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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은 담백합니다. 기교적인 욕심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일상과 가족 그리고 자연의 얘기를 순박하고 정겹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현란한 아름다움은 덜하지 만 깊고 그윽한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음 「허공」이란 작품을 하나 살펴볼까요?
하늘과 땅 사이가 텅 비어 있음은 비어 있음으로 쓰임새가 생기는 질항아리 같네 하늘을 향해 빈 가슴 내밀 제 바람이 불어와 닦고 초목이 향기로 채우네 세상 것들이 휘적휘적 끌고 다니는 그림자 허공에는 없으니 그 가벼움을 무엇에 견줄까 ‘허공’을 찬미한 노래입니다. 항아리가 속을 비워 요긴한 것 들을 담아 간직할 수 있듯이 허공도 무엇을 담기 위해 자질구레한 것들은 다 버리고 그렇게 몸을 비웠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허 공이 담고 있는 것은 맑은 바람과 초목의 향기입니다. 내가 가슴을 내밀면 그 바람과 향기가 시원하고 향긋하게 나를 정화시켜 줍니다. 복잡다단한 지상의 잡다한 것들을 허공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무욕청정을 지향하는 작자의 마음을 허공에 실어 읊고 있습니다. 만만찮은 시정신이 담겨 있는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