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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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에 미리 말하는 건데 나 놀고 있었던 거 아니다?”
“…….” “뭐, 약간은 사적인 얘기를 하긴 했지만……, 아무튼 금방 들어가려고 했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유니폼 차림으로 빈둥거린다고 한 소리 하려던 거 아니었어?” “……못 말리겠다.” “듣고 보니 기분 나쁘네. 뭐가 또?” “언제는 남의 의견 듣지도 않고 혼자 폭주하시더니.” “이사님은 안 바빠? 왜 싸돌아다니시고 그래?” “미워 보여.” “네에, 알겠습니다. 저는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별로 좋지는 않네.” 뭐가? 라고 물어보려는 순간 태주가 먼저 말했다. “박유채, 다른 남자랑 눈 맞추면서 웃고 있는 거.” 유채의 눈동자가 천천히 확장되었다. 머릿속이 묘한 기분으로 헝클어졌다. 기대는 금물이라고 한 순간, 저 남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그래서 불쑥 화가 치밀어 올랐다. “최태주 정말 최악이야. 이런 거……, 정말 나쁜 거 아니야?” 핑글 눈물까지 맺혔다. 태주는 놀란 듯 유채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다가오려는 듯 한쪽 발을 떼는 순간 유채는 그대로 태주를 지나쳐 가버렸다. “한심했군.” 태주는 고개를 저으며, 방금 전까지 유채가 최 셰프와 함께 서 있었던 유리벽 앞에 가서 섰다. 부당하게 느껴졌겠지만……, 최 셰프와 함께 웃고 있는 유채를 본 순간 시선이 떠나질 않았다. 뭔가가 태주의 속을 건드렸다. “이 정도면, 네가 이긴 것 같은데…….”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