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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최수철 장편소설 페스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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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철
문학과지성사 201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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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저자 소개 1

1958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문과 및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맹점」이 당선되면서 등단했으며, 이외에도 1998년에 윤동주 문학상을, 1993년에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수철은 답을 알지 못한다고 확신할 때 좋은 소설을 쓴다, 그는 분명한 행동 대신 모호한 의식을 표현하려고 한다"는 문학평론가 김인환씨의 말처럼 해답불가능한 문제, 일탈적인 주제를 드물게 촘촘한 문체로 엮어내는 그의 소설은 일반적으로 읽기가 힘들다. 데뷔 때부터 작가는 글을 너무 어렵게 쓴다는,
1958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문과 및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맹점」이 당선되면서 등단했으며, 이외에도 1998년에 윤동주 문학상을, 1993년에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수철은 답을 알지 못한다고 확신할 때 좋은 소설을 쓴다, 그는 분명한 행동 대신 모호한 의식을 표현하려고 한다"는 문학평론가 김인환씨의 말처럼 해답불가능한 문제, 일탈적인 주제를 드물게 촘촘한 문체로 엮어내는 그의 소설은 일반적으로 읽기가 힘들다. 데뷔 때부터 작가는 글을 너무 어렵게 쓴다는, 그야말로 비판 아닌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작가도 이런 저런 시도를 했었다고 한다. 독자가 읽어주어야지, 하는 쪽으로 애써 의미를 맞춰보려고도 하고, 자기 성찰적인 글쓰기를 위해 어지간한 노력도 기울였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의 이질적이고 독자적인 소설 형식은 한국문단에서 최수철을 중요한 작가이자 예외적인 작가로 평가받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설집으로 『공중누각』(1985), 『화두, 기록, 화석』(1987), 『내 정신의 그믐』(1995), 『분신들』, 『모든 신포도 밑에는 여우가 있다』, 『몽타주』, 『갓길에서의 짧은 잠』, 『포로들의 춤』, 장편소설로 『고래 뱃속에서』(1989),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랑』(4부작, 1991), 『벽화 그리는 남자』(1992), 『불멸과 소멸』(1995), 『매미』(2000), 『페스트』(2005), 『침대』,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독의 꽃』, 장편동화 『물음표가 느낌표에게』 등이 있다. 윤동주문학상(1988), 이상문학상(1993), 김유정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르 클레지오의 작품 『사랑의 대지』, 『매혹』, 『우연』, 『타오르는 마음』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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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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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5.99MB ?
ISBN13
9788932016627

책 속으로

“우리가 우리 자신의 개성을 잃어갈수록,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도덕적 판단도 함께 잃게 된다. 그래서 내가 위기에 빠지고, 세상도 위기에 빠지는 거지. 전부터 나는 읽는 사람들을 들쑤셔대는 글, 불꼬챙이처럼 세상 아무 데나 닥치는 대로 찔러대는 글을 쓰려고 했지. 그러다가 그게 본의 아니게 한 편의 소설이 되면 더 바랄 나위가 없었어. [……]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세상도, 타인들도, 죽음도 내 학교라는 사실이야.”
“죽음은 우리에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삶을 좀더 절실하게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인간의 오만함 앞에서 불멸에 대한 욕망과 죽음에 대한 무의식적인 충동은 하나입니다.”

--- p.

줄거리

“아무런 수고도 필요 없도다. 지옥의 심연으로 내려가는 일에는. 음침한 무덤의 문은 밤낮으로 열려 있기 때문. 그러나 위쪽으로, 천상의 밝은 대기로 되돌아가는 것은 고통의 길로 이어지리.”
(비르길리우스의 이 시귀는 소설의 도입부에 위치하면서 동시에 이 소설 전체의 이야기 얼개를 가리키고 있다.)
* 참고로 ‘무망’의 사전적 의미는 애써 바라다; 별 생각이 없다; 남을 속이다; 희망이 없다 등이다. 이 작품에선 북위 37° 03′ 45″ 동경 37° 03′ 45″ 에 자리 잡은 구체적이면서 모호한 색깔의 도시로 등장한다.

자살예방센터 OSP에 근무하는 센터 부책임자 강시우와 사업2부 팀장 최동호는 절친한 친구 사이이나 대인관계나 일 처리 면에서 상이한 면모를 보인다. 그런 그들에게 공동의 해결 과제는 원인 모를 자살자들이며, 함께 겪는 일은 자살 사건이 빈발하는 것과 모종의 관계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수많은 꿈 꾸기이다. 자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강시우는 시립정신병원 부속 자살기도자 감화원의 연구원 신명인을 만난다. 그녀 역시 과거 자살 경험을 갖고 있으며, 시우는 외모와 생활 모두 평범하지 그녀와 업무 이상의 강한 정신적 결속감을 유지하고 있다. 동호는 오랜 연인 유정과의 결혼을 앞두고 시체 주변을 배회하는 컬렉터, 이장호를 은밀하게 뒤쫓고 있다. 한편 무망시의 자살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되자, 대책 회의가 개최되고, 여기에 시청 시민 복지국 직원들과 시립병원 정신과의사로 거칠고 저돌적인 행동파 한기형 등이 참여하면서 OSP와 연계활동을 벌인다.

