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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지 권제5 倪圭志卷第五
팔역정리표 八域程里表 ㆍ서북쪽으로 의주까지 西北抵義州第一 ㆍ동북쪽으로 경흥·서수라까지 東北抵慶興西水羅第二 ㆍ동쪽으로 평해까지 東抵平海第三 ㆍ동남쪽으로 부산까지 東南抵釜山第四 ㆍ동남쪽으로 태백산까지 東南抵大白山第五 ㆍ남쪽으로 통영까지 南抵統營第六 ㆍ서쪽으로 강화까지 西抵江華第七 열읍상거리수 列邑相距里數 ㆍ경기도 열읍상거리수 京畿列邑相距里數 ㆍ강원도 열읍상거리수 關東列邑相距里數 ㆍ충청도 열읍상거리수 湖西列邑相距里數 ㆍ전라도 열읍상거리수 湖南列邑相距里數 ㆍ경상도 열읍상거리수 嶺南列邑相距里數 ㆍ황해도 열읍상거리수 海西列邑相距里數 ㆍ평안도 열읍상거리수 關西列邑相距里數 ㆍ함경도 열읍상거리수 關北列邑相距里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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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倪圭)’라는 서명은 장사에 능통했던 춘추 시대의 계예(計倪)와 전국 시대의 백규(白圭)의 상술을 엿본다는 의미다.
예규지 서문에 보면 서유구는 “식량과 재물을 구하는 방법은 본래 군자가 취하지 않는 일이면서도 군자가 버리지 않는 일이다.”라고 하면서 “우리나라 사대부가 스스로 고상하다고 표방하며 으레 장사를 비루한 일로 여겼던 태도는 본래 그러하였다. 그러나 궁벽한 시골에서 자신을 닦으며 대부분 가난하게 사는 무리들 같은 경우는, 부모가 굶주리고 추위에 떨어도 알지 못하고 처자식이 힘들다고 아우성쳐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공손히 모으고 무릎 꿇고 앉아 성리(性理)를 고상하게 이야기한다. 이들이 어찌 《사기》를 지은 사마천이 부끄럽게 여긴 자들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부모와 처자식을 먹여 살리는 기술을 익히지 않아서는 안 된다.”라고 예규지를 집필 의도를 밝혔다. 생계가 절박하고 힘들 때에는 사대부라도 장사를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은 박지원 《양반전》의 문제의식과 동일하다. 서유구는 박지원처럼 책을 통해 풍자적으로 꼬집는 대신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예규지를 통해 제시한다. 궁벽하고 절박한 생계에 처한 임원에 사는 선비들에게 지출을 조절하고 절약하며 재산을 증식할 방법을 적어 이론을 제시하는 한편, 각지에서 나는 특산물이나 생산물을 소개하였고 교류하며 장사를 할 수 있도록 각지의 장시와 장이 서는 날을 적었으며, 장시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도록 거리표를 적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공했다. 권5는 전국 거리표로 서울을 기점으로 하여 앞 7개의 표는 “서북쪽으로 의주까지”, “동북쪽으로 경흥·서수라까지”, “동쪽으로 평해까지”, “동남쪽으로 부산까지”, “동남쪽으로 태백산까지”, “남쪽으로 통영까지”, “서쪽으로 강화까지”로 구분하여 주요 읍들 사이의 거리를 연결하여 거리를 표시하였는데, 하나의 거대한 알고리즘 순서도를 보는 것 같다. 뒤의 표 8개는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의 각 도내의 읍 사이의 거리를 기록하여 시간을 가늠하여 정확한 기일에 장시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표를 바탕으로 장날과 각 지역의 거리를 잘 계산하면, 시간과 힘의 낭비 없이 사고팔고를 반복하며 전국적으로 짜임새 있게 장사를 할 수가 있다. 직각 삼각형으로 그린 거대한 이 표는 그대로 구현하여 번역하였는데, 별지로 첨부한 표를 펼쳐보면 그 거대함에 깜짝 놀랄 것이다. 서유구가 서문 말미에 밝힌 “8도의 시장과 거리를 덧붙인 것은 재화를 증식하려는 자들이 기일에 맞춰 거래를 하고 여정을 계산하여 통행하기를 바라서이다.”라는 서유구의 기대와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