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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저자 소개 1

이기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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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서화를 좋아하고 이따금 클럽에 간다. 난 알아요, 위닝일레븐, iPod 5세대, 드래곤볼, 슬램덩크, 올드보이, 펄프픽션, 프렌즈, 셜록, Billie Jean, 스타크래프트, 취리히. GTA, 조커에서 충격과 영감을 먹고 자랐다.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는 I’m not sorry(feat. Eric Bellinger)나 Points of Authority/99 Problems/One Step Closer(Explicit Version)를 크게 튼다. 살아오면서 14명의 여자에게 반했고, 9명에 고백했으며, 7명과 사랑을 했다. 농구, 야구, 축구, 탁구, 당구, 수영,
시서화를 좋아하고 이따금 클럽에 간다. 난 알아요, 위닝일레븐, iPod 5세대, 드래곤볼, 슬램덩크, 올드보이, 펄프픽션, 프렌즈, 셜록, Billie Jean, 스타크래프트, 취리히. GTA, 조커에서 충격과 영감을 먹고 자랐다.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는 I’m not sorry(feat. Eric Bellinger)나 Points of Authority/99 Problems/One Step Closer(Explicit Version)를 크게 튼다. 살아오면서 14명의 여자에게 반했고, 9명에 고백했으며, 7명과 사랑을 했다. 농구, 야구, 축구, 탁구, 당구, 수영, 테니스를 좋아하는데 요즘엔 수영만 한다. 분리수거에 신경쓰지만 정의롭게 살지는 못했다. 선하고 추하며, 아름답고 악하다. 잘못을 많이 하며 살았고, 종종 비겁했다. 이기워키는 필명이다. 담배는 안 피우고, 술은 여자 있을 때만 마신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0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90쪽 | 386g | 134*194*17mm
ISBN13
9791196835705

책 속으로

바닷속은 고요했고, 어둡지만 답답하지는 않았다. 내 몸의 그림자가 천천히 나의 몸 안으로 스며들고, 몸속의 빛들은 하나 둘 꺼져 갔다. 몸 안의 모든 곳이 어두워지고, 색깔이 사라지고, 다들 멎어 조용했다. 진한 청회색 빛 어둑한 바닷속 깊은 곳으로 둥실 몸이 가라앉고 있었다. 살아온 삶의 주요 장면들이 영사되는 그런 일은 없었다. 이런 순간이면 생각날 줄 알았던 아름다운 추억도, 열렬히 사랑했던 이도 없었다. 나는 살아온 그 어느 때보다 침착했고, 단념했다. 태어났을 때보다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나의 몸을 빈틈없이 에워 삼킨 깊고 어두운 바닷물로 나의 생명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 p.18

내 우산은 조금 특별하다. 검은색의 클래식 장우산 모양으로 비가 내리는 날보다 비가 내리지 않는 맑은 날의 낮시간 외출에 주로 사용한다. 우산의 바깥쪽 면은 오가닉 솔라셀로 만들어져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고 충전하는 태양전지 기능을 하고, 우산의 안쪽 면은 플렉서블 QLED로 만들어져 자체 발광으로 빛을 내도록 했다. 우산대에는 보조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고, 우산 손잡이에는 전원과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간단한 조작 버튼이 있다.
내가 이렇게 특별한 우산을 제작해서 들고 다니는 이유는 8년 전 나이지리아에서 대서양에 빠져 죽다가 죽지 않게된 그날에 사라져 버린 나의 그림자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햇빛이나 달빛, 불빛과 같은 자연광에서는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고, 가로등이나 형광등과 같은 전기를 쓰는 인공조명에서는 나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 pp.59-60

“마음속에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깊이 숨겨둔 미안함이나 죄책감이 있지 않나요?”
“…….”
지글라의 질문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인간은 누구나 삶의 어느 시간에 잘못을 저지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갖게 되는 미안함과 죄책감을 어찌하지 못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 숨기죠. 그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음속 깊은 곳 어둠의 에너지가 되어 자신의 삶을 위축하는 데 쓰이거나, 점점 더 큰 잘못을 저지르며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데 쓰입니다. 키아로 스쿠로 의식 서비스는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속 어두운 에너지를 바로 보고, 인정하고, 배설할 수 있도록 도와 삶이 너무 크게 엇나가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 p.55

