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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쓸데없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어느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취미 수집 생활
김은경
북라이프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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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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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_ 그냥, 좋아서

Chapter 1. 맘에 드는 것이 없어서 : 패브릭
당신은 가고 나는 남았다 _ 덧신
여름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_ 어메니티 주머니
빵순이의 순정 _ 빵가방
쓸데없는 이야기 : 프리랜서 카페전전기

Chapter 2. 무한을 엮는다 : 뜨개
스밀라를 위하여 _ 워머
혹시 여자 좋아하세요? _ 티매트
고양이를 부탁해 _ 마실 가방
쓸데없는 이야기 : 카나리아형 인간

Chapter 3. 포근한 것이 그리울 때 : 펠트
크리스마스이브는 역시 악몽 _ 트리와 산타
노다메를 듣다 _ 몽구스 브로치
이놈의 장비병 _ 애플 펜슬 케이스
쓸데없는 이야기 : 커터칼을 애정함

Chapter 4. 오래 묵혀도 좋아 : 가죽
궁극의 가방 _ 카드 지갑
자발적 비독립에 필요한 것들 _ 여권 커버
이제 와 결혼을 할 것도 아니고 _ 아이패드 케이스 거치대
쓸데없는 이야기 : 형님이라 불리다

Chapter 5. 사소한 일상이 우주를 말하는 법 : 프린팅
외출의 조건 _ 달력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_ 스토리지북
백수 사용 설명서 _ 스탬프
쓸데없는 이야기 : 몰스킨에 대하여

Chapter 6. 내가 만든 세상 : 미니어처
완벽주의자의 절망 _ 피규어
독립동을 꿈꾸며 _ 집 모형
신은 디테일에 머문다 _ 레고 커스텀
쓸데없는 이야기 : B급도 좋다

Chapter 7. 일상을 대하는 자세 : 새활용
쓸 만한 쓰레기 _ 커피 필터 노트
인생 2회차 _ 양가죽 주머니 & 태슬
가끔 디자이너입니다 _ 배너 크로스백
쓸데없는 이야기 : 짧은 머리를 권함

Chapter 8. 감정을 기록하다 : 월간 드로잉
달달을 폭식하거나 불안을 후벼 파거나 _ 꿈 일기
이 정도 거리가 딱 좋습니다 _ 이모티콘
도구 수집형 인간 _ 3D펜
쓸데없는 이야기 : 미술한 사람

맺음말 _ 방구석 취미

저자 소개 1

프리랜서 디자이너. 존재감 없는 범생이로 순순히 점수 맞춰 대학에 입학했다가 졸업할 때쯤 돼서야 ‘이건 아니구나’를 깨닫고 디자인학과에 다시 들어가는 인생 최대의 삽질을 감행했다. 그렇게 배운 재주로 취직해 십여 년을 일했다. 한 평짜리 파티션 속에서 모니터와 태블릿을 벗 삼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이걸로 먹고살 때가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가죽 공예에서 뜨개질, 제과제빵까지 짬짬이 다양한 일들을 짬짬이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일로 밥을 벌어먹진 못한 채 취미로만 즐기고 있고, 여전히 디자이너로 일하는 중이다. 첫 책 『오늘도 쓸데없는 것을 만들었습니다』는 이렇게 살아가면서 그러모
프리랜서 디자이너. 존재감 없는 범생이로 순순히 점수 맞춰 대학에 입학했다가 졸업할 때쯤 돼서야 ‘이건 아니구나’를 깨닫고 디자인학과에 다시 들어가는 인생 최대의 삽질을 감행했다. 그렇게 배운 재주로 취직해 십여 년을 일했다. 한 평짜리 파티션 속에서 모니터와 태블릿을 벗 삼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이걸로 먹고살 때가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가죽 공예에서 뜨개질, 제과제빵까지 짬짬이 다양한 일들을 짬짬이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일로 밥을 벌어먹진 못한 채 취미로만 즐기고 있고, 여전히 디자이너로 일하는 중이다. 첫 책 『오늘도 쓸데없는 것을 만들었습니다』는 이렇게 살아가면서 그러모은 다양한 취미를 소개하는 에세이로, 쓸데없다고 생각했지만 차곡차곡 쌓여 나라는 사람의 일부가 된 취미 생활의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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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06g | 128*200*20mm
ISBN13
9791188850587

책 속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까. 마음 가는 대로 이것저것 배우다 보면 그중에 답이 있을 줄 알았다. 답이 없는 물음인 것도 모르고 벌 수 있을 때 번 돈과 들일 수 있을 때 들일 시간을 몽땅 쏟아부어 버렸다. 한 우물만 팠다면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는 행운아가 됐을지도 모르는데. 흥미가 떨어지면 계속할 끈기도 사라져버려 미련 없이 그만두길 반복하다 보니 어느 것도 초급 이상의 수준에 오르지 못한 채 모든 삽질은 취미로 남았다. 그런 씁쓸한 상념에 빠지면 이런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 이만큼 했으면 됐지 뭐.
그냥 되는대로 살자!
--- p.8

