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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프롤로그 Ⅰ. 악연은 쉽게 재회한다 Ⅱ. 아버지와 야망 Ⅲ. 폭풍 속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Ⅳ. 여왕의 망토 Ⅴ. 루크와 비숍이 같은 줄에 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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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후의 머릿속에 언뜻 과거 도망자 시절의 생활이 스치듯 지나갔다. 규칙적이고 반복적 행동 패턴으로 감시자들에게 자신이 그들 손 안에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 그것은 그의 주특기였다.
감시와 관찰 업무를 맡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 대상을 관찰할 때 자기도 모르게 대상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려고 한다. 그 기간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감시 대상자의 패턴을 찾아내려고 하는 경향은 점점 더 강해진다. 지난 며칠 동안의 행동 패턴이 오늘도 반복될 것이라는 그릇된 관념, 그곳에 자기 함정이 있는지도 모르는 채 말이다. 그렇게 무의식적인 믿음을 갖도록 만들어준 다음 허를 찌르는 행동을 보이면, 열에 아홉은 크게 혼란에 빠져 대응하지 못한다. 간혹 감옥에서 탈옥수가 생기는 일이나, 평화로운 은행에 불시에 강도들이 닥치면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도후는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그것을 알고 있었다. --- pp.209-210 “메이저들의 주문 체결 내역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자는 것이 바로 그의 의견이었네.” “네?” 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네이선의 말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타인의 주문 내역을 모니터링한다고?’ 과거에 벤도 그와 같은 것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네트워크 침입뿐만 아니라 금융거래의 체결 프로세스를 이해해야만 가능한 꽤 어려운 해킹이었다. 하지만 기껏 공들여 개인의 주식거래 같은 것을 들여다봐야 그에겐 별 실효성도 없었고, 당사자의 주문 의도를 모르는 상황에서는 모니터링을 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건 은행에서 돈을 훔치는 것만큼 큰 범죄 행위였다. --- pp.277-278 ‘네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사라져주마.’ 그는 매서운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사냥꾼을 따돌릴 결심을 하자마자 가슴이 고동쳤다. 오랜 도피생활 동안 저장된 본능적인 기억들이 자동으로 머릿속에서 튀어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첫 번째, 군중 속으로 들어간다. 그는 주변을 살폈다. 공업사들이 있는 골목은 너무 한산했다. 대로변으로 나가야 할 것같았다. 그는 좁은 골목길을 벗어나 영등포역 앞 삼거리로 나왔다. 거기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어딘가로 걸어가는 사람들,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사람들……. ‘이 정도면…….’ 그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최적의 요건이었다. 두 번째, 속도를 줄여 군중들과 자연스럽게 섞인다. 마침 건널목의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고 사람들이 건너기 시작했다. 도후는 자신을 따라오는 여자가 손에 총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더 이상 뛰지 않고 길을 건너는 사람들과 속도를 맞췄다. 다행히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들의 숫자는 어마어마했다. 설상가상으로, 때마침 만원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거기에 추가되어 인파가 밀물처럼 다가오고 있었다. 도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같은 방향 행인들과 발걸음을 맞춰 그들 사이를 유유히 지나쳐 갔다. 세 번째, 몸을 숨길 어둠 속, 혹은 빠른 이동 수단을 찾는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어두운 공간은 보이지 않았지만, 방금 도착한 버스의 뒷문이 닫히려고 하는 게 마침 눈에 들어왔다. --- pp.442-4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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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거래를 둘러싼 금융시장의 음모를 다룬 고품격 팩션!
동물적 감각의 트레이더와 천재 해커의 숨 막히는 추격전! 돈이 돈을 벌고, 한 번의 클릭으로 수십억이 오가는 금융시장. 비합법적 사금융업체 ‘부티크’ 출신의 최도후와 세계적인 철강기업의 비밀부서 ‘그린 아이언’의 벤 힐러는 도망자와 추격자 관계가 된다. 한 사람은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또 한 사람은 금융시장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진짜 적은 누군지도 모르는 채 쫓고 쫓기는 두 남자 뒤에는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의 진짜 이유가 있다. 짐승 같은 한 남자의 치열한 생존 본능과 천재 해커의 첨단 기술이 뒤섞인 두뇌 싸움. 이유도 모르는 채 서로에게 총을 겨누게 된 두 남자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과연 이들 뒤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건의 모든 조각들이 맞춰지는 순간, 섬뜩한 진실이 드러난다. 소설가 김진명은 이 놀라운 소설에 대해 “한마디로 내가 쓰려 했던 작품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수작이다”라고 평했다. 성공한 금융 전문가 출신 작가가 한국 소설계에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신변잡기적인 소설과 처세술이 넘쳐나는 한국 문학계에 맹수 같은 야성을 가진 작가가 나타났다. 작가 장현도는 오랜 습작기를 거쳐 신춘문예나 문예지로 등단하는 문청과는 거리가 멀다. 놀랍게도 단행본 두 권 분량의 이 소설 『트레이더』는 그가 처음으로 쓴 소설이다. 그는 소설 속에도 나오는 비합법적 사금융업체 ‘부티크’를 설립하여 큰돈을 벌기도 했던 금융 전문가 출신이다. 타인들의 눈에는 돈을 많이 벌었던 그 시절이 ‘성공’일 수도 있겠으나 그는 그 시절에 대해 “돈과 탐욕의 노예이기도 했다”고 말한다. 보다 생산적인 삶을 찾던 중, 그에게 ‘소설’이 눈에 띈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수많은 독서량과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머물렀던 경험은 그의 내면에 있던 이야기 본능을 일깨웠다. 그는 “거대 금융자본과 그들의 음모 속에서 존재 자체도 미미한, 단지 ‘장기 말’에 불과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트레이더』를 집필했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마지막 한 줄까지 독자들을 휘어잡는 이 소설의 탄탄한 구성, 짜임새 있는 전개, 치밀한 심리 묘사, 세계 여러 나라를 넘나드는 스케일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는 과연 새로운 작가를 기다리고 있던 독자들의 기대와 열망에 부응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