“이제 넌 곧 나의 캠리 트렁크에 들어가게 될 거야. 그리고 난 너를 무신으로 데려갈 것이고. 차가 멈추고 트렁크 문이 열리면 최대한 빠르게 멀리 도망쳐. 우리가 웃음을 그치기 전에 너는 우리가 안 보이는 곳으로 도망쳐야 할 거야. 우리의 웃음이 끝난 뒤에도 네가 우리 눈에 보인다면, 우리는 널 잡아 기둥에 묶고 넥레이싱을 할 거니까.”
--- p.114

“응? 그게 무슨… 그러고 보니 미안함과 죄책감의 차이가 뭔지 설명할 수 있어요?”
“미안함은 나의 마음이 타인을 향해요. 타인의 손해를 헤아리는 나의 마음이죠. 그와 달리 죄책감은 나의 마음이 나를 향해요. 나의 손해를 헤아리는 나의 마음이에요.”
--- p.168

“너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지는 말아요. 죄책감이라는 거, 죄책감을 안 느껴도 될 것들인데 사회 정의라며 힘을 발휘하는 것도 있고, 정작 죄책감을 느껴야 할 일들에는 그냥저냥 모른 척하는 것도 있으니까요. 조절 장치라고 하겠지만 때에 따라선 조종 장치인 거죠.”
--- p.171

‘어떻게, 그렇게 또 날 두고 그냥 잘 수가 있어? 항상이야. 다음에도 그러면 죽는다.’
--- p.195

그 순간 나의 허벅지 위에 앉아 있던 고화선의 두 눈이 나의 두 눈에 마주쳤고, 나의 온몸은 굳어버렸다. 어둠 속에서도 또렷하게 보이는 그녀의 두 눈은 아주 오랜 비밀을 품고 있는 영혼이 없는 조각상의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표정조차 움직일 수 없는 나의 얼굴 위로 그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나의 벌려진 입술로 그녀의 그림자가 들어와 나의 목구멍으로 벌컥벌컥 삼켜졌다. 숨이 막혔다.”

--- p.227

출판사 리뷰

“엄마, 엄마도 마음속에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깊이 숨겨둔 미안함이나 죄책감이 있어?”

저자가 한 번은 식탁에서 어머니께 여쭤봤고, 한 번은 할머니 산소에서 아버지께 저 질문을 여쭸다고 한다. 두 분 모두 한 호흡 쉬며 시선을 허공으로 옮기시더니 그렇다고 답했고, 그래서 저자는 [컬러 미 배드]를 해도 좋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컬러 미 배드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Color, Me, Bad. 쉬운 단어 세 개. ‘날 나쁜색으로 칠해.’ 라고 직역하자니 어쩐지 주저하게 된다. 우선 표지 뒷면에서 첫 번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나쁜색, 당신이 칠하지 않고 갖고만 있는 색’ -표지 뒷면

그리고 Prologue에서 한 번 더 제목의 의미를 환기한다.

‘크레파스 갑을 열면은 어떤 색은 겉종이가 다 뜯기고 벗겨져 닳아 뭉뚝해져 있었고, 어떤 색은 한 번도 손댄 적 없어 그대로였다. 한 번 손댄 적 없는 색은 해와 달을, 하늘과 땅을 산과 바다를 칠하기엔 그것은 나의 색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이다.’ -9쪽

나쁜색도 우리가 가진 색 중 하나고, 세상이 가진 색 중 하나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은 아닌 척, 없는 척하며 살기에 자신도 모르게 아프고, 그래서 세상도 아픈 것이라고 한다.