한편 OSP가 지원하고 있는 무량주식회사의 자살방지약 신제품 설명회에서 직원 김성수를 통해 무망일보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작가 임서상(작가 최수철의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가수 진유열, 의사 한기형, 무용수 서문주, 영화감독 전치운, 목사 장신수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목사 장신수는 며칠 뒤 동호와 유정의 결혼식 주례를 맡는데, ‘우란강 기도회’라는 명상촌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한기형의 친형이기도 한 혜강 스님과 만나 무망시의 자살 사태에 대한 ‘TV대담’을 펼친다. 그리고 돌연 김성수가 자살한 채로 발견되면서 그날 함께했던 강시우 등은 더욱 강하게 ‘자살, 자기 파괴에 대한 영감’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한편 한기형의 병원에 이상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는 환자 크리슈나와 헬렌의 일로 강시우, 신명인 등은 혼란에 빠지고 시립정신병원은 환자들에 의해 점거되고 전면개방되는 사태를 맡는다. 또한 중세에 페스트가 창궐했던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신혼여행을 떠난 동호의 갑작스런 죽음(자살)에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고, 한기형과 헬렌의 미심쩍은 관계를 뒤쫓아 시우는 ‘우란강 기도회’로 잠입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살 사태와 관련한 다큐멘터리 필름을 찍게된 감독 전치운과 배우로 깜짝 변신한 헬렌, 그리고 시한부 삶을 언도받고 자살 사태와 관련한 음악을 작곡하는 진유열과 그의 동반자이자 신도들을 이끄는 춤을 추는 서문주와 다시 한번 다함께 맞닥뜨린다. OSP의 수사 차원을 넘어 정부의 공권력이 시민들의 삶을 통제하려는 찰나, 장목사가 이끄는 우란강 기도회는 집단 자살 사태로 언론에 공개되고, 이곳에서 목숨을 건진 신도들과 진유열, 서문주 등은 다시 ‘봉가산 캠프촌’으로 자신들의 활동 영역을 옮겨간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봉가산 캠프촌은 광신에 가까운 무리들의 집합소로 변모하며 집단 패닉 상태를 연출하고, 무망시는 무정부주의적 상황으로 치달아간다. 더 이상 소극적 관찰자 입장만을 고수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임서상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집회 ‘죽음의 파티’가 기획되고 혜강 스님, 파티 플래너 오화영(강시우의 부인), 신명인 등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기에 이른다.

출판사 리뷰

필립 아리에스는 『죽음 앞의 인간L'homme Devant la Mort』(1985)에서, 죽음에도 역사가 있어 시대별로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그 양상이 달랐음을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2005년 세밑이 가까워오는 이때, 우리가 접하는 죽음의 모습은 어떠한가.

5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페스트』(문학과지성사, 2005)에서 작가 최수철은, 지금껏 자신이 천착해온 의식의 해체, 엄정한 문체, 도저한 지적 사유라는 작가적 과제와 스타일을 견지하면서도, 개인 스스로 삶을 방기하는 ‘자살’이란 문제를 전면화한다. 그리고 폐쇄적 개인에서 사회로 문제 의식의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조심스럽게 이러한 변화를 꾀했던 최수철은, 원고지 3000매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이번 작품에서 그 변화의 양상을 본격화 ? 구체화시키고 있다. 개인 의식사에서 사회구조로 확대된 내러티브 속 구체적 무대, 구체적 등장인물, 구체적 사건의 출현 그리고 이어지는 한껏 외연화된 주제의식 등을 고려할 때, 그의 소설이 전통적 서사 문법에 이전 작품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근접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죽음이 끊임없이 자기복제화해가는 도시, 무망. 라틴 댄스를 추는 무리들, 거리를 가득 메운 꼬리를 물고 달리는 자동차들, 화장터의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는 관들의 행렬, 머릿속으로 넘쳐드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 어둠 속 바다 위를 떠도는 부표들…… 도시 무망을 채우는 그 어느 것도 죽음의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검은 버펄로 떼처럼 방향을 알 수 없고, 자기 식의 논리로 육체와 죽음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살자들의 욕망은 동시에 인간의 나약한 면모를 적나라하게 표출함과 동시에 도시를 점차 전쟁 직후 소개령이 떨어진 황폐한 사회로 변모시키면서 독자들의 심경을 뒤흔든다.

이야기 전편에 걸쳐 작가는 그 어떤 장르, 어떤 소설에서도 시도된 바 없는 자살에 대한 종교적, 철학적 성찰―실제로 작품에는 빈번히 프로이트, 융, 성 아우구스티누스, 비르길리우스, 키케로, 세네카 , 푸코, 니체, 쇼펜하우어 등의 글과 함께 불교, 힌두교 경전 등이 언급된다―과 마주하고 있다. 주요등장인물 중 의사 한기형과 작가 임서상을 통해 언급되는 ‘인간 정신에 대한 방대한 임상 보고서’라는 대목은 이번 작품의 성격을 잘 대변한다고 하겠다. 동시에 의식과 무의식(꿈) 사이를 위태롭게 줄타기하는 최수철의 집요한 탐색은 때로 냉철한 분석자의 목소리를 띠면서도 등장인물의 내면과 사물(까마귀, 도마뱀, 바실리스크 등등)을 파고드는 구체적이고 섬세한 시선 때문에 그 언어와 문체가 때로 관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일종의 원죄의식처럼 결국 인간의 삶 자체가 죽음으로 다가가는 도정이고 죽음 앞에서 순결, 엄숙해지는 개개인의 심리 묘사에 초점이 맞춰진 최수철의 이번 장편 역시 독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는 마찬가지지만, 한 치의 빈틈 없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는 서사의 전개와 등장인물 간의 기묘한 역학관계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면서 작가의 이전 어느 작품보다 흥미진진하게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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