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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01.~15. 짧은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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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만 남게 되자 수아의 입이 거칠어졌다.
“도대체 생각이 있어요? 맨손으로 거울을 내리치다니. 주인을 잘못 만나면 몸이 고생이라니까.” “입 다물어.” “뭘 잘했다고 큰소리예요?” 수아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시트를 찢어 그의 손을 감쌌다. 응급처치 하는 그녀를 묵묵히 바라보고 있던 자말이 재차 확인했다. “정말 아니겠지?” “뭐가요?” “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겠지?” ‘이 사람이 이렇게 집요했던가.’ 수아는 그의 손을 놓고 한 발 물러서 허리에 손을 올렸다. “무슨 상관인데요? 세상엔 당신이 아니더라도 나를 매력적으로 보는 남자가 있더라고요.” “그만해!” “당신이야말로 그만 좀 해요.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여자로 대해 줄 것도 아니면서 남의 손에 떨어지는 것도 못 보겠다?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말라고요.” “수아!” “내가 누구랑 자든 신경 쓰지 말아요. 당신만 어른으로서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유희를 찾는다? 그래? 그런 거야?” 화가 난 수아는 그 물음에 담긴 서늘함을 간파하지 못했다. “못할 것도 없죠.” 도전적인 그녀의 답에 자말의 눈동자가 짙어졌다. 그리고 미처 피할 사이도 없이 자말에게 떠밀려 침대로 나동그라졌다. 수아는 충격에 그대로 얼어 버려 그 뒤에 따르는 자말의 거친 행동에도 움직이지 못했다. 자말은 무릎으로 수아를 가두고 그녀가 걸친 셔츠를 완력으로 찢어 버렸다. 그의 힘을 이기지 못한 단추들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 앞에 온전한 맨가슴이 드러났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수아가 거칠게 반항을 했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녀의 두 손을 한 손으로 잡아 머리 위로 누른 자말이 몸을 숙여 수아의 입술을 찾았다. 부드러움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징벌의 키스. 달콤함을 느낄 수 없는 아픈 입맞춤이었다. 그럼에도 수아는 반항할 수 없었다. 그 모든 것을 행하는 이가 자말이었기에, 이성을 밀어낸 감성이 그와의 접촉을 반긴 때문이었다. 입술을 떠난 자말의 입술이 목선을 타고 가슴의 골짜기에 이르렀다. 자말은 단단히 일어서 존재를 과시하는 두 개의 분홍빛 유두를 내려다보다가 한쪽 가슴을 덥석 물어버렸다. 수아는 짜릿함과 알 수 없는 감각에 절로 신음을 흘렸고, 그럴수록 자말의 혀가 집요하게 유두를 공략했다. 어느 순간, 반항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았는지 자말은 그녀의 자유를 구속하던 손마저 내려 다른 쪽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의 노련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수아는 그의 두 손이 자신의 엉덩이를 들어 단단한 남성에 밀어붙일 때에야 그의 행동이 결코 부드럽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 자말의 입술은 여전히 그녀의 가슴을 희롱하고 있었으나 물어뜯는 것에 가까웠고, 부푼 남성을 밀어붙이며 엉덩이를 주무르는 손길엔 부드러움이 없었다.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움보단 단순한 섹스의 의미가 짙은 행위들. 그제야 수아의 이성이 상황을 파악했다. “자말?” “여자가 되고 싶어 하지 않았던가?” 차가운 말투로 내뱉는 그에게서는 열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에 그녀는 바보가 된 것이었다. “나쁜 사람. 비켜요! 당신은 파이잘보다 더 나쁜 사람이야.” “아직도 그 이름을 입에 올리나?” “적어도 그는 이런 치사한 방법으로 나오진 않았어요. 안 비켜요? 평생 여자를 안지 못하는 몸이 되고 싶지 않으면 비키는 게 좋을 거예요.” 수아가 무릎으로 지그시 남성을 누르며 경고했다. “킥킥. 나라면 얼른 비켜나겠어.” 언제 다시 왔는지 파이잘이 문가에 비스듬히 기대 눈을 빛내고 있었다. 자말은 거친 욕설을 중얼거리며 수아의 셔츠를 여며 주고 침대에서 내려서 시트로 그녀의 몸을 가렸다. 방으로 들어서려는 파이잘에게 다가간 자말이 그의 손에 들린 수아의 옷을 받아들고 파이잘의 눈앞에서 문을 닫아 버렸다. “입어.” “당신도 나가요.” “내가 입혀 주길 바라나?” “당신 손을 빌리느니 홀딱 벗고 나가겠어요. 뭘 보고 있어요, 돌아서기라도 해요.” 자말이 말없이 수아의 표정을 살피더니 천천히 돌아섰다. 수아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그를 지나쳐 문을 열려 하였으나 자말의 손에 잡혀 멈춰야 했다. “이 방을 나가면 어제 오늘 일은 깨끗이 잊어라.” “뭐라고요?” “더 이상 파이잘에게 다가가서도 안 되고, 나에게 반항하지도 마. 네 호기심을 위해 위험을 자초하지 말란 말이다.” “호기심?” “남자에 대한 호기심 말이다. 넌 나에게 사랑을 느끼는 게 아니야. 그저 동경과 호기심일 뿐이지.” 사랑이라 한 적 없으나 사랑이라 믿었고, 지금도 사랑임을 의심치 않는 상대에게 정면으로 부정당했다. 수아는 입술을 깨물며 자말을 노려보았다. “그럼 당신은 호기심에 반응한 것뿐인가요?” “남자는 시각적인 동물이다. 넌 남자를 흥분시키기에 넘치는 몸매를 가졌고.” 자말의 씁쓸한 대꾸에 그나마 그녀를 지탱하던 실낱같은 희망이 무참히 꺾여 버렸다. “냉혹한 사람. 일찌감치 당신의 본질을 파악하고 후안을 택한 올가가 옳았어. 당신은 평생 사랑으로 괴로워할 일은 없겠군요. 미리 축하해요.” 그의 옛 연인까지 들먹이며 비아냥거린 수아는 잡힌 팔을 거칠게 잡아 빼고 그 방을 나왔다. 그녀, 사막을 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