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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_굳게 닫힌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한 마법 같은 그림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로그인. 나를 만나다 ○ 네 마음에 들어가도 되겠니? [아이의 스케치북] 4B연필로 그려진 마음속 이야기 [어루만지다] 마음속 상처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 괜찮아, 토닥토닥 내 이름 [아이의 스케치북] 그림으로 하는 자기소개 [어루만지다] 아이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소통은 시작된다 ○ 교실 _같은 공간 다른 이야기 [아이의 스케치북] 우리만 아는 교실 이야기 [어루만지다] 학교란 ‘공부’의 경연장이 아닌 ‘공감’을 배우는 곳이다 ○ ‘부모’라는 이름으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스케치북] 어항 속에 담긴 우리 가족 이야기 [어루만지다] 서툰 부모와 서툰 아이가 함께 걸어가는 길 ○ 스트레스 _내 마음에 내리는 비 [아이의 스케치북] 빗속의 아이들 이야기 [어루만지다] 삶의 폭풍우 속에서 균형을 잡는 연습 ○ 닫힌 마음을 여는 처방전 [아이의 스케치북] 찰흙으로 빚어보는 내 마음 [어루만지다] 단단히 닫힌 속마음을 어떻게 열게 할까? ○ 친구의 마음과 마주하기 [아이의 스케치북] 마음으로 소통하기 [어루만지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도 훈련이 필요하다 두 번째 로그인. 나를 사랑하다 ○ 내 안의 나쁜 감정 털어내기 [아이의 스케치북] 내 감정에 색깔 입히기 [어루만지다] 어두운 마음을 밝은 색 물감으로 덧칠하다 ○ 우리는 언제나 네 편이야 [아이의 스케치북] 절망이라는 이름의 웅덩이 그리기 [어루만지다] 절망이라는 거름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새싹 ○ 나는 누구일까? [아이의 스케치북] 내 멋대로 그리는 자화상 [어루만지다] 나를 위로하는 동안 한 뼘 더 자라는 내 마음 ○ 내 안의 진짜 나를 꺼내보기 [아이의 스케치북] 내 마음의 가면 무도회 [어루만지다] 감추었던 마음과 마주하다 ○ 운명아 비켜라! 내가 간다 [아이의 스케치북]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어루만지다] 편견과 선입견의 프레임을 깨뜨리는 지혜 ○ 더 크게, 더 넓게, 더 자유롭게 [아이의 스케치북] 운동장이 캔버스가 되던 날 [어루만지다] 드넓은 세상은 내가 꿈꾸는 만큼 그 넓이를 허락한다 ○ ‘자연’이라는 이름의 친구 [아이의 스케치북] 나뭇가지의 작은 기적 [어루만지다] 자연이 나를 치유하다 ○ 모래 한 움큼, 자유 한 움큼 [아이의 스케치북] 바닷가 캔버스, 모래 색연필 [어루만지다] 메마른 내 마음에 물주기 세 번째 로그인. 나를 만들어 가다 ○ 내 꿈을 위한 디딤돌 [아이의 스케치북]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꿔보기 [어루만지다] 꿈이란 본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손 안에 있는 것이다 ○ 마음 가는 대로 그리기 [아이의 스케치북] 눈을 감고 그려 보는 나만의 동화 [어루만지다] 마음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 내 꿈은 정말 내가 원하는 꿈일까? [아이의 스케치북] 내 꿈을 만드는 레시피 [어루만지다] 수천 겹의 껍질로 쌓인 내 안의 보물 꺼내기 ○ ‘오늘’이라는 조각으로 만드는 ‘내일’ [아이의 스케치북] 내 삶의 조각 만들기 [어루만지다] 매 순간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새기는 연습 ○ 내 안의 위대한 보물 [아이의 스케치북] 보물찾기 여행 [어루만지다] 네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 스케치북에 번지는 꿈 [아이의 스케치북] 내 마음속의 수채화 ○ 내 삶의 오케스트라 [아이의 스케치북] 긍정의 마음 그리기 ○ 세상과 하나 되기 [아이의 스케치북] 화장실 벽화 그리기 [아이의 스케치북] 땔감으로 가구 만들기 [아이의 스케치북] 걸개그림 함께 그리기 닫는 글 _아프지 않고 성장하는 아이와 부모는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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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자신의 또 다른 얼굴이고, 자신의 존재감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그래서 자기 이름을 그려보면 내면에서 솟아나는 감정과 심리상태, 무의식까지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중략)……
푸른하늘이는 늘 조용하지만 그림에 대한 독특한 감각이 있다. 이름 안에 사다리, 구름, 길게 뻗은 도로, 산에서 흘러내린 강물, 발사되는 권총 등을 그린 것으로 보아 분출하고 싶은 욕구가 많아 보인다. 뱀 안에는 푸른 하늘, 구름, 새 등 비상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을 그려 넣었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지만 뱀 안에 갇혀있어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진다. 생각이 많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어쩌지 못하는 갈등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중략)…… 소설이 원작인 영화 [완득이]에서 동주선생은 완득이를 부를 때마다 항상 ‘얌마, 도완득!’이라고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완득이가 부러웠다. 학창시절에 우리의 이름을 그렇게 불러주던 선생님이 있었던가. 나는 그저 출석번호 ‘8번’이었다. 