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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심의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기로 했다. 고향마을 빈집으로 간다. 생각하면 아득한 길, 회귀의 수순은 번잡하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그리 복잡할 것도 없다. 아득하다. 나이 오십 살이 채 안 되는 동안 나는 무슨 꿈을 꾸어왔을까? 5.18이 일어난 해부터 시골 생활을 벗어나 도회에서 살기 시작했으니, 올해로 꼭 30년째다. 어느 시골 마을이든 빈집이 넘쳐흘러서 깨끗이 치우고만 산다면 대환영이었다. 대충 1~2백만 원 정도 들여서 수도, 보일러, 창틀, 전등 같은 것들을 손보면 세간을 들여놓기에 충분할 것 같았다.
귀농이니 귀향이니 하는 종류의 호사스러운 말들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출퇴근을 할 수 있을까? 아침저녁으로 오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뿐. 시골집에서 광주 도심 사무실까지 승용차로 한 시간 남짓 밖에 안 걸린다. 늘어날 기름값은 감수하기로 했다. 미처 백 킬로가 못 되는 길, 그나마 내 차는 기름 값이 조금 덜 드는 편이니 편도 7천 원, 왕복 만 오천 원 정도면 충분하다. 오가는 길거리에서 기름을 태우는 환경오염은 어찌할 수 없으리. 애당초 나는 어느 한 낱말로 귀결되는 절대가치를 섬겨본 적 없으니, 또렷한 지주대 없이 그냥 바람 부는 대로 이리저리 흔들려볼 참이다. 내게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엮어내는 삶의 방정식은 도저히 해결 난망의 난수표만 같다. 그나마 남은 힘을 소진하고 싶지 않다. 산벚꽃이 피겠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