표지 디자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보라색이다. 글자는 야광처럼 보이는 녹색이다. 무엇보다 표지의 한 가운데 위치한 오브제는 여러 색깔이 겹쳐있는데, 바깥쪽을 향해 격정적으로 퍼져나가는 마젠타와 블루, 그 안으로 사이언과 옐로우-그린은 신비한 에너지를 머금고 있는 마음의 빛처럼 보인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나의 마음속 무언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흡입력이 느껴진다. 그러다 표지를 넘기면 면지가 주홍색이다. 저자가 직접 디자인했다. 표지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며 원하는 느낌을 구현하는 종이와 인쇄소를 찾아 충무로 곳곳을 두드려 도움을 구했다. 저 표지는 컬러 미 배드가 제대로 갖추어 입고 나온 옷이다.

주인공이야? 악당이야? 주인공이 악당이야?

주인공 유다오가 사과를 하러 다니다가 사과를 하고, 사과를 하지 못 하고, 사과를 않는 모습은 나 자신이기도 하고, 내 상대이기도 하다. 읽다가 주인공의 편을 들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화가 나기도 하고, 후회가 들기도 한다. 주인공을 응원하다가도 주인공 편에 서는 것을 주저하게 될지도 모른다. 마지막 장까지 모두 읽고도 섣불리 마음을 정하지 못한다. 그것은 주인공이 우리가 알던 주인공의 모습도, 악당의 모습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불편한 것이다.

미안함과 죄책감의 차이

“미안함은 나의 마음이 타인을 향해요. 타인의 손해를 헤아리는 나의 마음이죠.”
“죄책감은 나의 마음이 나를 향해요. 나의 손해를 헤아리는 나의 마음이에요. ”-168쪽

미안함과 죄책감이라는 말은 흔해서 그것이 무엇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단어다. 그래서 잘은 모르지만 암기해 사용해왔다.

주인공 유다오는 미안함과 죄책감의 배설을 돕는 의식서비스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종교 외에는 인류가 미안함과 죄책감을 배설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없어 우리 사회가 도덕과 양심이 아닌 법과 처벌에 의존적이게 된 것이라고 하며 우리 사회가 도달해 있는 현 지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곳곳, 사회가 만든 죄책감의 개념을 의심하고 깔보는 인상도 준다.

“너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지는 말아요. 죄책감이라는 거, 죄책감을 안 느껴도 될 것들인데 사회 정의라며 힘을 발휘하는 것도 있고, 정작 죄책감을 느껴야 할 일들에는 그냥저냥 모른 척하는 것도 있으니까요. 조절 장치라고 하겠지만 때에 따라선 조종 장치인 거죠.”-171쪽

그림자 안에서 삶을 병행하는 우리들의 무의식

바다에 빠져 죽다 살아난 뒤로 주인공 유다오의 그림자는 자연광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인공조명에서만 나타난다. 어느 날 유다오는 의식과 무의식의 위치가 서로 뒤바뀌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자신의 의식이 자신의 그림자로 들어가 버리고, 그림자 안에서 살던 자신의 무의식이 뇌로 들어가 육체를 컨트롤하는 상황에 처한다.

컬러 미 배드의 이야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무의식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 삶의 많은 일들이 자신의 무의식과 타인의 무의식 간의 교통과 상호 작용에 의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우연, 실수, 기적이라고 하는 일들이 무의식의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에 가까운 상상을 하고 있다.

예측이 안 되는 전개, 섬묘한 심리묘사, 오픈 엔딩

서정적인 분위기를 머금었지만, 이야기는 기묘하게 흘러간다. 이야기를 또렷하거나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글이 아닌 그림을 읽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머리가 아닌 심상에 읽히는 표현방식과 구조를 띠고 있다. 게다가 마지막 한 장까지 재미있다는 반전 엔딩이자, 오픈 엔딩이다.

만연하지만 어쩌지 않는 사회 문제들을 소재로

친족 성범죄, 강자의 폭력과 약자의 폭력, 외도, 장애인의 성(性), 성매매, 차별, 그리고 낙태.

우리 사회에 만연하지만, 우리가 어쩌지 않는 사회 문제들을 이야기 곳곳 소재로 삼고 있다. 그러면서 암기하듯 학습한 죄책감을 향해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 그것들에서 우리가 느끼도록 되어 있는 죄책감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사회적 담론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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