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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의 반타작 인생
이진훈
나무와숲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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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글

1부 반타작 인생

반타작
한다복(韓多福) 선생의 다복기(多福記)
지공도사(地空道士)들의 하루
강 건너 파라다이스
기쁜 나의 저승길
돌아온 몸짱
박 의원님 주례사(主禮史)
아들딸들 보아라
술조사
스물여섯 한때
반띵 협약
휴대전화가 없어서 행복하다고?
안이토리(安二土里)

2부 언제든 돌아갈 자신이 있다

하루 세 끼가 꿀맛입니다
언제든 돌아갈 자신이 있다
SUB-3
그거 아세요? 나무꾼과 선녀의 뒷이야기
사 · 과 · 드 · 립 · 니 · 다
한 방에 날리다
될성부르지 못한 나무
Naked Party
불난 집
구닥다리 신기술
늦가을 삽화
프라하에서 새 길에 눈을 뜨다
아버님, 처음 뵙습니다
하굣길

3부 사람이 그립다

사람이 그립다·1 - 마지막 식사 대접
사람이 그립다·2 - 유도자원방래 불역락호(有盜自遠方來 不亦樂乎)
사람이 그립다·3 - 딸라 모으기
사람이 그립다·4 - 진주 목걸이
사람이 그립다·5 - 5일장 풍경
사람이 그립다·6 - 거짓 부고장
사람이 그립다·7 - 내기 골프
사람이 그립다·8 - 병술년에는 개가 되고 싶다
마흔일곱에 죽다

작품해설 우리 시대의 죽비 소리 _ 이경재(문학평론가·숭실대 교수)

저자 소개 1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교육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2004년[시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37년간 교직에 몸담았으며, (사)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사)K문화독립군 부회장, 한국미니픽션작가회 회장을 역임했다. 미니픽션 작품집 『베이비부머의 반타작 인생』 『혼자, 괜찮아』를 비롯한 미니픽션 공동작품집 1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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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46g | 147*210*20mm
ISBN13
9788993632750

책 속으로

“그래요, 반타작. 어디 농사뿐이우? 나는 마누라와도 결혼 생활을 반타작만 했다우. 스무 살에 결혼해서 쉰에 마누라 잃고 올해 팔십이니 함께 산 세월 삼십 년, 혼자 산 세월 삼십 년, 그래 이렇게 혼자 살지 않우? 어디 마누라와 산 것만 반타작인지 아시유? 자식 농사도 반타작이라우. 아들딸 모두 여덟을 낳았는데 글쎄 어려서 셋이나 잃어다우. 남아 있는 자식들 중에 제 밥 제대로 먹는 놈이 반, 이 늙은 애비 곳간만 쳐다보는 놈이 반, 그저 인생은 반타작 정도 하면 그런대로 산 것 아니겠수?”
--- 「반타작」 중에서

결혼 후 두 딸을 낳고 그 식솔들을 먹여 살리려 새벽밥을 허겁지겁 쑤셔 넣고 출근하면 오전 내내 버스 안에서 발 한 번 제대로 뻗지 못하고 앉아 있어야 하는 시내버스 기사 노릇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점심은 배차 시간에 쫓겨 선 채로 냉수 들이켜듯 국에 만 밥을 마셔대다 보니 소화라고 제대로 될 것이며, 운행 중에 목이 탄다고 냉수인들 마음껏 마실 수가 있을까. 시흥동을 출발하여 동대문을 돌아 다시 시흥동 종점으로 되돌아오려면 세 시간 넘게 걸리는 긴 노선이었으니 마음껏 냉수를 들이켰다가 중간에 생리 현상을 해결할 수가 없어 큰 낭패에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고역도 그런 고역이 없었다.
--- 「돌아온 몸짱」 중에서

니들 말 듣고 자제하고 집에 들어앉아 죽치고 며칠 지내고 보면 좀이 쑤시고 그들이 그리워지더구나. 사근사근 말 걸어 오고, 여기저기 쑤시는 데 주물러 주고, 매일매일 전화로 안부 물어 오고. 이게 다 거짓말인데, 이게 아닌데 하며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면서도 몸은 벌써 문밖을 나서고 있었으니 나도 나를 모르겠더구나. 뻔히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에미가 빠져든 것이지. 옛날 천둥벌거숭이 니들 아버지하고 연애할 때 홀딱 빠져든 것처럼 그랬던 것이란다. 그래도 그들이 칼 든 도둑보다는 낫다는 생각도 했단다. 긴긴 밤 말똥말똥 누워 있을 때는 도둑이라도 찾아들기를 바란 적도 있었기도 했단다. 도둑에게 돈 몇 푼 쥐어 주고 말동무하며 밤을 지새우고 싶기도 했단다. --- 「아들딸들 보아라」 중에서

“나 시집 안 갈래요. 새끼들 낳아 봐야 저 모냥들인데. 으이구 인간 말종들.”
“뭔데, 왜 그래. 흥분하지 말고 차근차근 말이나 해봐.”
“아 글쎄, 저 인간들이 치매에 걸린 어머니 모시기 내기를 한대요. 셋이 친형제 사이인데 꼴찌 하는 놈이 치매 걸린 어머님을 모시고 살기로 했다네요. 무슨 피지에이 선수들이라고 오케이한 번 없이 눈에 불을 켜고 치고 있다네요.”

--- 「사람이 그립다·7 - 내기 골프」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남아 있는 자식들 중에 제 밥 제대로 먹는 놈이 반, 이 늙은 애비 곳간만 쳐다보는 놈이 반, 그저 인생은 반타작 정도 하면 그런대로 산 것 아니겠수?”

