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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신목기 시대를 열다 / 밀플라토, 김규 시골 목수 / 길공방, 김보람 구조의 미학 / 로즈앤오방, 김수희 가구에 감성을 입히다 / 우드워크라이프, 김제은 반려동물을 위한 가구 / 핸드크라프트, 신민정 공방의 정석 / 온리우드, 이미혜 삶을 짜임하다 / 플레이워크, 장현주 가구를 조각하다 / 이리히아트퍼니처스튜디오, 함혜주 멋지게 다른 가구 / 유진경나무공방, 유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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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 목수(철학 전공)
“생각해 보면 결국은 내가 바라는 대로 자연스럽게 흘러오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을 맘껏 즐기고 있다.” - 김규 작업의 궁극적인 도착지는 어디인가? 나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작업이 나를 둘러싼 여러 맥락들과 무관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작업의 도착지를 찾아가고 있다. ● 김보람 목수(공연기획 전공) “내 집과 내 삶에 정성껏 만든 것들이 꾸준히 채워지길 바라고 늙어서도 손이 부지런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 - 김보람에게 목공은 어떤 의미인가. 얼치기목수라서 전문 목수들 옆에 나란히 서기가 부끄럽지만 이렇게 작업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살면서 필요한 것들을 만들고 나누고 공유하는 방식이 내게 잘 맞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 김수희 목수(건축 전공)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자유롭게, 오래도록 가구를 만들 수 있는 목공의 삶이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목공인으로서 해나가는 작업이 좋고 또 기대되니 일상이 즐겁다. 또 목공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 또한 값진 경험이다. 작업의 모든 과정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니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려고 한다. ● 공예 전공 출신, 김제은 목수(공예 전공) “나다움이 깃든 공간에서 다양한 작업과 전시 등으로 많은 분들과 함께하며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자신만의 호흡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스스로 정해놓은 건 꼭 다 해야 하는 성격이라, 힘들지 않은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하루에 할 일이 열 개 정도가 있으면 다섯 개까지만 해도 성공한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편이다. 그래도 자신에게 채찍질 아닌 채찍질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 ● 신민정 목수(패션디자인 전공) “나 혼자의 힘으로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완성까지 하고 나면 정말 뿌듯하다. 그 점이 제일 만족스럽다.” - 고양이 가구부터 만들기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고양이 가구를 사려니까 다 합판으로 만든 제품이었다. 계속 그걸 보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 하나둘씩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만든 게 고양이 식탁인데, 이후에도 계속 고양이 가구를 만들다보니 주변에서 물어보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럼 이걸 팔아볼까?'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 이미혜 목수(한국무용 전공)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는 카페와 목공을 체험할 수 있는 아카데미를 한 공간에서 실현시키는 복합문화공간을 꿈꾼다.” - 목공의 매력이 뭘까? 과정도 재미있고 결과물이 실용적이라 좋다. 쓰임새 있는 물건을 만든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나무가 계속 변형하고 틀어지는 걸 잘 컨트롤해야 하는 것이 어려우면서 매력적인 거 같다. 어르고 달래면서. ● 장현주 목수(경찰경호 전공) “플레이워크 목공방을 거쳐 간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고 지역에 다양한 목공 이벤트가 일어나도록 돕고 싶다.” - 여자목수의 삶을 산다는 건 어떤 걸까? 새로운 상황에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겠지만 무언가 대단히 특별함이 있는 게 아니라 비슷한 일상 속에서 반복된 작업들을 해 나가는 것, 그 속에서 스스로가 지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 함혜주 목수(시각디자인 전공) “3~4년 후에는 개인전을 하고, 중년에는 대청댐 인근에 터를 잡아 볕이 잘 드는 대지 위에 이리히 공방을 짓고 싶다.” - 함혜주에게 공방은 어떤 의미인가? 내겐 일터이고 삶이고 꿈인 곳이다. ● 유진경 목수(디자인 전공) “건강을 유지하면서 오래 작업할 수 있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목표이고 꿈이다. 내 몸이 제일 중요한 도구이니까.” - 짧지 않은 시간을 목수로 살았어요. 뒤돌아보면 어떤 삶이었나요?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열정적으로 성실하게 생각하는 손으로 살았네요. 결국 하루살이 같은 날들을 살아 온 거기도 하구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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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목수가 되어 조금 다르게 산다는 의미
공간 디자이너, 건축 전공자, 패션 디자이너, 경비업체 출동대원, 무용수 등 ‘출신 성분’도 다양한 이들은 왜 하필 거칠고 힘든 직업으로 인식되는 목수의 세계에 뛰어 들었을까? 우리는 이들이 편리와 편의 대신 몸과 손의 감각으로 사물을 직접 만드는 고된 일을 굳이 선택한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황무지를 옥토로 바꾸는 농부의 무던한 삶과 마찬가지로 ‘목수’라는 직업을 통해 관행적, 제도적, 주입식 갑옷을 벗어 던지고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목수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9명의 여자목수들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도전의 시간들을 호되게 보낸 후에 다다른 지금의 자리, 목수라는 이름을 값지게 여긴다. 그리고 단순히 목수 기술자로 만족하지 않고 이전의 세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새로운 목공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한다. 오랜 시간 남자만의 전유물이었던 목수 세계에 뛰어든 여자들의 인생 2막을 주제로 책을 엮은 탓에 불가피하게 ‘여자’라는 접두사를 강조한 측면도 있지만, 그것은 또한 여자 목수 9인 스스로가 일궈낸 삶과 가치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쓸모 있는 가구 이전에, 쓸모 있는 삶을 추구하는 그들의 이름 앞에 ‘여자’라는 단어가 붙었다고 해서 낯설거나 색달라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당당함을 표현하는 신조어로 부르고 싶다. 가파른 변화와 광속의 시대에 여자목수들의 인생 전환기적 이야기가 또 다른 누군가의 삶과 맞닿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