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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하늘에 소망을 두는 글을 썼으면…… · 4
1부 그리도 따뜻한 손 그리도 따뜻한 손 · 14 녹색 우편함 · 20 별을 접는 아이들 · 27 율촌 마을의 별 · 33 산책길의 사람 풍경 · 41 사랑스러운 단비 · 47 소중한 만남 · 53 바다가 고향인 것을… · 58 둥지 · 65 2부 그래도 행복하네요 그래도 행복하네요 · 74 프리지아 간호사 · 81 아름다운 여의사 · 87 마약 아기 · 94 외로운 외침 · 100 창밖엔 단풍나무가 · 105 친구의 마지막 편지 · 110 사랑을 위해 걷는다 · 115 어느 아름다운 은퇴 파티 · 121 꽃배나무 · 126 3부 보이지 않는 사랑의 끈 제비꽃 어머니 · 136 어머니의 이민 가방 · 142 보랏빛 내 동생 · 148 해나가 알려준 사랑 · 154 손녀와 꽃동산 · 160 아들의 자동차 · 166 피스모 비치의 낭만 · 172 다도해로 떠난 삼촌 · 180 오월의 어느 날 · 186 미국 사위 자랑 · 192 4부 내 생에의 봄날 내 생애의 봄날 · 202 긍정적인 노인네 · 208 보톡스 맞을까 말까 · 213 그때 그 시절 · 219 대박의 꿈 · 225 기다림이 있는 둥지 · 231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 237 할미꽃 간호사 · 243 화재가 주는 교훈 · 249 단평 그 따뜻한 연륜의 향기 · 255 -장소현(시인, 극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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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주차장이 빌딩 앞쪽에서 뒤쪽으로 바뀌어졌다. 기존에서 조금이라도 바뀐다는 것은 일단 부담이 되는 일이기에 내게도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정문 입구에서 멀어져 전보다 일찍 집에서 떠나야 한다. 말이 그렇지 타임카드를 꼬박꼬박 찍어야 하기 때문에 아침 시간 일이 분은 금쪽같은 시간인 것이다.
얼마 동안은 불평으로 투덜대느라 주위를 둘러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내 마음이 불편하니 앞만 보고 입구를 향해 가기에 급급했다. 두어 달이 지난 후에야 조금씩 주위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전에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던 수십 그루의 꽃배나무가 빌딩과 주차장 사이에 줄지어 서 있는 것이었다. 언제부터 이곳에 꽃배나무가 있었던가 싶다. 그동안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꽃배나무 가지를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어느덧 하얀 꽃망울이 눈을 반짝이며 가지마다 촘촘히 매달려 있었다. 추위를 이겨내고 첫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의 순리대로 나무들도 때가 되면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일 게다. 생명의 생동감이 가슴에 싸하게 와 닿았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름다운 산이 병원 뒤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다. 2년여 동안 출근을 하면서 이런 아름다움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바쁘게 일에 얽매여 있었던 것이다. 오솔길도 눈에 들어왔다. 그 길을 걸어보고 싶은 충동에 가슴이 벅찼다. 여기저기에서 봄이 오는 소리가 두런두런 들리는 것 같았다. 쉬는 시간에 밖에 나와 잠깐이라도 꽃배나무와 대화를 하고 싶어졌다. --- 「꽃배나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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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감싸는 넉넉한 사랑의 눈길
윤금숙 수필은 농익은 연륜의 향기로 가득하다. 잘 익은 과일 향기처럼 은은하고 진하다. ‘수필은 손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쓰는 글’이라는 말처럼, 글재간이 아니라 삶의 깊은 호흡으로 끌어올린 아름다운 ‘인생 풍경’이라서 사람 냄새도 생생하게 배어 있다. 잔재주에 묶이지 않고 인생 경험을 녹여낸 진국의 글들이니 울림이 묵직한 것이다. 역시 나이테의 촘촘함이나 연륜의 무게는 소중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1996년 수필로 등단한 이래 꾸준히 수필을 써왔지만, 24년이나 지난 이제야 첫 수필집을 펴내는 진득한 기다림도 연륜의 향기를 더해준다. 사람 풍경의 핵심은 물론 사랑이다. 구체적으로는 기독교의 사랑이다. 책 제목이 말하듯 ‘따스한 손길’로 사람들을 감싸는 넉넉한 사랑의 눈길로 주위의 다양한 사람들, 가족들의 사연을 소중하게 보듬어 안는다. 마치 기도하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윤금숙 수필은 소설가가 쓴 글답게 든든한 이야기의 줄기가 들어 있고, 입체적인 것이 특징이다. 짧은 소설이라고 해도 될 ‘삶의 글’들이어서 공감대가 넓고, 감동이 진하다. 무엇보다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긍정적 에너지가 글 구석구석에 진하게 배어 있어서,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는 것도 큰 미덕이다. 아무쪼록 지은이가 바라는 대로, 이 책에 실린 글들이 ‘따뜻한 손길’이 되어 세상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장소현 시인) 서정을 지향하는 따뜻한 감성 수필을 읽으면 마음이 설렌다. 설레는 이유를 마땅히 끄집어내기는 어렵지만 필자의 정서가 소설이나 시보다 수필 성향을 띠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번 윤금숙 작가의 수필을 대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허구나 상상만으로 그려낼 수도, 시로 함축할 수도 없는, 진실이 담보된 표현과 묘사들이 필자의 서정적인 감성을 소소리 일으켰다. 일에 사로잡혀 오래도록 수필을 가까이하지 못한 터라, 더욱 이번 수필집 『그따뜻한 손』을 만드는 동안 그 파장이 오래 이어졌다. 2017년 발표한 소설집 『먼 데서 온 편지』에서도 느꼈듯이, 윤금숙 작가의 작품들 색조는 무엇보다 따뜻함이다. 휴머니즘만큼 영속성을 띤 문학의 정신적 지주가 있을까. 수필 ‘둥지’에서 보더라도 작가는 단순히 그 마음과 정신을 묘사해내기보다 휴머니즘을 신념처럼 추구하는 삶을 이어왔지 싶다. 본시 타고난 자유지정(自有之情)을 신실한 연륜으로 성숙시킨 작가의 문향(文香)이 이번 수필집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수필가들의 수필집을 만들다 보면 자신이 가장 아끼는 작품을 맨 앞에 싣기도 한다. 『그 따뜻한 손』을 이번 수필집 제목으로 올리게 한 작품 ‘그리도 따뜻한 손’도 수필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소재가 된 치매 할머니가 작가의 여동생과 어머니와 지극히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군잎 없는 작품이 되었다. 수필의 특성인 ‘진실의 미학’이 유독 돋보이는 빼어난 작품이다. 어떤 독자보다 겨울이 더 추운 독자에게는 따뜻한 온돌방 같은 수필집이 『그 따뜻한 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