먼저, 1부 ‘반타작 인생’의 첫 글 「반타작」에서 작가는 인생에서 반타작만 해도 그런대로 산 것 아니냐고 말한다. 정년퇴임 후 시골로 내려와 농사를 짓고 있는 김 노인이 간밤에 멧돼지들이 떼로 몰려와 고구마밭을 온통 헤집어 놓은 것을 보고 투덜대자, 마을 토박이 박씨 할아버지가 “아직 욕심을 비우려면 한참 먼 것 같”다며 “나는 팔십 평생 이 산골짝에서 땅 파먹구 살면서 씨앗을 뿌릴 때마다 반타작이나 해 먹게 해주십사 하고 저 축령산 산신령께 빈”다고 말한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이처럼 간단명료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아가 “어디 농사뿐이우? 나는 마누라와도 결혼 생활을 반타작만 했다우. 스무 살에 결혼해서 쉰에 마누라 잃고 올해 팔십이니 함께 산 세월 삼십 년, 혼자 산 세월 삼십 년, 그래 이렇게 혼자 살지 않우? 어디 마누라와 산 것만 반타작인지 아시유? 자식 농사도 반타작이라우. 아들딸 모두 여덟을 낳았는데 글쎄 어려서 셋이나 잃어다우. 남아 있는 자식들 중에 제 밥 제대로 먹는 놈이 반, 이 늙은 애비 곳간만 쳐다보는 놈이 반, 그저 인생은 반타작 정도 하면 그런대로 산 것 아니겠수?” 하는 말에서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느끼게 된다.

그런가 하면 「반띵 협약」에서는 노부모와 미혼 성인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낀 세대’가 된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이른바 ‘반띵 협약’을 제시한다. 편한 군대 생활을 원하는 아들의 청을 단호히 거부하고, 이후에도 결혼을 하거나 무슨 일로 돈이 필요하면 아들도 필요 자금의 반을 가져오라는 ‘반띵 협약’을 통해 자기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2부 ‘언제든 돌아갈 자신이 있다’에서도 짧은 글 속에 삶의 진실을 드러내면서도 읽는 재미가 만만치 않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사·과·드·립·니·다 」는 돈 잘 쓰고 사람 좋은 이형우 과장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드립니다-이형우”라는 글의 제목에 등장하는 사과를 놓고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잘못을 사과한다는 글을 그의 과수원에서 생산한 사과를 공짜로 준다는 것으로 오인한 데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Naked Party」에서도 “패션쇼 마지막 날 그동안 달고 다니던 명찰(ID CARD)을 떼고 하는 파티”를 “벌거벗고 질탕하게 노는 파티”로 오해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이경재 교수(숭실대 국문과)는 “언어에 대한 예민한 의식, 일상을 응시하는 날카로운 시선이 어우러져 짧지만 예리한 이진훈식 미니픽션이 완성”된다고 평한다.


“쉼 없이 걸어라”, “욕심을 버려라”
- 단순히 ‘늙은 자(老人)’가 아니라 ‘쉼 없이 걷는 자(路人)’ 되기


3부 ‘사람이 그립다’에서는 노인들의 외롭고 서러운 삶을 그린 「사람이 그립다」 연작 8편과 함께 이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미니픽션 「마흔일곱에 죽다」가 실려 있다. 홀로 외롭게 사는 할머니가 집에 든 도둑을 붙들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그립다 2-유도자원 불역락호(有盜自遠方來 不亦樂乎)」, 아내를 먼저 앞세우고 혼자 외롭게 지내는 박 영감이 “거짓으로라도 내 부고장이나 보내야” 자식을 만날 수 있다고 탄식하는 「사람이 그립다 6-거짓 부고장」, 심지어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누가 모실 것인지를 두고 내기 골프를 하는 비정한 형제들이 등장하는 「사람이 그립다 7-내기 골프」 등은 노년의 외로운 삶을 가슴 아프게 보여준다.

반면 「마흔일곱에 죽다」는 정년퇴임 후 자신의 인생을 새로 개척하고, 나아가 자신의 죽을 자리까지도 선택하는 정 교장을 통해 주체적인 노년의 삶을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다. “쉼 없이 걸어라”, “욕심을 버려라”로 대변되는 정 교장의 삶을 통해 인생의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늙은 자(老人)’가 아니라 ‘쉼 없이 걷는 자(路人)’”(이경재)로서의 삶이 의미하는 바를 곱씹게 하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베이비부머 세대의 지나온 삶과 현재의 삶을 통해 삶의 진실을 드러내고 우리의 폐부를 아프게 찌르는 『베이비부머의 반타작 인생』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물론이고, 자식 세대도 꼭 한번 읽어 보면 좋을 것이다.

추천평

AI(인공지능) 시대라 일컬어지는 지금, 인간의 서사적 욕망을 담아내는 유력한 그릇 중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미니픽션이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빨라진 세상의 속도와 리듬을 담아내기에 촌철살인의 미학이 숨쉬는 미니픽션은 안성맞춤인 것이다.
작가 이진훈은 현재 한국미니픽션작가회 회장으로서, 미니픽션계를 대표하는 문인이다. 그의 작품집 『베이비부머의 반타작 인생』은 그가 작품으로서도 한국의 미니픽션을 대표하는 문인임을 증명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36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니픽션의 핵심적인 특징은 그 짧은 분량 안에 삶의 진실을 드러내면서도 읽는 재미를 주는 압축미와 날카로움에 있을 것이다. - 이경재 (숭실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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