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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거짓
2장. 인사이드 3장. 성범 4장. 예쁘고 귀엽고 웃긴 애 5장. 우상 6장. 헤테로섹슈얼 7장. 일기의 비밀 8장. 정신과 9장. 소문 10장. 동영 11장. 증명 12장. 종석 작가의 말 해설_박성현(시인/평론가) 눈 먼 사제들의 묵시록, 그 처절하고 눈부신 실존의 독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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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을 통해 박성현 시인은 이번 소설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임태리 소설의 문장은 철저하게 작가 자신이 맞닥뜨리고 싸워야 했던 내면의 기록이다. 눈 먼 사제들이 어둠 속에서 쏟아낸 묵시록이며, 작가가 감내했던 절대적 시간 속의 고통과 인내의 상흔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혈흔이다. 어쩌면 소설이기 이전에 내면의 은밀한 독백이자 소설이 완성되기까지 쓰고 지웠던 마음의 망설임일지 모른다. 따라서 그의 문장은 소설에 속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파레시아’parrhesia라는 ‘진실-말하기’라는 고대 그리스의 명징한 철학적 통찰로써 이해해야 한다. 삶이 우리를 추동하는 온갖 수동적이고 ‘어쩔 수 없는’ 행위들을 딛고 일어서는 혹은 그 처절하고 눈부신 실존의 독백과 같은. 그리고 여기서부터 우리의 『동영』 읽기는 시작될 것이다. (중략) 소설 『동영』이 사랑의 서사이고 어느 순간에 그 서사의 정체와 진위가 밝혀질 것이지만, 이처럼 침착하고 고요한 전율은 흔치 않다. 결핍과 부재와 결여와 소외는 확고부동한 삶에 대한 충만한 긍정으로 바뀐다.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으로 사랑한다는 것과 동일하다. (중략) 이 작품에 수식되는 모호하지만 뚜렷하고 막연하면서도 명확한 세계는 ‘동영’이라는 이름에서 파생된 것이다. 동영의 실체가 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 우리가 알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동영’은 작가가 설정한 명백한 이념이자 도달해야 할 장소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대면하는 모든 실존은 동영에서 나가고 다시 동영으로 회귀한다. 그러므로 소설 『동영』은 ‘제 스스로를 구원했다.’라는 문장으로 요약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말하기, 곧 ‘파레시아’parrhesia다.” 후일담이지만, 해설을 쓴 박성현 시인은 임태리 작가가 남성인 줄 알았다고 한다. 여성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고 한다. 작가가 여성이라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작가가 겨우 스물두 살 약관의 나이이라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고 한다. 문체가 주는 묵직한 힘과 무게 때문에 당연히 남성일 거라 생각했고, 스토리에 담아낸 철학적 성찰의 깊이 때문에 최소 서른 살은 훌쩍 넘었을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소설도 소설이지만 작가의 성별과 나이가 반전 중 반전이었다고 밝혔다. “농담으로 던진 말에 돌아온 진실이 따갑다. 사람의 마음을 횡령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나를 사랑했으면 좋겠다.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고 싶다. 그런데 나를 사랑하는 건 나 자신밖에 없다. 어쩌면 나 자신조차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불공평한 일이다. 나도 나를 잘 모른다. 다음 생에는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나야지. 다음 생이 있을지 의문이다.”(본문 중에서) 소설 『동영-사랑밖에 난 몰라』는 분명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그보다 아프고 조금은 낯설지만 그보다 마음을 울리는 그런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밤이 되면 글이 쓰고 싶어진다. 꼭 미치광이 같다. 머리에서 막. 막. 막. 그래. 글이 굴러다니는 것 같다. 대사도, 지문도. 동사. 조사. 부사. 명사까지 혈관 곳곳을 휘젓는다. 아! 동영이는 명사를 닮았다. 이를테면 뽀뽀. 뽀뽀가 명사가 맞나? 무슨 상관이야. 어쨌거나 닮았다. 좋은데 부족하다. 무엇인지 모르게.”(본문 중에서) 소설 『동영-사랑밖에 난 몰라』는 기존 소설(종이책)과 웹소설 사이에서 묘한 줄타기를 한다. 종이책을 읽는 무게와 웹소설을 읽는 가벼움 그 사이에서 묘한 긴장을 만든다. 기존에 없던 문체와 그에 따른 새로운 독법으로 종이소설과 웹소설의 융합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만들게 될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다양성으로 가득하고 그것이 자연 본래의 모습이다. 작가가 의도했던 대로, 어떤 류의 소수자들도 다수에 의해 배척되지 않고 다양성으로 포용되는 그런 사회가 되는 데, 이 소설이 모쪼록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모두가 소설 『동영-사랑밖에 난 몰라』에서 그리고 있는 바로 그 ‘사랑’ 안에 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작가의 말 어릴 적에 관상어 몇 마리를 키운 적이 있었는데, 아침만 되면 거실 바닥엔 물고기의 사체가 널려 있었습니다. 물고기들은 새벽이 되면 수면 위로 튀어 올랐고 어른들은 그 광경을 보곤 어류의 무식에 대해 논쟁을 벌였습니다. 저는 그걸 자살이라 불렀고요. 정신적인 숨이 더 필요했던 이들이 택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었겠죠. 우리 이제는 죽지 말고 죽입시다. 남이 나를 죽이도록 내버려두지 마세요.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살 수는 없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살자는 말을 내내 되뇌며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에 지나지 않았던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부디 두고두고 안온하세요. 동영합니다. 2020년 임태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