정체성이 ‘8번’이었던 시절, 나는 학교라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중략)…… 상처 때문에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아이에게 이름은 따뜻한 반창고가 될 수 있다. 아이와 어떻게 소통해야 될지 모를 때 다정하게 아이의 이름을 불러보자. ‘○○아’라고 불러주는 한마디에 아이는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소통은 아이를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 「괜찮아, 토닥토닥 내 이름」 중에서 영서는 비 내리는 도시의 한적한 거리 풍경을 가는 선으로 살짝 거칠게 그렸다. 그림 속 아이는 비가 오는데 우산도 쓰지 않고 피할 생각도 없이 체념한 듯 서 있다. 가로등이 줄지어 서 있는 거리에서 비를 맞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작고 무기력해 보인다. 지난해 영서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놀림을 당한 적이 많았다. 영서는 친구들의 놀림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혼자 많이 힘들어 했다. 대화를 하다보면 늘 눈물을 보여 “많이 힘든가 보구나?”하고 물으면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 태연한 척 행동하지만 사실은 힘들고 괴로운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 내 가슴 한 켠이 저려 온다. 비를 피하지 않고 그냥 맞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음을 뜻한다. 아마도 영서는 친구들의 놀림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는 자신의 소극적인 모습을 그린 것 같다. --- 「스트레스 _내 마음에 내리는 비」 중에서 점토는 유연하여 즉각적으로 다룰 수 있고, 주무를 때의 촉감은 감정 깊은 곳까지 건드려 내면의 정서를 표출하는 데 탁월하다. 점토 치료 기법은 예술 치료 중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기법에 속한다. 점토라는 재료가 신체의 모든 감각을 고루 자극하고 억압 받았던 마음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중략)…… 준상이는 찰흙을 한참동안 주무르더니 해골 모양의 집을 뱀이 휘감고 있는 형태를 만들었다. 해골의 눈 부분은 크게 뚫려 있고 입 주변에도 작은 구멍이 있다. 뱀은 해골 모양의 집 밑에서부터 입을 지나 머리까지 휘감고 있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 준상이의 아이디어와 재치가 느껴진다. 하지만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개방하길 꺼려하는 면도 엿보인다. 커다란 눈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만 가득할 뿐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가 보다.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어둠 때문에 힘들어하고 답답해하는 준상이의 마음이 느껴진다. ……(중략)……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찰흙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속마음을 조심스럽게 열어 보이듯이, 아이들이 품고 있는 생각은 뜻밖에 쉽게 열리기도 한다. 그렇게 드러난 아이들의 생각은 어른들이 보기에 한심하고 그릇된 허점투성이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나약한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도록 친절하고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것이다. 다행히 아이들의 마음은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찰흙과 다르지 않다. 부드러운 손길로 엇나가고 굳게 닫힌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다 보면 원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 「닫힌 마음을 여는 처방전」 중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절망스러웠던 때를 그린다는 것! 절망이라는 이름의 웅덩이 그리기는 생각보다 아주 어려운 일이다.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거나 말하다가 울컥할 것 같은 아픈 순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이 좋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아픈 순간들이 서서히 치유되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와 함께 자신을 치유해온 아이들은 비교적 덤덤하게 자신의 웅덩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중략)…… 웅덩이 그림을 통해 늘 밝아 보이는 하늘이의 마음속에 숨겨진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부모님이 다투는 장면의 웅덩이가 가장 크게 부각된 것은 가정에서 일어난 사소한 문제가 하늘이에게는 큰 고민과 스트레스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부모님의 싸움이라는 웅덩이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닭을 타고 날아오르려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한 것 같다. --- 「우리는 언제나 네 편이야」 중에서 어른과 아이 그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고, 진로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미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주변에서 만들어 놓은 기준과 잣대로 휘둘리는 청소년기의 아이들. 