결국 늘 그렇듯 오늘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빵을 샀다. 비닐봉지를 받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계산을 마친 빵은 가방에 마구 집어넣어 버린다. 그렇게 가방 안에서 다른 내용물과 뒤섞여 어딘가 뭉개지고 부스러진다.
모양이 망가진 빵을 가방 구석에서 주섬주섬 꺼내다 보면 십여 년 전 짧은 여행 중 잠깐 들렀던 파리의 어느 가게가 떠오른다. 비닐이 아닌 종이 한 장에 돌돌 말아주던 그곳의 바게트, 그게 그렇게 부러워진다.
가방 속에서 납작하게 눌려버린 모양새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빵을 위한 전용 가방 하나를 만들기로 했다. 내 마음속 어딘가에 꽁꽁 숨겨져 있을 코딱지만 한 파리지앵의 낭만을 담을.
--- p.30

[무한대를 본 남자]라는 영화가 있다. 천재 수학자에 관한 이야기인데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물론 은유적인 표현이겠지만 만약 무한대가 눈에 보이게 시각화된다면 뜨개질에 가깝지 않을까? 한 땀 한 땀 실을 엮다 보면 작은 무늬들이 끝없이 반복된다. 내가 끝내지 않는 한, 뜰 수 있는 실이 계속 주어지는 한 영하 270도에 떨고 있다는 은하수에 둘러줄 목도리도 만들 수 있다. 마치 아르키메데스가 지렛대와 지렛목만 주어진다면 지구를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했던 것처럼.
--- p.44

“지금 안 가면 언제 또 가보겠냐….”
신신당부를 하는 나에게 엄마가 말했다. 몇 년 만의 해외여행에 들뜨신 줄만 알았더니 저런 소릴 들으니 속상하다. 이왕이면 옆에서 수발하면서 함께 여행을 즐기는 살뜰한 딸이었으면 좋을 텐데 영 글렀다. 좋은 직장, 넓은 아파트, 잘난 사위를 가진 엄마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었지만 불가능한 바람이 되어버린 것처럼. ‘나 대신 이거라도 데리고 다녀주세요’ 하는 마음으로 꼬물꼬물 만든 여권 커버나 쓱 쟁여드린다.
--- p.100

마감이 하루 더 가까이 온 다음 날, 여전히 걱정만 가득하고 진도는 그대로다. 전날 떴던 텀블러 가방을 다시 하나 떴다. 이번에도 두어 번 풀었다 뜨기는 했지만 어제보다 나아 보였다. 옳거니, 올여름 들고 다닐 가방은 너로 정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아직 끄진 못했지만 왠지 잘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뜨개의 효과인지도).
뭔가를 만들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항상 망쳐도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심조심, 살살, 걱정하면서, 주저하기보다는 마구, 되는대로, 중간에 되돌아오기도 하고, 그러다 잘 안되면 잠깐 쉬기도 하면서.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번 혹은 다다음번에는 첫 번째보다 훨씬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 p.171

출판사 리뷰

“잘해야 할 일투성이인 삶에
서툴러도 괜찮은 일 하나쯤은 필요한 법이다.”

먹고사느라 골치 아플 때, 숨 쉴 틈이 되어준 취미들

프리랜서, 40대 비혼 여성, 두 번 나온 대학, 짧게 깎은 머리,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오래된 주택까지 저자의 삶을 이루는 많은 것들은 ‘이래야만 한다’고 세상이 정해놓은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대체로 꿋꿋하게 살고 있지만 옆에서 누군가 툭 던진 말에 밑도 끝도 없이 미래에 대한 불안이 찾아올 때, 저자는 바삐 손을 놀려 티매트를 뜨고 가죽 지갑을 만든다. 독학으로 터득한 것이라 제대로 된 도안도 없고 순서도 없다. 어떨 땐 정석으로 하면 수월한 일을 돌고 돌아 완성하기도 한다.

우리는 공부나 업무, 육아 무엇에서든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기를 늘 요구받는다. 하지만 취미는 다르다. 도안대로 뜨개질을 하지 않아도, 빨간 실 대신 파란 실로 수를 놓아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완성하지 않아도 괜찮고 만들었던 것을 다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해도 상관없을 뿐만 아니라 잘할 필요도 없다. 지금 내 손에 주어진 재료를 이용해 마음 가는 대로 무언가를 만들다 보면 ‘어차피 사는 건 누구나 1회차인데 실수하면서 서툴게 살면 뭐 어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사는 데 꼭 필요하지도 않은 취미 생활을 다룬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걸 잘해야 한다고 외치는 팍팍한 세상에서 못해도 괜찮은 것 하나쯤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취미는 때로 외로운 프리랜서 생활을 견디게 하는 친구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게 만드는 촉매제이기도 하며, 새로운 사람과 인연을 맺는 도구이기도 하다. 저자는 취미 활동이 비록 밥벌이는 되지 못했지만 다양한 취미를 시도해보는 시간이 쌓여 나라는 사람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이 소개하는 취미 수집 생활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인생의 숨 쉴 틈을 내어줄 나만의 취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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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삽질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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