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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여] 우리만 아는 농담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30% 쿠폰 받아 구입하세요!, EPUB
김태연 저
놀 2019.10.17.

크레마 터치, 크레마원 기본뷰어 이용불가

가격
10,300원
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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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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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프롤로그. 보라보라 사람들

1.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2. 이 모든 전달 불가능에도 불구하고

3. 어른이 된다는 것

4. 심심한 건 꽤 좋은 일

에필로그.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저자 소개 1

언제나 여름인 남태평양의 외딴섬 보라보라에서 9년을 살았다. 맨몸으로 바다를 헤엄치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별자리를 바라보며 온갖 나무와 꽃 이름을 알게 되는 근사한 삶을 꿈꿨지만, 사실은 암막 커튼 쳐놓고 넷플릭스 보는 날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먼 북소리가 아닌 인생 종 치는 소리가 들려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라이프스타일 잡지 <AROUND>에 ‘보라보라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약 4년간 칼럼을 연재했다. 지금은 잠시 섬을 떠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으며, 다시 심심한 세계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17일
이용안내
  •  배송 없이 구매 후 바로 읽기
  •  다운로드 시점부터 90일 동안 이용 가능
  •   TTS 가능 ?
  •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쇄 기능 제공 안함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PC(Mac)
파일/용량
EPUB(DRM) | 48.04MB ?
ISBN13
9791130626871
KC인증

책 속으로

폴리네시아 사람들이 돈 쓸 곳이 없어서 소비생활을 안 하는 건지, 아니면 그들이 소비생활을 안 하니까 파는 곳이 안 생기는 건지 궁금했다. 모아나의 가족들을 만나고 나니 후자가 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이들이 더 풍요롭고 느긋하게 살아가는 아이러니를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소비할수록 우리는 더 결핍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 p.34

엄마는 숙소에 도착한 날부터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했다. 그도 아니면 청소를 했다. 언니와 힘을 다해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설거지를 못 하게 하면 베란다 창틈의 오래된 먼지를 닦고, 냉동고의 두꺼워진 얼음을 녹이는 식이었다. “이게 하고 싶었던 일이었어. 너 밥해 먹이고 싶었어. 너 키울 때도 엄마가 가게에 있느라 잘 못해줬잖아.” 가게 문을 닫고 집에 돌아오면 늘 밤 열시가 넘었던 엄마는, 자식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삶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했다.
--- p.38

사실은 줄곧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을 기다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그런 어른을 만나지 못해서 그냥 내가 말하고 내가 들었다. 경제적인 자립은 소중하다. 그러니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잘 해내려고 한다. 내가 아는 건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드문 세상에서도, 꿈이 없다는 사실을 말하려면 꽤나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 정도다. 꿈의 바깥에도 삶은 있다.
--- p.45

오늘까지도 쥬드는 보라보라섬에서 내 한국말을 들어주는 유일한 친구다. 가끔 그런 상상을 한다. 쥬드와 말이 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말이 통했다면 쥬드는 나를 좋아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누가 그랬다. 잘 알려진 고양이 캐릭터에 입과 표정이 없는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쉽게 투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나도 쥬드가 말을 할 수 없어서 안심하고 사랑할 수 있었던 걸까.
--- p.75

언니의 전화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대체로 놀라울 만큼 시시한 얘기들을 한다. 내가 이 지루함을 견디는 이유는 결코 박스 안에 들어 있던 것이 남편이 죽고 못 사는 원피스 피규어였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걸 사겠다고 둘째를 가진 몸으로 햄버거 가게에서 긴긴 줄을 섰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도 아니었다(물론 조금은 그렇다). 그보다는 그저 가족끼리 이렇게 시시한 얘기나 할 수 있을 때가 좋은 때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우리의 시시함이 아주 감사하다.
--- p.118

잠결에 가족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 아빠는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고 언니와 남동생은 소파에 아무렇게나 누워 과일을 먹고 있다. 눈을 뜨니 보라보라섬. 모든 것이 꿈이었다. 이럴 때 나는 깜짝 놀란다.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내 모습이 낯설다. 막상 한집에 살았을 때는 그렇게 당연하게 여겼으면서, 사소한 일로 미워하고 지겨워했으면서. 가족이란 정말 뭘까. 사랑하고 미워하는, 힘 나게 하고 힘들게 하는, 약이고 병인 사람들.
--- p.135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그런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일,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 가능한 태도로 표현하는 일. 아마 자주 짜증이 나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반복해서 실패하겠지만, 그 일을 계속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끝내 서로를 제대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 p.169

