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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서 시 : 여래시어 중생의 거친 말 들어 보소서 1부 금 까마귀는 들락날락 고향이 보일 듯이 금까마귀 들락날락 무명 탑 찰나에 머문 꿈 그리움 죽음에 이르는 병 교만한 나(我) 선연한 그 노래 2부 진리의 한 소식 아름다운 허구 감추어진 진실 도피안(到彼岸)의 도(道) 나무아미타불 염불이 따로 없네 공(空), 공의 도리 진여자성의 상(相)은 공성 사천왕문 무상의 노래 3부 삽삼년전 기억 저 편에 실상사 소견 실상사의 실상 허상 찰라 공안 짊어진 나그네 도(道)의 참 모습 내 생원(生元)의 원(願) 홀로 앉아 4부 윤회의 공간에서 그대 이름은 은매 전도 몽상 늘 푸른 소낭구와 석탑 허울 무쌍한 꿈길 생멸 허공 마음이 하는 일 사천왕문 성자의 소견 5부 바람도 쉬어가는 고갯마루 맑은 웃음이 마음 그릇에 이심전심 계절병 일몰(日沒) (지는 삶) 분별을 잃은 소리 내 부처는 술래 성품바다 의식의 가면 6부 천상 옷도 맞아 벗고 히말라야 육신의 제가 되어 영욕의 잠 무상의 노래 헛소식 다시 피어나는 진실 무상한 이치 껍질을 깨지 못한 몸 7부 정토 단장한 몸이 그대 웃음 속에 하늘을 우러러 밤에도 핀연 피안에 이른 고향 해를 밴 요니(Yoni) 저리도 고운웃음 찰라의 나신으로 서서 맑은 단장 보리심의 교결한 웃음도 8부 북녘의 내금강 기행 금강산을 가면서 금강에 접어들어 내금강을 가다 봉래산에 올라 삼선암 내금강 스켓치 일주문 내가 진짜 배신자 9부 사사로움이 머문 자리 육도에 부는 바람 영원한 생명의 빛 연꽃 예찬 선객 잠꼬대 화려한 사치 후기 - 나의 창작세계 부록 - 사색의 상념 바른 가치관과 오늘의 지혜 세계 3대 종교의 탄생기 종교전쟁 르네상스의 시작과 기독교의 성찰 전쟁과는 무관한 불교의 이상 명상을 통해서 궁극적인 이상을 만나는 길 염불선의 보리방편문에 대한 편력 / 원문 / 보리방편문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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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담장에 피던 고매(古梅)
보러 가던 날을 비켜 매화는 저 혼자 먼저 다녀갔네. 허탈한 서운함 어쩌랴 만 법당 뒤 켠 장경각 담장 아래 백매 몇 송이 숨어서 웃음 짓네. 그대, 은매(隱梅)라 부르노니 수줍지 마라 정토 단장한 봄이 그대 웃음 속에 맑은 향을 장엄한 도량 서성케 했으니. 그 연기로 반야를 꿈꾸리. --- 「그대 이름은 은매」중에서 사철 푸르른 소낭구 그 옆에 천년을 지새운 석탑의 얼굴이 있다. 그 얼굴을 간지른 미소 따스한 바람과 공기가 대지의 생명을 스치운다. 석탑이 웃고 있다. 진리의 한 소식 봄이로구나. --- 「늘 푸른 소낭구와 석탑」중에서 오욕(五慾)에 나부끼는 그림자 만발한 저 색공(色空)의 물결들 은밀한 애무(愛撫) 같은 무명(無明)한 재미를 대명(大明)인들 알랴 휘황(輝煌)한 꿈속 누가 알까를 시샘하는 뭇 중생들의 이몽(異夢) --- 「전도 몽상」중에서 마음 쓰는 일이 부질없는 것이라서 관심밖에 머물면 물욕이 끊어지고 관심 속에 물들면 물욕에 젖는다네. 마음은 시공과 경계가 없어서 경계에 물들면 생멸이 생기고 경계를 여의면 생멸이 끊어진다는 것을 --- 「성자의 소견」중에서 바람 없는 저 허공 구름 한 점 나투고 일월보다 밝은 그 빛 맘에 품고 진여자성 그 바다 그 하늘에 자유로이 둥둥 떠서 그리운 님 훤히 비춰 연모한 정 기리리. --- 「성품바다」중에서 금까마귀 들락날락 멈춰 서지 못하는 나날 시공에서 피고 지는 생사의 꽃밭에 미망(迷妄)에서 울고 웃는 속진의 꿈 깨어나 도탈중생 면케 하는 보리심 일으켜 붓다의 법등 의지해 내 법등도 훤히 밝혀 분별 심을 버리고 나면 만물이 하나 되는 실상의 몸 진여(眞如)의 품이 따로 없다네. --- 「금 까마귀 들락날락」중에서 겹겹이 푸른 연잎위로 목을 길게 빼고 솟아오른 꽃 대궁에 걸린 미소 향기 머금고 흐르는 고결한 흰빛 수줍다. 중천 햇살에 마주친 눈 웃어 보인 한 소식 향 맑은 시향을 위해 대웅이 전한 염화미소 폭염을 향기롭게 여여 한 세월에 담아. 그대를 지탱케 한 검푸른 잎 새들의 조력 합창 청정무구하고 상락아정 한 성위의 자비화신인 지고. --- 「하늘을 우러러」중에서 마음은 삶의 거울 생각이 암울하면 생활도 같이 암울하고 마음이 유쾌하면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주변의 삶도 함께 밝다. 