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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를 위한 변론
우재욱
지성사 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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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개는 15퍼센트만 가축이다
01 들개는 만나기 어렵다
02 가축이 아닌 개들도 많다
03 개는 어떻게 사람에게 왔나
04 들개의 사촌, 늑대
05 딩고, 야생을 찾아간 개
06 동네에 사는 파리아개
07 우리나라의 들개

2부 ?독박골의 동네개
01 북한산 자락을 헤매다
02 동네개를 만나다
03 독박골 개와 친해지기
04 동네개들의 삶
05 독박골 사람들
06 독박골 무리의 마지막

3부? ?북한산 들개
01 산길에서 만난 들개
02 왜 들개를 만나기 어려울까
03 사찰에서 만난 들개
04 북한산 들개의 생태
05 개의 조상을 보다

4부 인간과 들개의 관계
01 들개는 위험하지 않다
02 들개는 집개보다 안전하다
03 들개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04 다른 지역의 들개
05 한라산 들개는 딩고일 수 없나
06 하나의 생물종, 들개

5부? ?버려진 개들, 유기견
01 들개 똘이와 유기견 친구들
02 잡종 유기견의 천국, ‘테리토리오 데 자구아테스
03 버려진 개들의 운명
04 유기견 안락사
05 독일의 노킬 정책
06 유기견 발생을 막는 방안
07 개를 키우겠다는 지중한 결심

맺는 글

저자 소개 1

동물과 식물을 천성적으로 좋아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생태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자연과 생명에 대한 연구와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학위 과정과 후속 연구는 수목장을 중심으로 하였고, 이후 자연에 대한 관심 영역을 넓혀 동물 관찰을 시작해 들개에 관한 책을 펴냈다. 들개 관찰을 하면서 주거지 근처에 사는 다른 동물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자연 속 야생동물만큼이나 우리 주변에 사는 동물에 대한 관찰도 의미 있다고 생각하던 차, 길고양이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사는 동네 뒷산과 주택가, 농촌과 어촌, 공원과 산림에서 여러 길고양이를 관찰하고 그들에 대해 생각한 것을 이
동물과 식물을 천성적으로 좋아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생태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자연과 생명에 대한 연구와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학위 과정과 후속 연구는 수목장을 중심으로 하였고, 이후 자연에 대한 관심 영역을 넓혀 동물 관찰을 시작해 들개에 관한 책을 펴냈다. 들개 관찰을 하면서 주거지 근처에 사는 다른 동물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자연 속 야생동물만큼이나 우리 주변에 사는 동물에 대한 관찰도 의미 있다고 생각하던 차, 길고양이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사는 동네 뒷산과 주택가, 농촌과 어촌, 공원과 산림에서 여러 길고양이를 관찰하고 그들에 대해 생각한 것을 이 책에 정리했다. 지은 책으로는 『수목장ㆍ자연장, 숲이 되는 묘지』, 『들개를 위한 변론』이 있고, 논문으로는 「수목장의 동기와 수목장지 선호조건에 대한 요인분석」, 「수목장지 님비현상의 해결 사례에 대한 분석」 등 여러 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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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153*217mm
ISBN13
9788978894449

책 속으로

들개는 산이나 들과 같은 야생에서 살기도 하지만 인간 거주지 주변에도 산다. 이 책에서는 이 모든 경우를 포괄해 ‘들개’라고 하기로 한다. 들개 중에서 인간 거주지 주변에서 사는 개를 구분할 필요가 있을 때는 ‘동네개’로 칭했다. 인도나 동남아 등의 파리아개가 이에 해당된다. 또 북한산 독박골에서 살았던 개들도 포함된다. 산이나 들에서 사는 개와 동네개의 구분이 필요한 경우에는 ‘야생개’, 굳이 야생개로 구분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통틀어 들개라고 했다. 들개를 대체할 단어로 ‘떠돌이개’가 있지만 주인 없이 사는 개들은 떠돌지wandering 않으며, 일정한 영역에서 사는 동네개village dog이거나 야생개wild dog인 점을 고려해 가축이 아닌 상태로 사는 개를 ‘들개’라고 통칭했다. 들개는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만free-ranging’ 영역 안을 돌아다닐 뿐 정처 없이 ‘떠돌지’ 않는다. 일정한 영역 생활을 하는 들개와 달리 ‘유기견’은 전에 주인이 있었으나 현재는 주인을 잃어 자신의 거처를 갖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떠도는 개를 가리킨다. ---p. 19중에서

