라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한다. 미스 마플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만들어낸 안락의자 탐정으로 현장에 나가 직접 취재, 관찰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추리만으로 사건을 푸는 인물이다. 시즈카 할머니 역시 안락의자 탐정으로 그녀는 손녀 마도카에게 들은 정보에 의지해 사건을 추리해 풀어간다. 다음으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에서 고안한 듯한 요소는 사랑 이야기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는 마지막에 남녀 용의자가 맺어지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물론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에 등장하는 사랑 이야기는 그것과는 다르지만 남녀 간의 감정과 연인 관계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가쓰라기와 마도카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서로의 호감을 확인하고 서로의 상황과 상처 등에 깊이 공감하며 가까워진다. 치밀하고 날카로운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에 사랑 이야기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막상 작품을 읽으면 그런 생각은 사라진다. 어느 한 방향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채 균형적으로 이야기가 구성되고 전개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제5화 ‘할머니의 비밀’에 등장하는 대반전이다. 이에 대한 현지 독자들의 반응도 꽤나 뜨겁다. 혹자는 나카야마 시치리답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황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뭐 어떤가? 엔터테인먼트 소설인 걸....나카야마 시치리표 대반전을 경험하고 싶다면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어서 이 책을 펼쳐 드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