밝고 어둠의 양면은 빛과 그림자의 관계 그림자는 빛을 떠나서 있을 수 없는 존재 마음이 광명에 부합하면 장애가 없는 무애. --- 「마음이 하는 일」중에서 좋아하고 미워하는 감정 눈에 비치는 마음작용 대비되는 것들의 평정한 운하 사색이 마음그릇에 담기더니 보리(菩提)신(身)의 지시대로 기름이 되고 심지가 되어 제 몸을 태워 밝히는 빛으로 사랑도 비추고 미움도 비추고 용서도 비추며 어둠을 밝히는 --- 「맑은 웃음이 마음그릇에」중에서 살짝 이는 미풍에도 쏜살같은 일월선(日月船) 오욕을 쌓아올린 성(城) 삼독 성지기에 깨알 같은 복종의 날들. 무명업화(無明業火) 불러들여 꿈속을 노닐던 잠꼬대 낮 토끼 껑충껑충 밤 까마귀 저문 한생 육바라밀 짓밟는 놀보심보로 화려한 만개를 보채던 꿈 춘몽을 헤매던 쾌락의 개 팔자를 뒤늦게 절망해 본들. 거역할 수 없는 육도(六道) 의 수레바퀴 게으름을 인연한 죽음에 이르는 병 육도전(六道錢) 도 지니지 못할 찰나에 이른 사자(死者)의 길 다시 살아올 수 없는 인생길. --- 「죽음에 이르는 병」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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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의 뜨거움을 당당히 마주했던 작가가 이제 석양을 바라보며 담담히 써내려간 글과 그림을 한 권의 책에 압축하듯이 엮어 냈다.
한국화, 서예, 인문화 등 한국 회화(繪畵)의 전반적인 분야에 조예가 깊고 진보적인 생각을 좇아 문화 운동에 참여하여 민중미술을 이끌었던 때도 있었으며 특히 인문학을 가까이 한 화가의 여러 방면의 역작을 한 권의 시집에 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작가가 꼭 담고자 하는 부분을 위주로 추려 담았다. 시집에는 삶을 맑고 진솔하게 살고 싶은 그의 마음이 간절하게 담겨 있다. 그는 아직 맑은 웃음으로 삶을 당당하고 진솔하게 마주하고 살아간다. 정신적인 고향과도 같은 붓다의 사상이 그의 삶의 기저에 자리잡고 있으며 불교를 기반으로 한 평소의 사색의 습관이 발양하여 그의 예술 세계의 심층에는 늘 영원성에 대한 정신 세계의 갈망이 드러난다. 우주의 모든 존재들을 불성(佛性)으로 해석하고 특히 이 시집에서는 불자의 입장에서 보게 된 존재의 이치, 불교 일색의 철학적인 내용에 감정을 담아 감성적 언어로 풀어내었다. 정제된 시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저자만의 솔직하고 담백한감성이 오롯이 담겨 있다. 윤산의 그림과 함께 붓다의 가르침을 신앙하는 마음 수행을 통해서 그간에 느낀 저자의 자유스러운 시 감성을 담담한 시어로 담았다. 부록인 사색의 상념은 세계의 3대 종교라 할 수 있는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탄생사를 한 눈에 살펴보고 작가의 눈으로 담담히 써내려간 각 종교에 대한 해석을 맛볼 수 있다. 시문학이라는 예술 형식이 철학적 종교적인 사고에 접합되어 있다는 점이 종교에 배타성을 지닌 분들은 읽어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행원 작가는 그가 누구라도 종교를 가진 자 즉, 신앙하는 자 입장에서 ‘다른 종교를 모른다는 것은 나의 종교를 모른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진리라고 해서 고정불변한 어떤 교리가 아니며, 우리가 생각하는 이데올로기같은 것도 아니다. 우주의 본체가 바로 진리임으로 따라서 진리는 과거도 없고, 현재도 없고, 미래도 없이 언제나 그대로 있다고 강조한다. 더욱이 그의 시상은 글로벌한 오늘의 문명에 우리 인류가 결합한 현대의 병이 유물주의에서 비롯된 자본주의 사상에 젖어 끝없는 물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주목한 것이다. 이 속에서 행해지고 있는 모든 행불행에의 문제들은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인생의 삶은 극락(천당)이 되기도 하고 지옥을 만나기도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불교를 통해서 마음 수행이 가져다주는 명상이라고 하는 사색의 길인 선사상이 집약된 선시이기도 한 점이 우리의 본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왜 종교를 찾고 시를 읽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무위한 자연으로부터 오는 감성을 느끼고 더 나아가 마음 수행을 강조하신 부처님 붓다의 말씀을 한번쯤 새겨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