다른 나라의 들개들이 대부분 인간 거주지 주변에 사는 동네개이지만 우리나라 들개는 산에서 사는 야생개이다. 편하게 먹이를 얻기 위해 동네개로 사는 것이 들개의 속성인데 왜 우리나라 개는 힘들게 야생의 길을 선택했을까? 들개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개식용 문화가 있다. 특히 과거에는 주인 없이 떠도는 개는 사람들의 표적이 되어 보신탕이 되기 일쑤였다. 개를 노리는 주민과 개장수는 들개의 천적이었다. 최근에는 유기견 포획반이 들개를 산으로 쫓았다. 낯선 개가 돌아다니면 바로 신고가 들어와 포획되기 때문에 들개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들개에게 무서운 존재이다. ---p. 69중에서

어떻게 보면 독박골 무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개들이었는지 모른다. 동네개는 파리아개들처럼 자유롭게 살면서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보호까지 받는 특별하게 행복한 환경 속에 있었다. 동네개는 사람에 종속되지 않고 동족과 연대하며 살았다. 사람에 대해서도 굴욕적으로 꼬리 치지 않고 품위를 지키며 교감했다. 묶거나 가두지 않아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먹이는 독박골 주민들이 때마다 챙겨주어 굶주리지 않았으며, 천적의 위험도 없었다. 다치거나 병에 걸리면 주민들의 도움으로 의료 처방도 받았다. 관공서에서 보낸 포획 인력이 유일한 위협이었지만 독박골 주민들이 강력하게 탄원하며 막아주었다. 온갖 호사 속에서 주인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반려견보다 주민의 보호 속에 개의 본성에 따라 자유롭게 사는 독박골 동네개들이 훨씬 행복하다고 생각되었다. ---p. 102~103중에서

음식물 쓰레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먹이 활동으로 비추어볼 때 북한산 들개가 급증하는 것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어려운 일이다. 하나의 종은 생존할 수 있는 서식 조건이 충족되어야 살 수 있다. 얼마나 많은 들개가 살 수 있는가는 그곳이 어느 정도 크기의 공간이며 그곳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에 달려 있다. 북한산은 생태적으로 고립되고 면적이 한정된 공간이라 들개가 무한 증식해 다른 지역으로 퍼져 나갈 수 없다. 또 음식물 쓰레기가 분리배출되고 있어 북한산의 먹이 환경은 들개에게 매우 불리하다. 음식물이 노출되는 장소가 있더라도 다른 들개나 동물이 먼저 먹을 수 있어 안정적으로 먹이를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들개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인간을 위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p. 152중에서

들개가 포식자로 살든 청소동물로 살든 나름의 생태적 지위를 확보하고 산다면 다른 야생동물들처럼 그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 광견병 문제가 제기되겠지만 광견병이 우려된다고 너구리를 모두 죽일 수 없듯, 들개를 몰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개 물림 사고가 우려된다는 심리적 이유만으로 근절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들개는 다만 살고 싶을 뿐이다. 들개의 생명을 존중하면서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p. 177중에서

안락사에 대한 대안으로는 TNR이 있다. TNR은 Trap(포획), Neuter(중성화 수술), Return(방사)의 약자로, 야생화한 동물이 더 이상 증식하지 않도록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한 후 원래 살던 곳으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한때 길고양이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지만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모아지면서, 현재는 중성화 수술 후 방사하는 방식이 시행되어 길고양이는 도시 생태계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다. TNR은 포획 후 안락사하는 방법보다 개체 수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영국의 야생동물학자인 로저 테이버Roger Tabor는 실험을 통해 실험지역의 길고양이 무리를 제거하면 주변의 다른 개체들이 유입되어 또다시 개체군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TNR은 인위적으로 생명을 죽이지 않으면서 서서히 개체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p. 201중에서

한라산 들개는 생태계의 한 부분으로 포식자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원래 가축이었다는 이유만으로 폄하하고 제거해서는 안 된다. 한라산 들개가 노루를 포식하는 것도 먹이사슬의 하나로 존중되어야 한다. 들개 출현은 노루 개체 수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 과거에는 노루 개체 수가 적어 보호정책이 시행되었다. 이러한 보호 속에 노루 개체 수가 늘자 다시 유해동물이 되었다. 들개 개체 수도 그들이 사냥할 노루가 늘면서 증가했다. 들개는 노루의 지나친 증식을 억제하는 조절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병들고 약한 개체를 우선 도태시켜 노루 개체군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p. 213중에서

들개를 하나의 생명종으로 인정한다면 기본적으로 인간은 그들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개체 수의 인위적인 조절을 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 들개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총으로 사냥하거나 포획해서 안락사를 시켜서는 안 된다. 불쌍하다고 먹이를 주는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은 고유한 습성을 잃게 하고 자칫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들개 개체 수가 인위적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유기견이나 야생화된 집개가 생기는 일도 막아야 한다. 다른 동물을 사냥하든 음식물 쓰레기를 먹든 그 지역의 생태적 지위에서 들개가 적정 개체 수를 유지하며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산다면, 다른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생명종으로서 지위를 존중해야 한다. ---p. 223중에서