그렇게 자신에 대해 흐릿해져가는 아이들의 정체성을 찾아 주고자 자화상 그리기 수업을 하기로 했다. ……(중략)…… 현철이(가명)는 화가 난 수탉을 연상하게 하는 화려하고 대담한 자화상을 그렸다. 왼쪽 위에 있는 작은 눈부터 보자. 작은 눈은 날카로운 검정 이빨 끝에 있는 더듬이에 매달려 왼쪽을 응시하고 있다. 다른 눈은 파란색과 보라색, 주황색으로 거칠게 채색한 얼굴 중앙에 크게 그려져 있다. 왼쪽 아래에는 주황색 선이 불꽃처럼 이어져 내려오면서 찌그러진 원을 완성했다. 원 안에는 붉은 색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것 같은 모양과 그 주위로 검은색 선이 어지럽게 그려져 있다. 중앙에 그려진 큰 눈과 더듬이 끝에 매달려 있는 눈은 세상을 여러 각도로 바라보고자 하는 욕구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현철이의 심리를 짐작하게 한다. ……(중략)…… 몸과 얼굴을 비틀고 일그러뜨려 자화상을 그리는 것은 아이들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버리는 과정이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된 아이들은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하나 더 깨우치게 된 것이다. 나는 이 깨우침이 아이들의 삶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어려운 수학 문제, 영어 문제를 푼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 「나는 누구일까?」 중에서 시원한 파도 소리가 들리고 부드러운 모래가 밟히는 바다는 더없이 훌륭한 수업 장소다. 탁 트인 수평선과 잠시도 쉬지 않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름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다. 날마다 배우고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가끔씩은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노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중략)…… 다모와 다운이, 혜린이는 모래사장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재미있었는지 자리를 옮겨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너무 커서 처음에는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완성된 작품을 보니 예쁜 얼굴과 잘록한 허리, 통통한 엉덩이를 가진 인어아가씨가 모래사장에 올라와 누워있는 작품을 만든 것이다. 다리 위에서 작품을 내려다 본 아이들이 “앗! 인어아가씨다”라고 말해 주기 전까지는 파악하기 어려운 커다란 작품이다. 평소 다모나 혜린이는 그림 그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에 미술 수업 시간에는 소극적이던 아이들이었다. 그러나 이날 모래사장에 그린 작품은 내가 아이들에게 가졌던 고정관념을 깨뜨리기에 충분했다. 상기된 표정으로 모래사장에 그림을 그리던 아이들의 얼굴이 지금도 선하다. 탁 트인 바다의 시원함과 드넓은 모래사장이 아이들의 표현력을 과감하게 이끈 것이다. --- 「모래 한 움큼, 자유 한 움큼」 중에서 효원이의 부모님이 오랜 고민 끝에 마침내 아이의 결정을 응원해 주기로 하셨을 때, 나는 무한한 신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효원이 아버지께 “효원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는 “저는 효원이가 결정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지지하고 같이 갈겁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같이 간다…… 눈물 나도록 소중하고 귀한 말씀이었다. 모든 부모들이, 아니 어른들이 아이들과 ‘같이 간다’는 마음으로 그들을 대한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근사해질 것이다. 아이를 ‘이끌고 간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대 부분인 세상에 ‘같이 간다’는 그 한마디가 내 마음을 온통 먹먹하게 했다. 효원이의 보물찾기 여행 그림은 효원이가 노래를 하고 싶다는 자신의 뜻을 고백하기 수개월 전에 그린 작품이다. 그림을 그릴 당시 효원이가 왜 수많은 관중 앞에서 환호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는지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몰랐다. 효원이는 예전부터 미술과 음악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하고 있었지만 누구에게 터놓고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아이의 갈등과 꿈을 향한 외침이 그림에 그대로 드러났다. 지금 다시 효원이의 그림을 보니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나는 아이들의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아이들이 무심코 표현한 작은 도형 하나에도 상처가 있고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말보다 그림으로 아이들을 더 많이 이해하고 소통한다. 굳이 내가 더 위로하지 않아도 그림은 아이들 마음의 상처에 붕대를 감아준다. --- 「내 안의 위대한 보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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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힘겨운 외줄타기를 하는 십대!
