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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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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겁에 질려) 꽃병. 주석 꽃병. 마담이 화낼 거야. 마담은….
크리스틴: 쉬잇. (상황을 알아차리고 주석 꽃병을 바로 세운다.) 괜찮아, 레아. 이리 와 봐. 안 깨졌어. (레아 믿기지 않지만 눈을 뜬다. 계단 아래로 내려간다.) 내 천사, 내 비둘기. (레아를 자기 곁으로 끌어당겨 안는다.) 놀라지 마, 날 봐, 봐. (현관 벨이 울린다. 피아노 소리가 멈춘다. 레아는 크리스틴의 눈을 들여다본다. 크리스틴이 흩어진 마른 꽃들을 모아서 꽃병에 다시 꽂는다.) 크리스틴: 걱정 마. 아무것도 안 깨어졌어. 괜찮아.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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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2월 2일 프랑스 남부 소도시 르망. 남자 주인이 외출하고 없는 동안 그 부인과 딸이 두 하녀에게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하녀들은 그 집에서 6∼7년간 착실하게 일해 온 자매로 이름은 파팽이다. 모녀의 시신은 칼로 난도질당하고 눈알이 후벼 파진 채 발견되었다. 하녀가 주인을 공격한 이 잔혹한 하극상 살인은 프랑스 전역, 특히 부르주아 계층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자매는 즉각 체포되었고 재판 과정을 거쳐 언니 크리스틴은 참수형, 동생 레아는 20년 노역형과 추방령을 선고받는다.
장 주네가 『하녀들』에서 이 사건의 연극성에 주목한 반면 웬디 케슬먼은 실화 사건 자체를 극화하며 왜 파팽 자매가 이런 잔혹한 사건을 저지르게 되었는지 그 원인에 천착한다. 케슬먼은 남자가 없는 폐쇄된 공간에서 작동되는 주인 모녀와 파팽 자매, 네 여자의 심리적인 엉킴, 젠더, 동성애, 근친애, 계급의 긴장을 읽어 내며 살인의 원인을 파헤쳐 간다. 일명 ‘파팽 사건’은 동기 없는 살인으로 비치며 프로이트, 라캉, 보부아르, 사르트르 등 당대 지성인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여러 작가들이 이 작품을 모티프로 소설, 희곡 등을 썼다. 특히 웬디 케슬먼은 여성적 관점에서 사건을 재해석한 『이 집의 내 언니』로 미국 내 여성 극작가에게 주어지는 가장 권위 있는 상 수전스미스블랙번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