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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서론: 장소와 젠더
제2장 장소의 안과 밖: 몸과 체현 제3장 가정, 장소, 정체성 제4장 공동체, 도시, 지역성 제5장 일과 일터 제6장 공공장소: 거리와 쾌락의 공간 제7장 국민국가를 젠더화하기 제8장 탈장소 제9장 후기: 여성주의 연구의 딜레마에 대한 소고 |
Linda McDo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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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정체성, 장소』에서 저자는 두 가지 이론적 핵심을 중심축으로 삼아 논의를 이끌어간다.
첫째는 '공간적 전회(轉回)'이다. 지리학자로서 저자는 그 어떤 사회과학자들보다 공간이라는 범주를 중시한다. 특히 저자는 공간상의 좌표나 영토로서의 객관적 공간이 아니라 사회공간적 실천과의 밀접한 관계하에 경계가 지어지고 규정되는 '장소'의 개념을 이론의 중심에 두고 장소와 정체성 간의 긴밀한 연관을 보여주고자 한다. 즉, 저자는 권력과 배제의 다양한 관계들을 통해 다양한 스케일의 장소가 규정되고 있음을 보여줄 뿐 아니라, 몸이라는 가장 작은 스케일의 장소에서 국가적 또는 지구적 스케일의 장소에 이르는 다양한 스케일의 장소에서 어떠한 공간 규칙이 관철되고 있는지, 나아가 다양한 스케일의 장소성이 상호 연관되면서 젠더 정체성 등이 어떻게 변형되고 있는지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다. 둘째로 저자는 '젠더'를 축으로 하여 공간적 관계를 분석한다. 즉, 저자는 기존의 지리학자들과 달리 공간 분할의 규칙과 장소성이 여성됨 또는 남성됨의 문제와 긴밀한 연관성 속에서 구성되고 협상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저자는 여성주의적 관점을 철저하게 견지하고 있다. 저자는 '여성'이 더 이상 선험적 또는 보편적 범주가 아니며 수행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각각의 장소에서 통용되는 공간의 규칙이 성적 차별화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폭로하기 위해서라도 전략적으로 여전히 '여성'의 관점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결국 '공간'과 '젠더'를 두 축으로 하는 여성주의 지리학을 통해 저자는 젠더 구분과 공간적 구분 간의 관계를 탐구하고 나아가 이에 도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성주의 지리학을 구성함으로써 저자는 그동안 지리학자들이 보지 못했던 다양한 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지구화에 따른 여성의 이주와 여행, 국경과 경계의 초월, 탈장소(displacement)의 경험이 여성의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음에 주목한다. 지구적 스케일의 노동이주 및 결혼이주뿐만 아니라 지역 내에서의 이동 등을 통해 여성 자신의 정체성이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성들은 공장에 일하러 가거나 가사노동자로 엘리트의 집에 들어감으로써, 그리고 서구적인 형태의 정보기술과 대중문화의 침투 및 문화적 지배를 통해 다른 시간 및 장소들과 연결됨으로써 탈장소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탈장소의 경험은 젠더 구분의 재협상으로 귀결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는 이론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장소'를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것으로 새롭게 개념화한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장소'가 다양한 공간적 스케일을 넘나드는 관계의 집합으로 구성된다고 개념화하면서 이들 간의 상호관계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칠레 이민자들이 있는 글래스고나 런던의 타밀 난민촌처럼 '집'의 의미가 해체되는 장소에서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장소에 대한 지역적 분석뿐만 아니라 그 장소가 다른 스케일의 공간적 실천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풀어헤치는 일이 필요하다. 그 장소에서 사람들은 '거기'와 '여기'의 문화와 습관들을 결합하여 새로운 장소감을 창출함으로써 '집'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소가 구성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네트워크 속에 있는 연결점들, 그리고 이것에 연결되어 있는 문화적인 의미들을 통해서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여성주의 지리학의 관점에서 이분법적 공간 분할 및 젠더 구분을 비판하고 해체하고자 한다. 오랫동안 서구의 사고방식은 쇼핑몰을 작업장과 구별하고, 집을 거리와 구별하며, 친근한 지역의 근린을 도시의 거리와 공공장소와 같이 좀 더 익명의 장소와 구별해왔으며, 이러한 구분을 젠더 구분과 연결지어왔다. 전자는 여성의, 후자는 남성의 '자연스러운' 영역으로 상정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여성주의 학문의 주요한 업적 중 하나는 이러한 구분을 해체하고 자연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이었다. 따라서 저자는 공간에 대한 이러한 자연화된 가정에 도전하고 다양한 현장 간의 복잡한 연관관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