안락사의 대척점에는 애니멀 호딩이 있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는 애니멀 호딩이, 개방형 보호소는 안락사가 문제가 된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는 유기견이 입양될 때까지 보호한다. 적절한 보살핌이 이루어진다면 이상적인 보호소 형태이다. 그러나 병이 들거나 다루기 어려운 개를 받지 않을 수 있으며, 시설이 포화되면 유기견이 불결한 환경에서 사는 애니멀 호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는 주로 사설 단체에서 운영하는데, 보호소의 개소 수와 보호동물의 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개방형 보호소는 보호소로 오는 모든 유기견을 받아들인다. 건강한 개뿐 아니라 병들고 입양이 어려운 개들도 받는다. 그리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도 주인이 찾아가지 않거나 입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호소의 수용 능력을 감안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유기견을 안락사시킨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소는 대부분 개방형 보호소로 안락사 문제의 중심에 있다. 궁극적으로 개방형 보호소를 애니멀 호딩이 없고 안락사가 없는 보호소로 바꾸는 것이 유기동물보호소 운영의 이상적인 방향이다. ---p. 254중에서

독일에서는 개를 기르려면 세금을 내야 한다. 세금은 지역과 개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1년에 90~600유로로 다양하다. 위험한 견종에 대 해서는 세금이 더 많다. 입양을 받을 때도 100~500유로의 보호금을 내야 한다. 또한 독일 동물보호단체의 회원은 약 80만 명에 이르러 많은 후원금이 모인다. 이렇게 납부된 세금, 보호금, 시민의 후원금은 안락사 없이 동물보호소를 운영하는 재정적 기반이 된다. 보호소에 들어온 개는 필수적으로 중성화 수술을 받는다. 어린 강아지를 입양하는 경우는 자란 뒤 중성화 수술을 꼭 한다는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한다. 번식에 의해 개의 수가 늘어나는 것을 중성화 수술로 막고 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 주인 없이 사는 개들의 다양한 삶을 관찰하다!

지금 우리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인구의 고령화 등에 따라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이른바 반려동물 천만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맞물려 대표적인 반려동물 개와 고양이와 관련한 TV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또 유기견,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끔찍한 사건이 뉴스에 여전히 오르내리고 있으며, 반려견에게 물리는 사고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이와 함께 공원에 나타난 들개가 사람을 물고 달아났다든지, 가축을 물어 죽인 피해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싶었지만 관찰할 개체가 없었던 차에 이처럼 들개가 떼를 지어 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한다는 기사를 접한 뒤, 북한산을 중심으로 다니면서 주인 없이 사는 개들의 다양한 삶을 관찰한 사람이 있다.
그는 현재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역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동물과 식물을 천성적으로 좋아해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원에서 환경과 생태에 관한 공부를 해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의 연구 활동은 수목장樹木葬이 중심이었지만, 자연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에서 야생동물 관찰을 깊이 하고 싶어 2년여 동안 일주일에 한 번꼴로 들개를 만나기 위해 북한산과 주변 마을을 돌아다녔다. 또 유기동물보호소를 들러 버려진 개들을 관찰하고, 들개를 다룬 책들을 살피며 조사한 내용을 정리하여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들개를 위한 변론』의 저자 우재욱은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언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들개가 정말 위험한 존재인지도 알 수 없었다. 위험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위험하지 않다면 길고양이처럼 인간과 공존하며 살 수는 없는지, 포획을 한다면 안락사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지 여러 질문들이 꼬리를 물었다. 이 책은 이 질문들의 답을 찾는 과정이다. 인간에 의해 버려지고 인간에 의해 죽음을 맞는 가엾은 생명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책에 담으려 했다.”

이 책이 우리 사회의 들개에 대한 지나친 알레르기 반응을 진정시키고, 생명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그들과 공존하는 방안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처럼, 이제 버려진 개들에 대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 주인 없는 개가 산으로 간 까닭은?