출판사 리뷰

나는 우리의 시시함이 아주 감사하다
당연한 매일 끝에 약간의 고요함이 남아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우리만 아는 농담』은 저자 김태연이 남태평양의 외딴섬 보라보라에서 9년간 생활하며 배운, 단순하고 조화로운 삶의 태도에 대한 에세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보라보라섬’을 검색하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남태평양의 지상낙원”, “꿈의 여행지” “럭셔리 신혼여행”과 같은 표현이 줄지어 등장한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소시에테 제도에 있는 조그마한 섬 보라보라는 ‘태평양의 진주’라고 불리며 휴양지로 익히 알려진 곳이다. 김태연 작가는 외딴 바다 마을에서의 간소하고 잔잔한 삶을 꿈꾸며 유유자적, 자급자족, 그러니까 ‘슬로우 앤드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로망을 안고 집을 떠나 섬에서 10여년을 살았다. 마음이 지칠 때면 바다로 나가 물 위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서울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마당 있는 집에 살며 망고나무를 키우고, 패들보드를 타고 친구의 바비큐 파티에 놀러 가고, 뒷마당에서 민트를 뜯어다 모히토를 만들어 마시고, 뒷마당에 나가 은하수 아래에서 별빛에 저녁을 먹고, 집에서 1분만 걸어 나가면 바다가 있는 그런 삶이, 보라보라에 있었다.

그렇지만 김태연 작가는 곧 스스로가 좋아하는 삶이 아니라 남들 눈에 좋아 보이는 삶을 추구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심심찮게 찾아오는 정전에 반사적으로 냉동실의 음식을 먹어 치우고, 모기떼의 습격에 비행기로 응급실에 후송되고, 아무리 노력해도 모국어가 아닌 언어 앞에서 의사소통의 벽에 끊임없이 부딪히고, 세상의 모든 도시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답게 마트에서도 물건이 자주 동이 나며, 단조로운 생활과 고립감에 지친 친구들을 줄줄이 떠나보내고, 직항은커녕 경유 비행편도 며칠에 하나씩 있는 곳에서의 삶은 사랑하는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도 그저 슬퍼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게 현실이었다.

“내일의 불확실한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모른다.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어제오늘과 똑같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루가 계속될 수도 있고, 반대로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그 지루함이 축복이었다는 걸 알게 되겠지만, 뭐 그렇다고 별 수 있나. 무너진 자리에 다시 새로운 지루함을 만들 수밖에 없다.”_p260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는 한편, 마음먹은 대로 굴러가주지 않는 게 인생이기도 하다. 이러한 삶의 불확실성 앞에서 김태연 작가는 ‘별 수 있나’ 하는 담담하고 단순한, 그리고 단단한 마음으로 그 아이러니를 웃어넘긴다.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라고 체념하듯 내뱉으며 오늘의 행복을 꽉 붙든다.

오늘이 언젠가 우리만 아는 농담이 될 날을 기다리며

섬은 꿈꿔왔던 것만큼 완벽하고 환상적인 곳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태연 작가는 낯선 세계가 숨겨왔던 표정을 발견해나가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오늘을 나누며 행복의 조각을 맞춰간다. 그렇게 우리를 괴롭히는 사소한 일들에 다시 사소한 위로로 맞서며 살아간 10여년의 특별하고도 사소한 시간의 기록들이 모여 『우리만 아는 농담』이 되었다. ‘언제든지 심심하게 살아갈 수 있는 단호함’과 오랜만에 느껴보는 ‘선명한 행복’을 깨달아가는 그의 따뜻한 문장들은, 잔잔하고 따뜻하여 부드럽게 느껴지지만 그 안에 담긴 어떤 단단함이 독자에게 분명한 위로와 용기를 안겨준다.

“이제는 지구를 구하는 것처럼 반짝거리는 일이 아니어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잠깐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거나, 그저 지루함을 버텨내는 일이거나,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일이어도 괜찮다. 상대에 따라 전부이거나 혹은 아무것도 아닌 일들. 운이 좋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낼 수도 있는 일들.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의 쓸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작은 일도, 무의미한 일도 그래서 모두 의미가 있다.” _p57

세계 제일의 영화감독이 되어 칭찬받고 싶지만 영화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고백하는 사람. 아이를 갖고 싶다는 100퍼센트의 확신을 기다리다가도, 계속해서 달라지는 마음 하나하나를 애틋하게 여기는 사람. 헤어짐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 ‘누구나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비관으로 멋지게 추락할 줄 아는 사람. 열아홉 시간의 시차만큼이나 멀리 떠난 곳에서 암막 커튼 치고 넷플릭스 보는 일상을 자신 있게 소개하는 이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지나치게 솔직한 이야기에 웃음이 나다가도 어느새 코가 찡해져 눈물을 글썽이게 되고, 이내 가슴 따뜻한 위로와 단단한 용기를 듬뿍 얻어 책장을 덮게 될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모두를 실망시키더라도, 나는 내 몫의 행복에 용기를 들이부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다시 심심한 세계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추천평

김태연 작가의 글은 마치 바쁘게 걷다 잠시 벤치에 앉아 느끼는 바람 같다. 문장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지나쳐버리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깊은 사색이 담겨 있다. 따뜻하고 평화롭고 풍요로운 그의 문장은 내면을 향해 안테나를 뻗고 있어, 삶에 지친 이에게 작은 위로를 던져준다. - 김도영 (영화 〈82년생 김지영〉 감독)
리뷰 총점 9.4
한줄평 총점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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