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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자연을 관조하는 일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명상이다·5 제1부 춘원 이광수, 원 없는 마음 빛은 시방을 두루 비춰 13 정지용,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32 월탄 박종화, 석굴암대불과 청자·백자에 담긴 민족혼 일깨워 53 신석초, 고뇌의 승화 ‘바라춤’과 ‘꽃 섬’의 시학 68 백수 정완영, 분이네 살구나무와 산이 나를 따라와서 86 김상옥, 도도록 내민 젖가슴 숨도 고이 쉬도다 107 제2부 조지훈, 자연의 원음 꾀꼬리 울음과 꽃의 설법 125 조병화, 항상 봄처럼 부지런하고, 꿈을 지니며 새로워져라 142 신달자, 어른이어서 미안하다 연둣빛 생명이여! 158 조창환, 고요와 견딤 속에 생성된 깨달음의 세계 174 이상국, 자연과 합일의 치유의 시학 192 제3부 문정희, 흐르는 것이 어디 강물뿐이랴 211 최동호, 해골바가지 두드리면 세상이 화창하다 231 황지우, 화엄광주와 게 눈 속의 연꽃 250 최승호, ‘반야왕거미’ : 세계에 붙지만 말고 세계를 타라 271 나병춘, 산은 달을 베개 삼아 와선 중 290 제4부 공광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들은 다 속이 비어 있다 307 이정록,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 323 장석남, 진정한 사랑은 번짐과 스며듦이다 341 이홍섭, 아픈 영감의 저녁상에 피는 마음 속 적멸보궁 360 김선우, ‘지금 여기’의 가장 아름다운 연대의 몸짓, 잠자리 3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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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이광수, 정지용, 박종화, 신석초, 정완영, 김상옥, 조지훈, 조병화, 신달자, 조창환, 이상국, 문정희, 최동호, 황지우, 최승호, 나병춘, 공광규, 이정록, 이홍섭, 장석남, 김선우 이처럼, 한국문학사에서 나름대로 발자취를 남긴 작고 문인들과 현재 시적 성취를 이루어가고 있는 현역 원로 및 중진, 그리고 신진 시인 21명을 대상으로, 저자는 그들의 작품 속에서 ‘근대화 과정에서 빚어지는 정신의 긴장과 폭력, 분단과 전쟁, 가난과 슬픔, 생태위기와 생명연대의식, 그리고 비움과 버림의 세계관’과 맞닿은 다양한 시학을 담론으로 삼아, 각각의 시들이 품고 있는 내밀한 의미와 더불어 시인들의 내면과 정신세계를 추적하고 있다. 사실 한반도의 근현대사는 그야말로 격동과 변화, 변혁의 소용돌이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과는 물론이고 삼라만상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존재인 시인은 응당 그런 역사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살아내고 성찰하면서, 싸우기도 하고 타협하기도 하며, 절망하기도 하고 희망을 노래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한국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자연과의 일체감을 추구하면서 빛나는 서정세계를 일궈낸 사유의 시’를 내놓은 작가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21명의 시인들이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항상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자 하고 그것을 과시하며 끊임없이 대립한다. 때문에 근원적인 삶에 대한 의문을 우주에 던지고 그곳으로부터 답을 찾으려 하는 시인들은 자연 속을 거닐며 자연과 스스럼없이 교감하고, 마음에 이는 파문을 주시한다. 그래서 자연을 관조하는 일은 곧 자신을 들여다보는 명상이다. 생명경시가 만연한 오늘날,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상실과 불안감, 고독과 소외감은 이미 위험수위에 와 있다. 때문에 정신적으로 방황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가슴을 적시며 영혼의 울림을 주는 ‘자연과 명상’의 시는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흐렸던 정신을 맑게 해준다. 아픈 영혼을 힐링시켜 주고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이 책이 던져 주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 2. 이 책에 실린 시인들은 자연 친연성을 바탕으로 한 존재의 상호연기에 대한 깊은 천착을 드러내 보이는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다분히 불교의 화엄적 상상력을 근간으로 한다. 그러므로 자연과의 일체감을 추구하면서 빛나는 서정 세계를 일궈내고 있는 사유의 시들은 세상에 붙지 말고, 세상을 탈 줄 아는 반야왕거미의 지혜를 일러줄 뿐만 아니라 배려와 연민, 그리고 공감으로 끊임없는 명상과 치유의 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바로 이 책에 실린 시들이 보여주는 치유의 힘이다. 모든 존재는 개체로서 존재하지 않고 서로 물감처럼 번지며 또 다른 하나를 완성해 나간다. 여름이 번져 가을이 되고, 꽃이 번져 열매를 맺고, 저녁이 번져 밤이 되고, 나는 네게로 번지는 것이다. 이것은 바뀜이 아니라 번짐이다. 결국 번진다는 것은 경계와 경계를 무너뜨리는, 더 큰 하나로 전이되는 과정을 말한다. 즉 주고받음의 상쇄에 의해서 경이롭게 열리고 닫히는 원융회통圓融會通의 세계를 말한다. 그래서 좋은 시는 마음으로 번져가는 시이고, 마음으로 읽는 시이며, 상생과 공감의 시로 읽히는 것이다. 이 책이 바로 좋은 시, 좋은 시인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