우리나라에서 주인 없는 개는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측은해하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거부감을 느낀다. 혹시 벌어질지 모를 사고와 쓰레기를 뒤지거나 배설 때문에 생기는 불결함, 질병에 대한 우려 등으로 사람들은 특정한 주인이 없는 개는 어떤 식으로든 사라져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들개는 최근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항상 존재해왔다. 편리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포획해 사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반려견을 키우는 한 유기견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그 가운데 일부는 들개가 될 것이다.
다른 나라의 들개들은 대부분 인간 거주지 주변에 사는 동네개이지만 우리나라 들개는 산에서 사는 야생개이다. 편하게 먹이를 얻기 위해 동네개로 사는 것이 들개의 속성인데 왜 우리나라 개는 힘들게 야생의 길을 선택했을까? 들개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지난날에는 주인 없이 떠도는 개는 사람들의 표적이 되어 보신탕이 되기 일쑤였다. 한마디로 개를 노리는 주민과 개장수는 들개의 천적이었다. 최근에는 유기견 포획반이 들개를 산으로 내몰았다. 낯선 개가 돌아다니면 바로 주민 신고가 들어와 포획되기 때문에 들개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들개에게 무서운 존재이다.
저자는 한 해 10만 마리가 넘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기견 중에 들개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리 사회가 개에게 너무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개를 마치 기호품처럼 너무 쉽게 키우고 쉽게 버리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유기견 문제를 막으려면 쉽게 키우고 쉽게 버리는 행위를 제재하는 제도가 시행되어야 하며, 독일에서 시행되는 제도들을 우리 사회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절대 버리지 않겠다는 결심이 섰을 때만 개를 키워야 하며, 그 결심에는 개와 관련된 사회적인 비용(세금과 보호금)을 부담한다는 마음가짐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격 있는 사람만이 개를 키울 수 있게 하는 제도도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개를 키우려면 훈련을 통해 개의 행동을 이해하고 조절할 줄 알며, 개를 돌볼 수 있는 시간적ㆍ공간적 여건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들개를 위한 최후 변론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들개는 원래 인간의 거주지 근처에서 사는 동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인간이 두려워 산으로 피신했다. 그런데 산속까지 쫓아가 들개를 죽이는 것은 너무하지 않은가. 실제로 위해를 가하지 않는데 두려움이 느껴진다는 이유로 들개를 포획해 안락사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 들개의 포획과 안락사로 인간이 얻는 것은 잠재적인 공포감을 없애는 것이지만 들개가 잃는 것은 생명이다. 생명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들개는 당연히 공포와 고통, 슬픔과 절망을 느낀다.(……) 생명을 빼앗기는 그 과정에서 들개는 우리와 똑같이 괴로움을 느낀다.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은 너무 가혹한 일을 들개에게 저지른다. 그리고 들개는 사실 별로 위험하지 않다.”

◆ 이 책의 구성

1부는 가축이 아닌 상태로 사는 개에 대한 내용이다. 주인 없는 개의 종류, 주인 없이 살았던 개들의 조상, 지금도 주인 없이 사는 늑대, 다른 나라의 딩고와 파리아개에 대해 살펴보고, 주인 없는 개의 발생 과정과 살아가는 방식을 다루었다.
2부는 북한산 자락의 은평구 독박골 동네개를 관찰한 내용을 담았다. 이곳에 자리 잡은 개성 있는 동네개들의 삶을 관찰한 느낌과 함께 독박골 주민들이 어떻게 동네개를 공동으로 돌보게 되었는지 그 과정도 담았다.
3부는 북한산에서 만난 들개들을 관찰한 내용이다. 산길과 사찰 근처에서 만난 들개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고라니나 멧돼지 새끼를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청소동물로 살아가고 있음을 배설물 분석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다른 나라 들개는 인간 거주지 근처에서 살며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데, 북한산 들개는 사람을 경계해 산속으로 숨어들었다. 이처럼 다른 나라의 들개에 관한 기존 연구와 비교해 북한산 들개의 행동 특성을 기술했다.
4부는 들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내용으로, 특히 들개의 위험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먼저 들개의 위험성이 과장되어 있는지 살핀 뒤, 들개에게 물리는 사고를 막는 방법과 다른 문제들에 대한 방안도 다루었다. 또 안락사 등의 들개 처리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중성화 수술 후 방사하는 방법, 방목형 유기동물보호소,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제한을 통한 니치niche의 조절을 제안했다. 그리고 다른 지역의 들개, 특히 한라산 들개가 하나의 동물 종으로 인정받고 살 수 없는지에 대해 고찰했다.
5부는 들개 발생의 원인인 버려진 개들에 관한 내용이다. 유기견 발생 현황과 유기동물보호소의 실태를 소개하면서 유기견 발생을 막고 유기견을 안락사 없이 보호하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아울러 동물보호소로 들어온 들개 똘이와 함께 있던 유기견들을 소개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상세하게 기록하면서 좀 더 정확하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개에 관한 연구 도서는 물론, 여러 자료를 꼼꼼하게 분석하여 관찰 결과에 접목했다.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에서 출발한 들개 관찰이었지만, 저자는 지구별에서 가장 행복했던 동네개들을 만나 그들과 친해져 이런저런 관찰을 할 수 있었던 순간과 북한산 자락에서 들개를 만난 순간들 모두 보석 같은 시간이었노라 고백한다. 이 책이 그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들개들이 생명체로서 존중받기를 바라는 첫출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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