쉽게 꺼낼 수 없었던 마음속 이야기를 그림에 담다 아이와 대화를 해보려고 다가가면 돌아오는 건 아이의 차가운 표정과 단답형 대답뿐이다. 어느새 해석 불가능한 암호뭉치가 되어버린 십대! 아이들은 왜 표현하지 않는 걸까? 무엇 때문에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걸까? 표현에 서툰 아이는 부모에게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소통에 서툰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아이의 스케치북』은 아이들이 말로 다 하지 못하는 마음속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낸 책이다.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그림에 담아낸 이야기는 심리 전문가의 분석이나 조언보다 솔직하고 정확하다. 현직 미술교사이자 미술심리치료를 연구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림에 표현된 아이들의 상처를 읽어내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부모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아이들의 그림은 그들의 세계가 고스란히 담긴 하나의 작품이자 힘겹게 꺼낸 자기고백이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알아보기 위해 교실풍경을 그려 보라고 했더니 축구를 좋아하는 활동적인 아이는 뜻밖에도 혼자 교실에 남아있는 모습을 흐리게 채색하여 완성했다(50쪽).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자세를 알아보기 위해 빗속의 사람을 그려 보는 수업에서는 가로등 아래에서 외롭게 비를 맞으며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아이도 있다(68쪽). 또 자신의 감정을 스케치북에 털어 버리도록 하는 수업에서는 날카로운 못을 여러 개 그려 스스로에게 준 상처를 표현한 아이도 있다(109쪽). 운명을 개척해 보는 연습을 하기 위해 신데렐라 동화를 각색해서 그려 보라고 했더니 피가 뚝뚝 흐르는 고기를 쥐고 있는 흉측한 모습의 왕자를 그린 아이도 눈에 띈다(149쪽). 이처럼 아이들의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면 부모에게 받은 상처, 친구와의 갈등, 좌절된 꿈 등 아이들이 말로 표현하지 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들이 무심코 그린 작은 도형 하나에도 상처와 고민이 스며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그림은 그들의 세계가 고스란히 담긴 하나의 작품이자 힘겹게 꺼낸 자기고백이다. 또한 아이들의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붕대이다. 그래서 저자는 때로는 말보다 그림으로 아이들을 더 많이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편 한 편 그림을 완성하는 사이 아이들의 생채기가 꽃으로 피어난다 간디학교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 중인 저자는 어릴 적엔 상처받은 아들이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상처를 준 아버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술 교사가 되어 그림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저자가 5년이라는 시간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 보니 아이들의 부정적인 행동은 모두 ‘상처’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몇 마디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힘겨워 하는 아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경계가 지나치게 뚜렷한 아이 등 아이들은 저마다의 상처 때문에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상처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서툴고 근원을 알 수 없는 분노가 폭발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아직 몸과 마음이 미완성인 아이들에게는 감정 조절을 연습할 기회가 필요하다.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상처를 인정하고 현재의 내 모습을 차분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아이의 스케치북』에서는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어떤 상처를 드러냈는지, 쌓여있던 감정을 어떻게 분출하고 조절했는지 등을 자세하게 풀어낸다. 아이들의 그림만 바라보고 아이들을 판단하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저자는 그림에 대한 아이들의 설명을 직접 듣거나 아이들이 그림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도록 했다. 저자는 미술 수업을 함께했던 아이들의 그림을 모두 간직하고 있다. 아이들이 힘겹게 그림에 담아낸 상처를 함부로 다룰 수 없기 때문에 한 점의 작품도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의 그림 하나하나마다 저자의 코멘트를 덧붙여 그림에서 읽히는 내용을 독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해 준다.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미술 수업 『아이의 스케치북』은 기존의 학교에서 진행하는 평범한 미술 수업을 넘어 아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기 위해 ‘치유’와 ‘회복’을 목표로 한다.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첫 번째 장 ‘나를 만나다’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내면을 탐색해 보는 시간을 다루고 있다. 아이가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등의 심리상태를 알아보고, 아이의 주변 환경도 살펴본다. ‘그림으로 하는 자기소개’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그려봄으로써 무의식의 감정을 드러내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한다(33쪽). ‘찰흙으로 빚어보는 내 마음’에서는 부드러운 촉감의 찰흙을 이용하여 감추었던 아이들의 마음이 자연스레 형태를 잡고 드러나도록 한다(75쪽). ‘마음으로 소통하기’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수업으로 친구와 말하지 않고 조형물을 만들어 보도록 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83쪽). 두 번째 장 ‘나를 사랑하다’에서는 마음속에 쌓여있던 나쁜 감정과 상처를 털어 버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끔 유도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절망이라는 이름의 웅덩이 그림 그리기’에서는 아이들이 힘들었던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떠올려 보도록 한다. 과거의 상처를 인정하고 비슷한 상황에 부딪혀도 담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115쪽). ‘내 멋대로 그리는 자화상’은 어른과 아이 그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고, 자신에 대해 흐릿해져가는 십대들의 정체성을 찾아주기 위해 진행하는 수업이다. 아이들은 자화상을 그리면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떨쳐버리게 된다(127쪽). 직접 가면을 만들어 써보는 ‘내 마음의 가면 무도회’ 수업은 아이들이 타인에 의해 억눌려 있던 감정을 표출시키고 숨겨져 있던 본래의 모습을 마음껏 드러내도록 한다(138쪽). 세 번째 장 ‘나를 만들어 가다’에서는 자기 안에 감춰진 보물 같은 재능을 꺼내서 꿈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꿔보기’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장점은 꿈과 연결하고 단점은 스스로 인지하고 고쳐보도록 돕는다(207쪽). ‘내 꿈을 만드는 레시피’에서는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고민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꿈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해 준다(229쪽). ‘보물찾기 여행’은 아이들이 마음속으로만 그렸던 꿈을 겉으로 표현하게 함으로써 꿈에 대한 간절함이 커지도록 하는 수업이다(261쪽). 이 모든 미술 수업에서 저자는 아이들의 그림에 점수를 매기지 않고 평가하는 말도 일체 하지 않는다. 아이들도 점수를 잘 받기 위해 혹은 선생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의 그림은 다소 거칠고 투박하지만 꾸밈이 없기에 그들의 진심이 더 잘 담겨 있다. 꽁꽁 숨겨져 있던 아이들의 마음이 스케치북에 펼쳐진다 『아이의 스케치북』은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아이들이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극복하는 과정까지를 그림을 소재로 풀어낸다. 또한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상처뿐만 아니라 감춰왔던 본능, 잠재된 재능, 꿈과 희망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서 독자들은 자기 아이의 상처와 고민거리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저자는 다정하게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며 소통을 시작해 보라고 한다. 이름을 불러주면 아이는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는다. 아이가 대화하기를 꺼린다면 다그치거나 재촉하기보다는 아이의 관심사를 주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끄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저자는 아이들에게 ‘엄격한 어른’보다 ‘포근한 멘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조성해 주어야 할 분위기는 ‘위압감’이 아니라 ‘위로와 공감’이라고 강조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친구를 심하게 구타한 아이,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자살한 아이,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아이 등 아이들에 관한 안타까운 기사는 심심치 않게 들린다. 작은 상처가 덧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거나 방황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 아이는 상처가 없을 것이라는 착각,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안다는 확신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 아이들의 그림이 보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